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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4년 4월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의 요구사항에 답변을 마치고 체육관을 빠져나고 있다.
▲ 실종자 가족들 만난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4년 4월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의 요구사항에 답변을 마치고 체육관을 빠져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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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검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참사 '7시간' 행적 수사 발표에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는 논평을 내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관련 기사 : 박근혜, 세월호 참사 때 침실에 있었다, 관저에서 최순실 만나 중대본 방문 결정).

박 전 대통령의 잘못은 구조 골든타임 후 참사 사실을 알게 된 것일 뿐, 국정 농단의 책임은 없다는 적반하장식 주장이었다. '세월호 변호사'라는 별칭을 가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즉각 "말이 아닌 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당은 뒤늦게 사태를 수습하려는 모습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후폭풍을 체감한 듯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젯밤 논평에 대해서는 상당 내용을 수정해서 다시 하도록 하겠다"라면서 "공식이라고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지만 대변인 명의로 기자들에게 전날(28일) 오후 8시께 전달 된 문제 논평은 당 출입기자들의 '재확인'으로 한 차례 수정된 공식 논평이었다. 홍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는 문구가 삽입된 최초 논평을 2시간 여 뒤 '수정본'이라는 말머리를 달고 해당 문장을 삭제한 채로 다시 전달했다.

2시간만에 수정된 홍지만의 논평 그러나....

416가족협의회 등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방해, 특조위 무력화 앞장선 13인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특조위의 대통령 7시간 조사 방해 및 특조위 조기강제 해체에 앞장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13인을 형사고발 한다”고 밝혔다.
 416가족협의회 등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지난해 10월 2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방해, 특조위 무력화 앞장선 13인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특조위의 대통령 7시간 조사 방해 및 특조위 조기강제 해체에 앞장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13인을 형사고발 한다”고 밝혔다.
ⓒ 최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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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정된 논평에도 문제되는 표현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홍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의 7시간의 실체를 "7시간의 난리굿"으로 표현했다. 그는 이날 논평에서 "최순실씨가 (참사 당일 오후에) 청와대로 오기 전까지 국가안보실장,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 지시를 한 번씩 한 것 외에는 별다른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라면서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됐지 7시간의 난리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이 아니었다"라고 주장했다.

참사당일 행적의 진상 규명을 요청하며 촛불을 든 시민들에게 "석고대죄"를 요구하기도 했다. 행적을 은폐, 조작하며 의혹 증폭의 원인을 만든 박 전 대통령의 '원죄'는 언급하지 않았다.

홍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을 만난 것도 사전 예약된 만남일 뿐"이라면서 "난무했던 주장 가운데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거짓말을 일삼았던 세력에게 참회와 자숙을 요구한다"라면서 "7시간 부역자는 모조리 석고대죄해야 한다. 세월호 7시간을 원망하며 촛불을 들었던 사람도 예외가 될 수 없다"라고 맹비난했다.

박주민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논평에서 언급한 "석고대죄"의 주체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7시간 동안 대통령으로서 해야할 일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사람과 그 사람을 비호해왔던 사람들이 국민과 피해자 앞에서 석고대죄 해야지 그것을 문제 삼은 국민이 석고대죄 해야할 일인가"라는 반문이었다.

박 의원은 이어 자유한국당 논평에서 빠진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무책임한 행적을 끄집어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그 이후에도 최순실이 오기 전까지 사실상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최순실과 함께 논의해 중대본에 가기로 한 후에도 머리를 만지기 위해 시간을 허비 했다"라면서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을 넘어 인간으로서 해야할 일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최근 잇따른 '논평 사고'로 연일 뒷수습에 바쁜 모습이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울산경찰청의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를 두고 경찰을 '미친개'라고 표현한 논평을 낸 뒤 논란이 계속되자 결국 사과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시 홍 대변인의 논평으로 여론의 비난에 직면하게 됐다. 


태그:#자유한국당, #박주민, #세월호, #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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