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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충남도지사 후보 추대 결의식에서 후보로 추대될 이인제 전 최고위원에게 "JP(김종필 전 총리) 이래 충청도가 낳은 가장 큰 인물"이라며 충남도지사 출마를 요청하고 있다.
▲ 이인제 충남지사 출마 요청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충남도지사 후보 추대 결의식에서 후보로 추대될 이인제 전 최고위원에게 "JP(김종필 전 총리) 이래 충청도가 낳은 가장 큰 인물"이라며 충남도지사 출마를 요청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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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다가 자신들 문제가 걸리니 슬금슬금 기어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빌미로 살아나보려고 몸부림치는 일부 극소수 잔박들을 보니 참으로 비겁하고 측은하다."

지난 2017년 1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당에서 제명한 직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친박계의 반발이 일자 '바퀴벌레'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놨다.

"박 전 대통령이 이 당을 7년이나 지배했다. 그때 대부분의 의원이 7년 동안 박 전 대통령의 치마폭에서 지냈다." - 2017년 12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
"박근혜 치마폭 잡고 국회의원 됐으면 끝까지 의리를 지켜야지." - 2017년 6월 전당대회

홍 대표에게 친박은 '박근혜 치마폭' 붙잡고 의원이 됐으며, 치마폭 안에서 안락함을 추구하던 자들이다. 그랬던 '우리 준표가 달라졌'(김성태 원내대표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프로젝트 이름)다. 극심한 구인난에 '박근혜 치마폭'이라도 붙잡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피닉제'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강력하게 반대해왔으며 '애국보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데 있다. 홍 대표는 이 전 최고위원을 충남도지사에 이미 추대했고, 다음 주 중에 김 전 지사를 서울시장 후보에 추대할 예정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3일 충청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나보다 유능한 인물이 후보가 돼 당에 승리를 안겨주길 고대했지만 당 안팎의 어려운 상황이 나에게 무거운 짐을 안겨주었다"라며 "이를 소명으로 받아 들이고 오랜 정치경험에서 단련된 역량을 다 바쳐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인제·김문수의 공통점, '박근혜 탄핵 반대'와 '애국보수' 마케팅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이 전 최고위원은 김진태 의원과 함께 대표적인 '친박'후보로 꼽혔다.

"박근혜 대통령 임기가 1년 밖에 안 남았는데, 별 것도 아닌 것 갖고 폭풍처럼 몰아붙여 끄집어 내리려고 한다. 최순실이라는 가까이 있는 사람을 잘못 관리한 허물은 있어도 대통령을 끌어내릴 만한 잘못이 어디있냐. 자유한국당은 탄핵을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 - 2017년 2월 17일, 서울시당 핵심당원 연수

이 전 최고위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도 참석했다. 그는 지난 2017년 2월 라디오에 출연해 태극기 집회 참석 이유에 대해 "그동안 태극기 집회에 참석을 못했는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꼭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대로 참여할 생각"이라며 "태극기 집회는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산업화의 기적을 만들어낸 보수 세력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충정에서 모인 집회다, 여기에 보수 세력의 대변자인 내가 참여하는 게 무슨 문제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는 시종일관 탄핵을 반대한 사람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기각돼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새누리당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 자진 탈당을 건의한 것을 두고 "비겁한 행동이다, 아들이 잘못했다고 (부모를) 호적에서 파내면 그게 아들이냐"고 힐난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이 나자 "비통하고 참담하다, 애국적 보수가치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2017년 3월, SNS)고 설파하기도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회주의 개헌저지 투쟁본부 위원장 임명식에서 김문수 전 의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사회주의 개헌저지 투쟁본부 위원장 임명식에서 김문수 전 의원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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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전 지사도 박 전 대통령을 적극 비호했다.

"대통령 은혜를 입은 사람은 대통령이 어려울 때 나서줘야지 지금처럼 가만히 숨어서 자기 살 궁리만 하는 것은 정치인이 아니다." - 2017년 2월 8일, 기자간담회

"저의 정치고향 부천역 태극기 집회에서 연설했습니다. 고향의 정을 흠뻑 느꼈습니다." - 2017년 3월 28일 페이스북

"태극기집회에 참석했다가 감동해 눈물이 났다. 탄핵반대 집회에 계속 나가고 있다. 처음 한 번 나갔는데 가보니 굉장히 많은 사람이 왔고, 거리행진이 끝날 때까지 해보니 애국심이 많은 진지한 모임이어서 감명 받아 눈물이 날 정도였다." - 2017년 2월 CBS 라디오 출연

이를 두고 홍준표 대표는 "무너진 담벼락을 짝사랑하는 것 같다"라며 김 전 지사를 향해 장문의 비판글을 올리기도 했다.

"친이계 출신으로 경기지사를 두 번이나 하시고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자 느닷없이 친박으로 변신하여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대구로 내려 가실 때 많은 사람들이 '이건 아니다'라고 했다. 국회의원 선거 때도 자신을 친박이라고 주장하시는 것을 보고' 박근혜를 팔지 않더라도 충분히 자생력이 있는 분이 박근혜 마켓팅으로 선거를 치를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선거전략'이라고 저는 봤다. 친박은 알아주지도 않는데 홀로 무너진 담벼락을 짝사랑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 - 2017년 10월 21일, 페이스북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며 '친박' 소환한 홍준표, 과연 승리할까

친박 청산을 부르짖었던 홍 대표는 극심한 인재난에 시달리다 결국 인지도 있는 친박을 소환하는 전략을 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홍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는 자기 지지자들 결집이다, 선거는 여론조사와 상관 없이 어느 정당이 자기 지지층을 투표장에 많이 보내느냐에 달려있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지사와 이 전 최고위원을 '추대'하는 것이 '지지층' 결집을 위한 수였다는 강변이다.

그는 "선거 한번 해보자. 민심이 과연 어떤지 확인해 보자. 탄핵대선 때와는 달리 보수 우파들의 결집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우리는 묵묵히 민심만 보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와 이 전 최고위원이 과연 '승리카드'일까. 김 전 지사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낙선했다. 김 전 지사는 두 차례 경기지사를 지냈을 뿐 서울에는 연고가 없다. 이 전 최고위원도 지난 20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였던 충남 논산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3일, 충남지사 출마회견에서 한 기자가 이 전 최고위원에 "3월에 탄핵은 원천무효라고 했는데 의견 변화가 없는지"물었다. 이 전 최고위원 회견에 동석한 관계자가 대신 한 답은 "어디 기자냐"였다. 경기도 지역신문 기자라는 답에 이 전 최고위원은 "제가 경기도지사 출마하는 건 아니니까"라며 끝내 답변하지 않았다.

두 '애국보수' 후보로 '지지층 결집'이 가능할까. 그 역시 물음표로 남는다.


태그:#이인제 , #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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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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