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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빼앗아간 최저임금 돌려놔 대행진 준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위반 기업 50개 기업을 지목해서 공개했다.
 17일 오전 '빼앗아간 최저임금 돌려놔 대행진 준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위반 기업 50개 기업을 지목해서 공개했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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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아간 최저임금 돌려놔"


노동계가 최저임금 인상 이후 '꼼수'를 써서 임금을 인상하지 않거나, 인상분을 미지급하여 최저임금법을 위반하는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17일 오전 '빼앗아간 최저임금 돌려놔 대행진 준비위원회'와 금속노조는 민주노총이 자리한 경향신문사 15층에서 '최저임금 도둑기업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준비위는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으로 인상되었지만 노조가 없는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월급이 그대로다. 회사가 상여금 식대 교통비 등을 기본급으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현대·기아차를 지목하며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개악을 기다리며 인상된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4월 임시국회가 들어선 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상여금' 등을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놓고 논의하는 중이다. 이에 양대노총 등 노동계는 "논의를 중단하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중현 광주부품사비정규직회장은 "기아차 광주 공장 가봤더니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상여금을 200% 기본급화하고, 토요일이 유급(휴무일)이었던 것을 무급으로 돌렸다. 현대차 그룹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500억 원의 상생협력기금을 집행한다고 했는데, 대체 그돈은 어디 간 것이냐"고 지적했다.

정민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장은 "현대·기아차 사내하청 업체는 수당이 기본급에 포함되거나,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기도 한다"며 "하청업체 사장들은 4월 임시국회를 기다린다거나, 원청에서 납품 단가를 올려주지 않아서 최저 시급을 맞춰주지 못한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17일 오전 '빼앗아간 최저임금 돌려놔 대행진 준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위반 기업 50개 기업을 지목해서 공개했다.
 17일 오전 '빼앗아간 최저임금 돌려놔 대행진 준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위반 기업 50개 기업을 지목해서 공개했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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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위는 총 50여 개의 기업을 최저임금을 빼앗은 '도둑기업'이라고 명명하며 고발했다.

이들은 '정운', '목림' 등 기아자동차의 25개 하청업체를 최저임금 인상분 미지급 위반 업체로 지목했다. 또한 LG디스플레이의 하청업체인 '삼구 INC', 한국지엠의 하청업체인 '엠지에스', 분당차병원 등이 '상여금 70%~700%기본급화'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선설농탕은 휴게시간을 1시간에서 2시간으로 늘렸고, 커피빈코리아는 식대를 기본급화하는 '꼼수'를 부렸다고 지적했다.

이진아 노무사는 "최저임금 꼼수 행위들이 이뤄지는 사업장 대부분이 상여금 지급이 이뤄지고 있는, 운영이 어려운 곳이 아니라 대기업 하청들이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이들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꼼수' 유형이 발견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노무사는 "(회사의) 임금체계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은 과반노조가 없는 경우에는 과반수 노동자의 '집단적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 노동부가 '집단 동의' 절차가 언제 어떻게 이뤄졌는지 살펴야 한다"며 노동부의 감시 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강석훈 목사는 "우리 사회가 이뤄낸 민주주의는 노동이 배제된 민주주의다. 노동자의 노동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는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라며 "빈부의 격차를 해소하지 않는 한 우리 사회는 모래 위에 지은 탑이다. 문재인 정권의 공약인 '비정규직 없는 세상'과 '최저시급 1만 원'에 대한 반발이 일어난다고 행보를 늦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준비위는 21일 오후 대학로에서 청계광장까지 '빼앗아간 최저임금 돌려놔 대행진'을 연다고 밝혔다. 김수억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은 "최저임금을 빼앗긴 생생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자리다"라며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을 되찾기 위해서 '도둑기업'과 최저임금 개악을 하려는 국회의원 뒤를 쫓아가는 행진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날 있을 퍼포먼스에 대해 설명했다.


태그:#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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