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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장식 작가의 금강산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 하고있다.
▲ '금강산' 그림 앞 남-북 정상 기념촬영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장식 작가의 금강산 그림 앞에서 기념촬영 하고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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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도록 좋게 나가지 않겠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출발점의 신호탄을 쏜다는 마음을 갖고 왔습니다." -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의 대화가 평화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이 되었으면 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

두 정상이 서로를 바라보며 '새출발'과 '평화'를 이야기 했다. 2018년 4월 27일, 11년 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그 상징적인 순간에 푸르른 금강산이 배경으로 더해졌다. 가로 6m 81cm, 세로 1m 81cm에 달하는 금강산 절경이 담긴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회담장 정면에 걸렸다. 그림을 배경으로 두 정상은 굳은 악수를 나눴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금강산' 그림을 회담장 안에 건 것에 대해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금강산은 우리 민족 누구나 다시 가고 싶어 하는 명산"이라며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라고 말했다. 그 바람대로 두 정상은 '평화의 시대'를 이야기 했다.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을 그린 장본인, 신장식 작가는 이 순간을 어떻게 봤을까. 그는 '영광'이라 표현했다.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었습니다. 한반도 백두대간의 꽃이 금강산이고 꽃같은 우리 아름다운 국토 앞에서 양 정상이 희망과 평화가 있는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림이 담고 있는 평화와 희망의 기운이 두 분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지켜보는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도 우리 민족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게 돼서 무척 영광스럽습니다."

신 작가는 자신의 작품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에 대해 "상팔담에 올라가면 전체 금강산 봉우리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다, 그 전체 봉우리를 천화대, '하늘에 핀 꽃'이라고 한다"라며 "꽃같은 아름다움과 하늘로 치솟는 기상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신 작가는 지난 1992년부터 "이 시대의 화가가 그려낸 '금강산'은 또 하나의 통일이야기"라는 마음으로 수십 점의 금강산을 그려왔다. 왜 금강산이었을까.

"아무도 안 그리더라고요. 1992년 1년간 연구해서 그렇게 금강산을 만났어요. 보통 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고 하잖아요. 힘들게 넘어가는 건데, 휴전선이 아리랑고개고 나는 그걸 넘어서 금강산에 간다는 콘셉트였어요. 독일 통일의 상징이 브란덴부르크 문인데 대한민국 통일이 되면 그 상징은 금강산이 아닐까요."

이날 이뤄진 두 정상의 만남이, 그 배경이 된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담고 있는 의미처럼 '통일의 상징'과 같은 날로 기록될 수 있을까. 다음은 신 작가와 27일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대한민국이 통일 되면 그 상징은 금강산이 아닐까"

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장이 공개됐다. 회담장 배경에는 금강산의 높고 푸른 기상을 담고 있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작품이 걸려있다. 청와대측은 이 작품 선정 이유에 대해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금강산은 우리민족 누구나 다시 가고 싶어하는 명산이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 남북정상회담장 벽엔 '금강산' 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장이 공개됐다. 회담장 배경에는 금강산의 높고 푸른 기상을 담고 있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작품이 걸려있다. 청와대측은 이 작품 선정 이유에 대해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금강산은 우리민족 누구나 다시 가고 싶어하는 명산이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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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그린 그림이 정상회담장 배경에 걸리게 됐다. 처음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아이 뭐, 굉장히 감격스러웠다. 영광이다. 그림을 25년 그려왔는데 북한에 있는 금강산은 아름다운 백두대간의 꽃과 같은 아름다운 곳이고, 조선시대부터 한국 미술사에 굉장히 중요한 테마다.

그런데 분단 이후에 아무도 금강산에 못 가니 안 그렸다. 1992년부터 1년 간 금강산을 연구해서 자료 수집하고 1993년에 금강산 개인전을 열었다. 그때 화제가 됐었다. '가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렸나' 하는데, 금강산을 못 가봤다고 못 그리냐. 관념적으로 그릴 수 있다. 일제시대 관광 사진첩, 조선시대 겸재의 민화도 있고, 창경궁에 가면 김규진 선생이 그린 금강산 대형 그림도 두 점이 있다. 이런 자료를 다 종합해서 금강산을 그렸다.

전시회 5년 후에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 1001마리를 몰고 올라가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다. 그때 첫 번째 배를 타고 금강산에 갔다. 그리고 10년 간 행복하게 스케치 하고 계절 바꿔가면서 10여 번 방문했다. 그 후 금강산 전시를 20여 번 했다. 참 많이 그렸다. 그중에 2001년 개인전 때 그렸던 걸 어떻게 찾아내서 걸어주시니. 굉장히 영광이다."

- 회담장 배경, 생중계 됐다. 그 장면을 보는 감회가 남다를 거 같다.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꽃같은 우리 아름다운 국토 앞에서 양 정상이 희망과 평화가 있는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림이 담고 있는 평화와 희망의 기운이 두 분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이를 지켜보는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도 우리 민족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게 돼서 무척 영광스럽다."

-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작품을 소개해달라.
"직접 금강산에서 보고 그린 작품이다. 옥류동 계곡으로 올라가면 위쪽에 구룡폭포가 있다. 아주 장쾌한 폭포인데 8개의 소(연못)가 있다. 그래서 상팔담이다. 선녀가 내려와서 목욕하는 곳이라는 등 여러 이야기가 있다.

상팔담을 보려면 구룡폭포 오른쪽 구룡대에 올라가야 하는데, 파노라마처럼 전체 금강산 봉우리를 바로 볼 수 있다. 그 장면은 카메라에 다 들어가지도 않는다. 수십장 찍어서 연결해야 이미지가 나온다. 전체 금강산 봉우리는 천화대라고 한다. 하늘에 핀 꽃이라는 뜻이다. 그걸 보고는 감동적인 대작으로 그릴 수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기상, 그 꽃과 같은 아름다움과 하늘로 치솟는 기상은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희망적 정서와 너무나 맞는다고 생각했다. 2001년에 개인전하고 그때부터 2018년까지 작업실 창고 먼지 속에 있었던 작품이다. 그걸 어느 분이 발굴했는지, 허허."

- 직접 본 금강산은 사진으로 본 것과 어떻게 달랐나.
"자연 그대로의 기운이 생동하는 걸 느꼈다. 우리의 산이다. 북한산도 아름답고, 설악산도 아름답지만 정말 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다. 생동감과 희망, 생명력, 이런 단어로 그 순간을 설명하고 싶다."

금강산 앞에 선 신장식 작가 모습. 그는 작품 구상과 스케치 등을 위해 금강산을 이제까지 10여 번 방문했다고 한다.
 금강산 앞에 선 신장식 작가 모습. 그는 작품 구상과 스케치 등을 위해 금강산을 이제까지 10여 번 방문했다고 한다.
ⓒ 신장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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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에 대한 그림을 유독 많이 그렸는데, 이유가 있나.
"경복궁 뒤에 북한산을 보고 '산 시리즈'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비유적으로) 산은 다 주인이 있더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금강산이 눈에 보였다. 아무도 안 그리더라. 1년 간 연구해서 그렇게 금강산을 만났다. 아리랑고개를 넘어간다고 하지 않냐. 힘들게 넘어가는데 휴전선이 아리랑고개고 나는 그걸 넘어서 금강산에 간다는 콘셉트였다.

우리는 한반도 한민족인데 백두대간은 중요한 미술사 화두였고, 분단을 극복하는 금강산이 하나의 화두라고 생각했다. 독일 통일의 상징이 브란덴부르크 문인데 대한민국이 통일이 되면 그 상징은 금강산이 아닐까."

- "이 시대의 화가가 그려낸 '금강산'은 또 하나의 통일이야기"라는 글도 썼더라. 어떤 의미인가.
"우리의 것을 세계에 보여주자는 게 예술가의 태도다. 우리의 현실도 아리랑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그게 하나의 이상이다. 휴전선 넘어 금강산이 그 상징적 이상이다. 관광이 자유로워져서 금강산에서 비박하면서 안개 낀 모습을 그리고 싶다. 이전의 금강산 관광도 반쪽이었다. 진정 자유로운 관광이 되는, 그런 게 통일의 시작이다."

- 앞으로의 남북관계, 어떻게 발전되길 바라는가.
"평화로운 한반도가 됐으면 좋겠다. 한반도에 사는 한민족이 모두 행복해졌으면 한다."


태그:#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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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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