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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ㆍ3희생자 추념식 참석해 위패봉안실을 찻아 양윤경 4.3 희생자 유족 회장과 영령들의 혼을 달래는 잔을 올리고 있다. 4·3 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 4.3 위패봉안실 찾은 문 대통령 내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ㆍ3희생자 추념식 참석해 위패봉안실을 찻아 양윤경 4.3 희생자 유족 회장과 영령들의 혼을 달래는 잔을 올리고 있다. 4·3 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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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매년 4월이 오면 유채꽃이 피고, 유족들은 희망을 안고 추념식에 참석해 왔지만 실망과 분노만을 안고 돌아가곤 했다."

지난 3일 열렸던 제70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에서 양윤경 제주 4.3유족회장은 그동안의 실망과 분노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선거 때마다 대선후보들은 제주 4.3의 해결을 약속했습니다. 4.3의 미결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별법이 필요해 유족들과 도민들은 수차례 국회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제주 4.3사건 특별법 개정이나 유골 발굴, 진상 규명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절망 속 제주도민과 유족은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봤습니다.

제주를 외롭지 않게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

2017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4.3제주가 외롭지 않게 제주의 언덕이 되겠다’라며 제주 4.3 사건 해결을 위한 유족 추가 신고 접수와 추념식 참석, 유해발굴, 명예 회복 등을 약속했다. 불과 1년 만에 그 약속이 지켜지고 있다.
 2017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4.3제주가 외롭지 않게 제주의 언덕이 되겠다’라며 제주 4.3 사건 해결을 위한 유족 추가 신고 접수와 추념식 참석, 유해발굴, 명예 회복 등을 약속했다. 불과 1년 만에 그 약속이 지켜지고 있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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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4월 18일, 제주를 방문한 당시 문재인 후보는 4.3 평화공원에서 "4.3 제주가 외롭게 않게 제주의 언덕이 되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제주에 놀라운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① 제주 4.3 국정운영 100대 과제
② 제주 4.3사건 희생자-유족 추가 신고 접수
③ 제주 4.3사건 유해발굴 10년 만에 재개
④ 4.3유적지로는 최초로 '수악주둔소' 국가문화재 등록 예고
⑤ 현직 대통령으론 12년 만에 4.3추념식 참석
⑥ 금지됐던 <잠들지 않는 남도> 추념식 노래 선정


지금 이뤄지고 있는 일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제주도민에게 했던 약속이었습니다.

"정권교체가 돼서 제3기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4.3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책임지고 완결시키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희생자 유족 신고를 상설화하겠습니다. 또 가족들 품에 돌아가지 못하는 유해에 대해 국가가 유전자 감식을 지원해서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2017년 4월 18일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자와의 간담회 중

그동안 정치인의 거짓말과 가짜 공약에 매번 속았던 제주 4.3 유족과 도민들 입장에서는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 죄가 없다고 말해주셨다"

제70주년 4·3 추념식 오찬 간담회에서 유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제70주년 4·3 추념식 오찬 간담회에서 유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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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제주에 오신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우리에게 죄가 없다고 말해주셨다. 무슨 죄 때문인지도 모르고 죽어간 부모 형제 생각에 눈물이 났다." - 4.3 당시 아버지를 잃고 9남매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김인근씨(80, 여)

"명예회복을 해준단 말에 눈물을 쏟느라 혼났다. 70년간 마음 조이면서 빨갱이 자식이라는 딱지를 안고 살았는데 명예를 회복해준단 말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모른다." -4.3이 발생하던 해 어머니의 뱃속에 있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야 태어났다는 고미숙씨(가명, 70, 여)

제주도민에게 제주 4.3사건은 여전히 금기어였습니다. 자신의 부모와 친척이 산에 올라갔다는 이유만으로 학살당했지만, 차마 우리 가족이 억울하게 죽었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빨갱이 자식'이라는 말이 무서웠습니다. 혹시라도 간첩으로 몰릴까 봐 늘 마음 졸이고 살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와 위령제 참석 이후 이제는 나아지겠지 하고 희망을 품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또다시 좌절하고 실망했고 빨갱이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들으니 영혼들의 한도 풀리고, 제주의 봄이 다시 온 듯합니다.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 절반은 국회의 몫"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제주 4.3 특별법 개정안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제주 4.3 특별법 개정안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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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당선하고 희생자-유족의 추가 신고 접수, 유골 발굴 등 다양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제주 4.3특별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만약에 우리 정부가 해내지 못하면 다음 정부가 이어갈 것"이라며 "4.3의 완전한 해결은, 절반은 저희가 도와주지만 또 절반은 국회와 해야 한다. 국회와 협의를 통해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국회의원부터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합니다. 2003년에 작성됐던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보완해 진상을 제대로 규명해야 합니다. 유족들의 명예 회복과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는 센터도 필요합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4.3관련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야당도 선거 전에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제주 4.3 사건, # 문재인, #제주4.3특별법 개정안, #빨갱이,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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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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