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커피포트에 생수를 넣고 끓였더니 표면에는 눈송이 같은 하얀 이물질이 떠올랐고 바닥에도 온통 하얀가루 투성이었다.
 커피포트에 생수를 넣고 끓였더니 표면에는 눈송이 같은 하얀 이물질이 떠올랐고 바닥에도 온통 하얀가루 투성이었다.
ⓒ 김학용

관련사진보기


낡은 관로나 위생에 대해 논란이 많은 수돗물 대신 그동안 시판 생수를 끓여서 커피를 마셔왔다. 그런데 무심코 커피포트를 열어보니 물 위에 하얀 이물질이 둥둥 떠 다니는 것이었다. 커피포트가 제대로 청소가 되지 않았던 걸까?

물을 버리고 구석구석 씻어 새로 물을 끓였지만, 눈송이 같은 하얀 이물질은 여전했다. 물을 식혀 놓고 살펴보니 포트 바닥에도 온통 하얀가루 투성이다. 정체불명의 이물질을 함께 마셔야 할 것을 생각하니 찜찜하고 불안하다.

일단 의심이 가는 건 커피포트. 그래서 최신형 무선 커피포트를 새로 사기 위해 전문매장을 찾았다. 그런데 산 지 이제 1년도 되지 않았고 지속해서 내부청소도 하지 않았는가? 다시 발길을 집으로 돌렸고 여러 가지 원인을 짚어봤다.

혹시 생수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이번에는 수돗물을 포트에 넣고 끓여봤다. 그런데 수돗물은 아무리 끓여도 이물질은 떠오르지 않는 것이었다. 혹시나 해서 이번에는 다른 생수를 구매하여 똑같이 끓였다. 역시 부유물질이나 침전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포트에 생긴 이물질의 정체는 다름 아닌 물속에 녹아 있던 칼슘이나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성분이 원인이었다. 부유물이 생겼던 처음의 생수에 붙은 표시사항을 살펴보니 칼슘의 함량(mg/L)은 20~63으로 꽤 높았다. 부유물이 생기지 않았던 다른 생수의 함량(9~14)에 비교해 월등했다.

미네랄(칼슘)이 많은 생수는 소비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라벨에 반드시 ‘가열 또는 냉동 시 생기는 흰 결정체는 천연미네랄 성분으로 음용해도 됩니다.’라는 표기 사항을 적어 놓는다. 물을 끟인후 석출된 미량의 탄산칼슘 성분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
 미네랄(칼슘)이 많은 생수는 소비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라벨에 반드시 ‘가열 또는 냉동 시 생기는 흰 결정체는 천연미네랄 성분으로 음용해도 됩니다.’라는 표기 사항을 적어 놓는다. 물을 끟인후 석출된 미량의 탄산칼슘 성분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
ⓒ 김학용

관련사진보기


결론은 생수 속에 녹아있던 칼슘성분들이 끓어서 물의 양이 줄어들자 하얀 결정체 모양으로 석출되며 떠오른 것이었다. 칼슘 이온은 물이 끓으면 물에 녹지 않는 탄산칼슘으로 하얗게 변하면서 물의 표면에 떠오르거나 바닥에 침전된다.

그렇다면 왜 특정 생수에서만 이런 석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국내 생수 대부분은 암반대수층에서 뽑아 올리는 '생수', 즉 살아 있는 물이다. 그렇지만 물을 끌어 올리는 지역의 특색에 따라 미네랄의 양은 천차만별이다.

대표적인 생수가 한라산이나 백두산 부근에서 퍼 올린 생수다. 이곳의 생수는 다른 생수에 비교해 미네랄량이 현저히 적다. 국내의 일반적인 생수 브랜드의 칼슘함량(mg/L)은 8~80인 반면, 이곳에서 나온 생수는 1~5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물을 끓이더라도 거의 결정화가 생기지 않는다.

결정화가 생기는 생수회사들은 석출된 미량의 탄산칼슘 성분은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아이의 분유를 타기 위한 물을 끓이거나 노약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미네랄(칼슘)이 많이 녹아 있는 생수를 판매하는 회사는 소비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라벨에 반드시 '가열 또는 냉동 시 생기는 흰 결정체는 천연미네랄 성분으로 음용해도 됩니다'라는 표기 사항을 적어 놓는다.

커피포트에 생기는 결정화는 물의 경도와 관계가 높다. 칼슘이나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물속에 많이 존재할 경우 그 물은 경도가 높다고 한다. 경도라는 개념은 물의 맛을 좌우한다. 미네랄이 많아 경도가 높으면 텁텁한 느낌이 강하고, 반대로 경도가 낮으면 목 넘김이 편하다고 느끼는 정도다.

혹시 포트에 하얀 결정화가 생긴다면 포트에 물과 식초를 섞은 후 반나절 정도 묵힌 후에 식초 냄새가 사라질 때까지 헹궈주면 된다. 그런 다음 칼슘 성분이 적게 함유된 다른 생수로 바꿔보거나 수돗물을 이용하면 된다.

괜한 생수만 원망하고 멀쩡한 포트만 새로 바꿀뻔했다.

물을 끌어 올리는 지역의 특색에 따라 미네랄의 양은 천차만별이다.
 물을 끌어 올리는 지역의 특색에 따라 미네랄의 양은 천차만별이다.
ⓒ 김학용

관련사진보기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이(moi)란? 일상의 이야기를 쉽게 기사화 할 수 있는 SNS 입니다.
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


태그:#모이, #생수, #미네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살아가는 이야기를 기존 언론들이 다루지 않는 독자적인 시각에서 누구나 공감하고 웃을수 있게 재미있게 써보려고 합니다. 오마이뉴스에서 가장 재미있는(?) 기사, 저에게 맡겨주세요~^^ '10만인클럽'으로 오마이뉴스를 응원해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