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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체임버 라운지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체임버 라운지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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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지분 문제와 관련해,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결정은 삼성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 위원장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0대 그룹 간담회 사후 브리핑에서 삼성생명 지분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분명한 사실은 현재 삼성그룹의 기본 출자구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 구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건 삼성에서도 잘 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생명은 27조 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 전체 자산의 10% 수준이다. 금융사들은 같은 계열사 주식을 총 자산의 3% 이상 보유하지 못하는데, 이 비율을 넘어서는 것.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가 가능한 이유는 보험사의 경우 주식 가치를 취득 원가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식 가치가 상승해, 자산 비중의 3%를 넘어도 그대로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결국 결정하는 건 삼성"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결정할 것이라 생각한다. 정부가 그 방안 중 하나를 생각해 밀어붙이는 것 역시 비효율적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삼성생명이 갖고 있는 주식을 다 팔 필요는 없다"며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도) 결정은 삼성이 하고, 정부가 할 수 없다는 그런 말을 했고, 부회장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결정 늦어질수록 삼성과 한국경제 초래 비용 커져"

그는 이어 "결정이 늦어질수록 삼성과 한국경제 전체에 초래하는 비용은 더 커질 거라 생각한다"며 "시간이 걸리는 문제인 건 틀림 없지만 시간을 그냥 보내는 것이 가장 나쁜 결정이란 것을 삼성이 알았으면 한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재벌 개혁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대기업 집단은 한국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재벌 개혁을 한다는 것이 대기업 생산력을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가는 건 아니고, 거듭나면서 발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현재 공정위가 추진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과 관련해, 기업들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는 방향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정거래법 위반에 대한 엄격한 처벌 조항을 완화하고, 스타트업 사업 진출에 대한 규제 해소 등을 검토 중이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 중 하나가 모든 조항에 형벌이 들어간다는 것"이라면서 "대기업 집단을 지정할 때 사소한 자료 미제출이나 오기 같은 것도 법률상으로 형사 제재 대상이 된다. 이런 부분까지 형사 처벌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정위에선 대기업들이 공정거래법상 벤처 지주 회사를 만들었을 때 그것과 관련된 제도적 제약들을 현실에 맞게 완화함으로써 혁신 성장을 지원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 부분 역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담을 예정이고 같이 공유해서 효과적이고 실무적인 방안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장, 비주력 계열사 지분은 보유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주길"

김 위원장이 "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질책했던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선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재벌 일가가 그룹 핵심 계열사와 주력사 지분만 보유하고, 비상장계열사와 비주력 계열사 지분은 보유하지 않는 방향이다.

공정위가 강제할 사안은 아니지만, 이런 방향으로 나간다면 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위원장 생각이다.

그는 "지배주주 일가분들이 비주력 계열사,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경우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된다"며 "재계에서 노력할 방안 중 하나로 지배주주 일가 분들은 주력회사 핵심 주식만 보유하고 비상장회사 주식은 보유하지 않는 방향으로 장기적으로 노력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년 뒤 기업들에 어떤 변화를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일감 몰아주기를 강조했고, 이 문제에 대해서 기업들이 변화하고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노력이 이뤄져, 공정위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태그:#김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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