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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6일 오후 4시 10분]

5일(어제) 오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학제개편 조건부 선거연령 하향' 개헌안과 정개소위에서의 합의 거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준표 당대표·김성태 원내대표와의 공개 끝장토론 요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선거연령 하향을 촉구하는 국회 앞 농성에 함께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기자회견 중 당사 앞 도로에 드러눕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가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의 정개소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과 면담한 내용이 발표되기도 하였다. 면담에 참석한 배경내 공동집행위원장에 따르면, 황영철 의원은 '개인적으로 학제개편이 선거연령 하향의 조건부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며 '현재 자유한국당 내에도 그와 같은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배 위원장은 "자유한국당 내부에 선거연령 하향을 원하는 의원들이 있는데 홍준표 및 김성태 두 지도부가 반대를 멈추고 혁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은 청소년을 짓밟지 마라' 누워 있는 농성자들
 '자유한국당은 청소년을 짓밟지 마라' 누워 있는 농성자들
ⓒ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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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연령 하향 촉구 농성에 함께하고 있는 만 18세 청소년 이아무개씨는 "자유한국당이 조건 없는 선거연령 하향에 동의한다면 나와 같은 청소년들이 당장 6월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며 "자유한국당은 고등학생들의 투표가 그렇게 두렵습니까?"라고 물었다.

청소년들이 빗물 고인 자유한국당 당사 앞 도로에 누워 기다린 끝에, 자유한국당 관계자가 내려와 '공개 끝장토론 요구서'를 받았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홍준표 당대표, 김성태 원내대표에 요구서를 언제 어떻게 전달해드릴지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당대표, 김성태 원내대표에 보내는 청소년과의 끝장토론 요구서
 홍준표 당대표, 김성태 원내대표에 보내는 청소년과의 끝장토론 요구서
ⓒ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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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학제개편을 전제로 선거연령 하향을 개헌안에 담겠다고 발표하였다. 초등학교 입학을 당겨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만 18세가 되도록 학제를 개편한 후에야 만 18세에게 선거권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자유한국당의 입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학제개편을 전제로 선거연령을 조정하겠다는 불가능한 주장"이라며 "만18세 청년들에게 절대 투표권을 주지 않겠다는 꼼수"라고 지적하였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자유한국당의 '학제개편 조건부 선거연령 하향' 주장은 사실상 반대 주장을 펼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입장이다. 선거법을 심사하고 있는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의 정개소위에서, 자유한국당 위원들은 지속적으로 선거연령 하향 개정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편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는 선거연령 하향과 학제개편 모두 혁신과제로 뽑았는데, 혁신위원장이었던 김용태 의원은 "혁신안에 학제개편, 선거연령 하향 모두 포함되어 있으나 서로의 전제조건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학제개편 조건부 선거연령 하향 자유한국당 개헌안 규탄 기자회견
 학제개편 조건부 선거연령 하향 자유한국당 개헌안 규탄 기자회견
ⓒ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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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대표·김성태 원내대표에게 : 선거연령 하향에 관해 청소년과 공개 끝장토론 합시다> 요구서 내용이다.

<끝장토론 요구서>
'학제개편이 선거연령 하향의 전제'라고 주장하는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께 
: 저희를 설득할 수 있다면 설득해보시죠!

 대표님, 저희는 올해 만18세 이하 선거연령 하향을 위해 국회 앞에서 농성하고 있는 청소년농성단입니다. 대표님 저희 싫어하시죠? 어린것들이 무슨 정치냐며 말이죠. 하지만 저희 중에는 작년 12월에 자유한국당에 입당원서를 제출한 이도 있습니다. 저희는 선거권뿐 아니라 개헌투표, 정당활동의 자유도 보장받기를 원합니다. 물론 당사에서는 '어린것들이 뭘 안다고!'라며 거절하시더군요.  

 최근에 발표된 자유한국당의 개헌안을 보니 선거연령 하향 얘기가 있었습니다. 이제야 자유한국당이 우리 청소년들의 요구와 사회적 합의가 끝난 선거연령 하향을 받아들였구나, 자유한국당도 이제 정말 변하는구나 해서 기뻐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학제개편을 전제조건으로 다셨더군요. 아 학제개편이라! '교육판 4대강 공사'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

 수십 년을 이어온 학제가 당장 개편될지도 알 수 없거니와, 설사 내년부터 개편되더라도 새로운 만 6세 어린이가 초등학교 신입생이 되어 만 18세 전에 고등학교 졸업을 하게 되려면 앞으로도 12년이나 기다리라는 얘기인가요? 만18세로 선거연령을 낮추자는 논의가 시작된 것이 그보다 더 오래되었는데 레알? 진짜 하다 하다 반대할 명분을 찾지 못해 궁색한 근거를 들고 계시는 건 아닌지 의문입니다. 고등학생한테 투표권 주면 전교조 교사들한테 현혹돼서 안된다구요? 저는 우리 학교 전교조 선생님이 누군지도 몰라요. 아니 맨날 요즘 애들은 그렇게 말 안듣는다고 욕하면서 전교조 교사들 말은 잘 들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뭔가요? 누구는 18살인 자기 딸을 보니 어려서 투표권 주면 안 된다고 하시던데, 아니 따님에 대한 개인적 판단을 근거로 전체 청소년의 참정권에 반대하는 주장을 국회에서 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그 따님이랑은 대화라도 제대로 해보셨습니까? 

 계속 근거도 없이 반대하시면 자유한국당은 우리 청소년들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결국 자기 이익만 걱정하는 거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겠죠. 그렇게 하다가는 여러분이 아끼시는 보수 청소년·청년들까지 등을 돌릴지도 모릅니다. 최근에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에서 선거연령 하향하라고 했죠? 외부 젊은 분들을 혁신위원으로 모셔다 놓고 그분들 의견을 수용하는 척하며 들러리나 세웠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제발 그만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대표님 두 분을 설득할 자신이 있습니다. 대표님이 학제개편을 고집해야 할 이유를 갖고 저희들을 한 번 설득해 보시죠. 이번에 끝장토론 한번 해봅시다. 두 대표님이 성숙한지, 저희 청소년이 성숙한지 얼굴 보고 토론해보시죠. 계속 우리를 무시하고 안 나오시면 청소년들이나 선거연령 하향에 찬성하는 대다수 국민들 앞에 참 할 말이 없으시구나 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죠?  

2018.04.05. 선거연령 하향 4월 통과 촉구 청소년농성단·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태그:#자유한국당, #청소년, #참정권, #투표권, #선거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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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광장의 동료였던 청소년들에게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로 모인연대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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