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3인데요 대학 진학을 위해 알바를 그만두어야 할 처지라서 사업주한테 이야기 했는데 사업주가 무조건 나오라고 엄포를 놓았어요. 그리고 주휴수당을 지급해 달라고 했더니 도리어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며 협박을 했어요. 어떻게 해요?"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가 '경상남도교육청 학생 노동인권 교육 조례안'을 부결시키자,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고3' 아르바이트 학생의 상담 사례를 소개하면서 "자유한국당 도의원님, 어떻게 해요?"라고 물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전화방이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업소예요? 호프집과 소주방은 청소년 고용금지업소예요? 자유한국당 도의원님들! 답해 주시죠"라 했다.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0일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이 조례안은 더불어민주당 김지수 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이었다. 경남도의회는 현재 자유한국당이 절대다수다.
이 조례안은 '학생 노동인권 교육 기본계획 4년마다 수립·시행', '노동인권 교육주간 운영', '고등학교 학년당 1시간 노동인권 교육'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김지수 의원은 "학생 노동인권 교육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노동인권 문제해결 능력을 높여 노동인권이 존중되는 경남을 만드는 데 이바지하자는 목적으로 발의했던 것"이라 설명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2일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은 일하는 청소년들로부터 눈총을 맞을 것이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해 경남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에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어떤 식으로 대처 했나요?"라는 질문에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참고 넘어갔다'가 44.6%, '그냥 일을 그만두었다'가 26.8%, '개인적으로 항의하였다'가 17%, '신고를 하였거나 도움을 받았다'가 1.8%였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같은 조사 결과에 근거해 "상황이 이렇다. 자유한국당 도의원님들은 어떻게 해요?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은 어른이 아닌가요?"라 따졌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 조례가 학생 노동인권 교육 등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여 학생들이 노동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함으로써 경상남도 청소년들의 노동 인권을 보호하고 경남 청소년들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여, 노동이 청소년의 균형 있는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들은 "자유한국당 도의원님들. 서울특별시를 비롯하여 5개 광역자치단체 등에는 청소년들의 노동인권이 보호되는데 우리 경상남도의 청소년들은 노동인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와 차별을 받고 있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 했다.
또 이들은 "도의회 전문위원실은 검토보고서에서 '청소년기본법은 근로기준법에 정하는 필요한 교육을 청소년에게 실시하도록 정하고 있고, 학생들의 노동인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기본적인 권리·의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조례 제정 필요성이 있다'고 밝힌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사무, 사업 중복, 예산 낭비 등 수준 낮고 유치하고 졸렬한 이유를 들어 자신들의 소신까지 바꾸어 가면서 조례안을 부결시킨 것은 참으로 청소년들에게 부끄러운 어른들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자유한국당 도의원님들. 앞으로 거리를 다닐 때 청소년들에게는 얼굴을 들고 다니지 마라"며 "지방선거에서 일하는 청소년들로부터는 눈총을 맞을 것이며, 자신들을 지지하는 사람들로부터는 '사표'를 받을 것인지 똑바로 지켜볼 것"이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