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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신들> 포스터 놀이패 한라산 4월굿
▲ <목마른 신들> 포스터 놀이패 한라산 4월굿
ⓒ 제주4.3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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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영상물에 대한 탄압

경찰은 공연과 영상물의 대중적 영향력이 크다는 점을 중시해 탄압에 나섰다. 1989년 첫 4·3마당극을 공연 놀이패 한라산 출연진이 경찰에 연행돼 곤욕을 치렀다. - 제주4·3평화기념관 상설전시실 제5관 '흐르는 섬' 코너의 전시 내용

제주지역에서 1989년은 4·3진상규명에 대한 대중적 운동의 원년이라 할 수 있다. 도내 11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41주기 4·3추모제공동준비위원회에서는 4·3희생자의 원혼을 달래고 진상을 규명하는 공개적이고 대중적인 추모행사를 사상 처음으로 시내 한복판인 제주시민회관에서 열었다.

이때 놀이패한라산은 <4월굿 한라산>을 들고 나왔다. 공연이 펼쳐지는 제주시민회관은 많은 관객들로 들어찼다. 마룻바닥에 마당판을 만들고 90분 남짓 공연내내 관객들은 배우들과 같이 울고 웃으며 호흡을 같이 했다.

<4월굿 한라산>은  제주민중항쟁의 역사적 기억을 담아내고 있다. 1947년 3·1절 기념대회에서의 발포 사건으로부터 입산과 4·3봉기, 5·10단선 반대와 무차별 학살로 이어지는 4·3항쟁의 전 과정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작품의 중심은 사건 자체와 그것을 이끌어가는 민중이다.

입산한 젊은이, 아기엄마, 나이 든 부부 등 다양하고 개성 있으면서도 집단적인 민중들이 어떻게 입산하고 투쟁하며 죽어갔는가를 자유분방한 마당극적 표현 방법을 통해 잘 드러내고 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의 위령굿은 4·3영령들에 대한 진혼의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당시 불려졌던 인민항쟁가와 무장대선언문 등을 사용하여 작품의 사실성을 높였다. 그런데 바로 이것을 문제 삼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러한 내용을 의도적으로 올린 것은 입산공비를 찬양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4월굿 한라산> 포스터 놀이패 한라산 네 번째 마당판
▲ <4월굿 한라산> 포스터 놀이패 한라산 네 번째 마당판
ⓒ 제주4.3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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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41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날의 진상은 철저히 은폐되어 왔다. 또한 원인에서 결과까지 왜곡되어 그날의 죽음을 욕되게 하고 있다. 우리는 단호히 배격한다. 3만의 죽음 위에 붉은 깃발을 덮으려는 의도도, 공산폭도들의 음모라는 극우적 이데올로기의 그릇된 시각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 '놀이패 한라산', <4월굿 한라산> 작품의도

제주4·3특별법이 통과되고 대통령이 사과한 현재의 시점에서는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겠지만, 1989년 당시만 하더라도 제주4·3은 아직 금기의 역사였다. 지금처럼 공론화 된 시기가 아니었다. 당시 4·3 추모제를 준비하던 사람들에게 협박전화가 날아들었고, 도심의 거리에는 '민심혼란 추모제는 원혼마저 노발한다'는 우익단체들의 현수막이 나붙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공연된 '4월굿 한라산'은 침묵을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공연 예술적 방법으로 진실규명을 웅변한 것이었다.

<사팔생오칠졸> 포스터 놀이패 한라산 4월굿
▲ <사팔생오칠졸> 포스터 놀이패 한라산 4월굿
ⓒ 제주4.3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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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놀이패 한라산은 4·3의 의미에 천착한 일련의 작업들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해나갔다.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4·3을 알리고 당시 죽은 억울한 죽음들에 대한 역사적 해원굿을 벌이고 있다. 철저한 현장조사와 경험자의 증언채록 등을 통해 사실주의 양식의 작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일련의 작업의 끝은 아마 '완전한 4·3해결' 또는 이 땅 민중들의 염원인 통일의 그날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경훈씨는 시인입니다. 이 글은 제주4.3 범국민위의 <4370신문> 3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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