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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국회 앞에서 열린 '방송법 개정안 야합 반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7일 국회 앞에서 열린 '방송법 개정안 야합 반대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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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관행이란 이름으로 언론에 개입해왔는데 (이번 개정안은) 이를 아예 명문화하겠다는 것입니다. 군사독재시절과 뭐가 다릅니까."

7일 국회 앞에서 열린 '방송법 개정안 야합 반대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이날 국회 원내대표 회동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 전국언론노동조합(아래 언론노조) 등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나선 것이다.

국회에 현재 계류된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회를 이사장 포함 13인으로 구성하면서 여당에서 7인, 야당에서 6인을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이렇게 구성된 이사회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사장을 선임하도록 하는 '특별다수제' 등도 포함돼있다. 야당 추천 이사 전원이 반대하면 사장 선임이 불가능해진다.

현행 방송법에서는 이사 추천 규정이 따로 없다. 다만 KBS 이사회와 MBC 사장 임면권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가 관례에 따라 각각 여야 추천 이사를 7대 4, 6대 3으로 구성하고 사장은 과반수 찬성으로 임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방송법 개정안은 이런 관행을 법률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언론노조 등에서 이에 대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또 추경안, 드루킹특검법 등의 처리를 둘러싼 국회정상화 논의 과정에서 방송법 개정안이 여야간 주고받기식 협상에 의해 졸속처리될 가능성을 경계하며 방송법 개정 논의 자체를 중단하라고 여야에 촉구했다.

"국민이 이사진 뽑도록 방송법 바꿔야"

이날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현재 KBS, MBC의 지배구조를 정하는 방송법은 1987년 민주화 운동의 산물"이라며 "국민이 법을 바꿨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그러나 이 법에는 큰 결함이 있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불법을 저지르고 KBS, MBC를 장악할 때 (이사들이) 거수기이자 정부의 부역자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개정돼야 마땅하지만 이런 식으론 아니다"라며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국민으로 구성된 사람들이 이사진을 뽑을 수 있도록 법 개선이 필요하다"고 김 본부장은 부연했다.

또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도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노조는 이미 계류 중인 방송법 개정안을 폐기하고 촛불시민이 공영방송의 주인이 되는 법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이 관행적으로 이사를 추천하던 그런 기득권을 이제 내려놓자, 시민의 손에 돌려달라 이렇게 요구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원내대표 회동에서 방송법의 '방'자도 꺼내선 안 된다"며 "정치권이 공영방송 이사 자리를 나눠먹는, 정치권이 방송을 쥐락펴락하는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경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야당에서 정치적 이득을 노리고 방송법 개정에 나서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에게 경고한다"며 "세간에선 김 원내대표가 적당히 여야 동의를 받아 법을 개정해놓고 본인의 정치적 중량감을 높이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했다.

더불어 이 본부장은 "(그런 소문이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며 "(국회에서 개정안이) 절대 논의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방선거 이후 하반기에 시민단체 등이 합리적 안을 만들어 논의할 것"이라며 "정치권은 그 안을 그대로 수용해 법제화시키는 것이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날 기자회견 현장을 찾은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도 이에 동의하는 목소리를 냈다. 윤 본부장은 "지금은 촛불시민들의 힘에 의해 정치, 언론 등 총체적 개혁이 논의되는 시점"이라며 "해방 이후 창씨개명하자고 달려드는 꼴과 뭐가 다른가"라고 일갈했다.

이와 함께 그는 "개정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며 "정치권의 권한을 내려놓고 시민들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 본부장은 "오히려 현행 방송법보다 후퇴된 내용으로 (정치권이) 밥그릇을 챙기겠다는 후안무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력 개입 합법적 길 터주는 것, 용납 못해"

이어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은 "국회는 자격 없다 밀실야합 중단하라", "정치권은 방송법 개악 즉각 중단하라", "공영방송 지배구조 시민이 결정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지난 10년 공영방송이 그토록 망가지고 국민의 기대를 배반하고, 불신의 대상이 됐던 것은 정치권력의 개입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방송법에도 없는 이사 추천으로 지난 시절 공영방송이 처참할 정도로 망가졌다"며 "적폐청산은 커녕 (정치권 방송 장악의) 합법적 길을 터주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 정 공동대표는 "정치권은 시민들의 요구를 거부하고 밀실야합 하려 한다면 견디지 못할 것"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응징하겠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미디어공공성포럼, 미디어기독연대, 민생경제연구소,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24개 단체들도 함께했다.

한편 이날 국회 원내대표 회동에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여야 합의는 결렬됐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방송법은 마지막에 논의됐는데 바른미래당은 유연(한 수용) 가능하다고 했고, 자유한국당은 대답이 없어 결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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