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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군산공장 정문.
▲ 한국지엠 군산공장. 한국지엠 군산공장 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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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럴모터스(GM)가 한국지엠 경영정상화 사태의 마무리 작업에 착수한 듯 보인다. 그런데 결말을 정해놓은 모양새다. 법정관리 카드를 꺼내 노동조합에는 조건부 잠정 합의를, 한국정부에는 조속한 실사 완료를 압박하고 나선 것. 자신들이 원하는 답이 아니면 언제든지 회사의 문을 닫을 기세다.

지난 1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인천지방법원에 법정관리 신청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 관계자는 "20일 이후의 자금 유동성이 보장되지 않다 보니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라며 해당 보도를 '쎄다'고 표현했다. 다른 관계자 또한 "여러 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는 옵션 중에 하나"라며 법정관리 신청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한국지엠, 법정관리 내세우며 노조-정부 압박

하지만 구조조정에 대한 본사의 입장은 분명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의하면 댄 암만 총괄사장까지 나서 노조의 합의를 촉구했다. 그는 20일 이후에는 가차없이 구조조정에 돌입할 거란 메시지를 전했다. 회사는 노조에 임금동결과 더불어 추가적인 복리후생 후퇴를 요구했다. 자녀 학자금 유보, 통근 버스 유료화 등으로 연간 약 850억 원의 비용절감을 위해서다.

이와 동시에 배리 엥글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정부를 압박하는 합동 전술을 펼쳤다. 지난 주 또 다시 방한해 산업부와 케이디비(KDB) 산업은행 담당자를 만나 조속한 실사 완료와 외국인투자지역 선정을 요구했다. 그는 앞서 이동걸 회장의 5월 초 실사 완료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달 27일을 마감일로 못박았다.

여기에 산업은행의 지분율을 낮추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본사 차입금 27억 달러(3조 원)의 출자전환에 대해 차등감자를 요구하자 이를 거절한 것. GM은 더 나아가 출자전환 자체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에서 제 2대 주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출자전환을 차등감자로 진행해야 한다. GM이 투입하는 돈이 산업은행의 지분율인 17%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자본의 규모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GM이 산업은행의 권한을 줄이고, 향후 사업정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번째 만남도 소득 없어... 금속노조 노사정 3자 협의 제안

전북 군산시의 한 도로 인근에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요구하는 플래카드. 전북 군산시의 한 도로 인근에 한국지엠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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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16일 오후 2시, 한국지엠 노사의 임단협 제8차 교섭이 열렸다. 지난 12일 씨씨티비(CCTV) 설치로 갈등을 빚어 협상 자체가 무산된 이후 4일 만이다. 이번에도 특별한 진전은 없었다. 회사는 비용절감을, 노조는 고용안정을 요구하다 끝이 났다.

노조에서는 일괄타결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회사는 조건부 타결을 밀어 부치고 있다. 회사의 입장은 단호하다. 사측 관계자는 "추가 비용절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보니 회사가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다음 교섭은 18일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17일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3차 쟁의 조정이 잡혀있다. 노조는 조정 중지 결정이 나올 경우,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다.

이날 교섭 직후, 김호규 전국금속노조위원장과 카허 카젬 사장의 면담도 이어졌다. 금속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사측의 그간의 행태로 노사 간의 신뢰는 물론, 국민의 신뢰도 무너졌다"면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면서 노사와 회사, 정부 간 3자 협의를 제안했다.

하지만 카젬 사장은 실효성이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그리고는 신차 배정을 위해서는 자금이 확보돼야 하며 자금 확보를 위해서는 노사 타결이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금속노조는 오는 18일 GM의 먹튀 행각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이어가는 한편, 23일에는 노사정 3자간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다.


태그:#한국지엠, #법정관리, #8차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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