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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경력의 시민들이 풀뿌리정치에 도전하겠다고 나섰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에서 새로운 정치실험에 나선 이들의 결과가 주목된다.

북한에만 29번 다녀온 통일운동 전문가 김두현, 수성구의원 출마

김두현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수성구의원에 도전한다.
 김두현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수성구의원에 도전한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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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현(51) 평화통일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의원(수성 바선거구, 상동·중동·두산동)에 도전한다. 김 사무처장은 대구에서 흔치 않은 대북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

김 사무처장은 대학생 시절부터 통일과 분단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이후 2000년 6월 15일 열린 6.15남북정상회담과 2001년 8.15축전에 참여하면서, 통일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1998년 '희망시민포럼'의 사무국장을 맡아 시민운동에 첫발을 디딘 김 사무처장은 이후 '시민과 함께하는 통일운동'을 슬로건으로 2003년 창립한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첫 사무국장을 맡은 이래, 20년째 통일운동을 해 오고 있다. 

김 사무처장은 민간통일운동과 관련된 석사학위를 받고 통일운동과 관련해 박사학위를 수료했다. 또 지역에서는 드물게 북한을 29번이나 다녀오는 등 통일운동의 선구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보수적 풍토의 대구가 통일문제에 대해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대중적 통일운동에 적극 노력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오마이뉴스>와 함께하는 '통일염원 걷기대회', 청소년 백일장, 통일문화제 등을 들었다.

김두현 사무처장은 이번 6.13지방선거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명박 정권 들어서면서 민주주의의 후퇴와 남북관계가 파탄나는 것을 보면서 소위 보수세력 또는 기득권 주류세력이 이 나라를 담당해서는 희망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동과 정치가 중립적이어야 한다거나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마을주민들과 함께 마을지도 만드는 공동체 사업을 하면서 지역을 변화시키기 위해 선거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마지막으로 "시민운동과 마을공동체 운동이 다를 수 있지만 20년의 시민운동 경험을 통해 풀뿌리민주주의가 뿌리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모두의 마을, 마을공동체에서 어느 누구도 소외받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마을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용불량자에서 방정환 학교까지... 동구 구의원 출마하는 신효철 한울연대 대표

신용불량자에서 방정환 교육전문가로 변신한 신효철씨는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대구 동구의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신용불량자에서 방정환 교육전문가로 변신한 신효철씨는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대구 동구의원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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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효철(50) 한울연대 공동대표이자 방정환 한울학교 운영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구 동구의회(나선거구, 신천동·효목동) 구의원에 도전한다. 아직 미혼인 신 대표는 다양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건설회사 안전관리자, 대구 평화의 소녀상 운영위원장,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일꾼, 소파 방정환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는 동학 어린이집 운영위원, 협동조합 다문(바보주막) 전 운영이사, 대구미혼모가족협회 전문위원, 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매년 어린이날이 되면 소파 방정환 선생의 모습을 하고 어린이들 앞에 나서는 신 대표는 방정환 선생의 교육철학을 담은 교육운동에 나서 기부를 받아 경주에 '방정환 한울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이런 신 대표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그는 젊은 시절 건설현장에서 막노동꾼으로 일을 하기도 했고 돈을 벌고 싶어 친구의 권유로 다단계 판매업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당하기도 했다.

IMF 당시에는 사랑하던 한 여인을 도우려다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했고 건설회사에 근무하다 부도를 맞기도 했다. 결국 술집을 운영하다 경험 부족으로 빚더미에 올랐다. 건설노조에 가입해 파업하다가 집시법 위반으로 2년 6월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신 대표가 시민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건설현장에서 노동자의 척박한 인권을 절감하면서부터이다. 그는 동학을 공부하면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존엄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신 대표는 "동구에서 10년 이상 시민운동과 직장생활을 병행해 왔다"며 "시민운동에 너무 열정적으로 참여하다 보니 회사에서 나가라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운동을 제도권 안에서 더 활발하게 하기 위해 풀뿌리민주주의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거리의 춤꾼에서 정치가로... 무용가 박정희, 대구 북구 구의원 출마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 북구의원에 도전하는 거리의 춤꾼 박정희.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 북구의원에 도전하는 거리의 춤꾼 박정희.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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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춤꾼으로 불리는 박정희 무용가는 늘 시민들의 아픔이 있는 곳에서 함께 했다. 그는 쪽방에서 외로이 사라져 간 영혼들을 위로하고 노동현장에서 생계와 부당함을 외치며 억울한 죽음으로 내몰린 노동열사들의 영혼을 위해 춤을 추었다.

일본군 위안부의 처절한 삶을 살다 죽어간 할머니들의 영령 앞에서, 10월항쟁에서 살아남은 유족들의 아픔을 달래주기 위한 위령제에서도 맨발의 박정희 무용가는 춤을 통해 아픔을 승화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구 북구의원(침산1·2·3동)에 도전하는 박정희씨는 "가장 직접적이고도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는 춤은 참으로 위대한 예술"이라며 "늘 아름답고 신체의 미학만을 중시하는 춤계에 반기를 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석, 박사 학위를 받은 자신의 대학교에서 전임강사 자리를 박차고 내려온 박씨는 '고려노인체육연구소'라는 1인 창조기업을 만들어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운동도 시키고 말동무도 하는 서비스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백혈병 소아암 환아들의 건강을 위해 춤과 운동을 접목한 '몸테라피' 교육을 하고 국방부 병영체험 예술교육 지원사업 등 춤을 이용한 특화된 심리치유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 김광석거리와 골목정원 등 다양한 마을만들기 사업에 다른 예술가들과 함께 참여해 생활 속의 예술로 승화시켰다.

박정희씨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이유로 "늘 정부에 불만만 제기하고 함께 하기보다는 감시 기능으로 견제하던 관점에서 벗어나 실천하고 싶었다"면서 "문화예술인들도 주민들 속으로 진입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예술의 마지막은 정치'라는 말처럼 삶의 본질에 더욱 다가서야 한다는 명제가 있다"며 "예술가는 언제나 사회적 통념과 상식을 뛰어넘듯이 변화와 사회발전의 선두에 서서 주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치를 몰랐던 싱글맘 육정미 자작나눔 대표, 지방선거에 나서다

싱글맘에서 여성운동가, 사회적기업, 생활정치인으로 변모한 육정미씨는 대구 수성구의원에 도전장을 던졌다.
 싱글맘에서 여성운동가, 사회적기업, 생활정치인으로 변모한 육정미씨는 대구 수성구의원에 도전장을 던졌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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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싱글맘으로 정치를 몰랐던 육정미씨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의원(범어1·4동, 황금동)에 도전한다. 그는 대구여성회에서 여성운동을 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자작나눔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경찰이라는 이유로 대학 때 학생운동을 하다 좌절을 맛보기도 했던 육씨는 결혼 후 한국사회의 여러 불합리한 모습에 울화가 치밀었다. 그는 "여자가 이혼을 하고 애들을 키우며 사는 게 지옥 같았다"고 말했다.

육씨가 세상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였다. 그는 "당시 TV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울음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이대로 끝나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대구여성회를 찾아간 육정미씨는 여성운동을 하면서 한부모 운동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다 여성회 인권센터 산하기관이던 사회적기업 자작나눔을 맡아 활동했다.

육씨는 지난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치권과 연을 맺었다. 이후 민주당 대구시당 공보국장 겸 대변인을 맡아 활동해 오다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그는 "자작나눔을 홍보하기 위해 김부겸 의원 행사에 나갔던 것이 정치권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되었다"며 "지방선거에 나가면 한부모센터를 만들고 조례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출마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육씨는 "정치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고 삶과 분리된 것이 아니다. 사회적경제를 하면서 풀뿌리정치를 하고 싶었다"면서 "정치의 개념을 바꾸는 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세월호 진실규명을 외치던 청년 조석원, 대구시의원에 도전하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해온 조석원씨는 오는 6우러 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민중당 소속으로 대구시의원에 도전한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해온 조석원씨는 오는 6우러 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민중당 소속으로 대구시의원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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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가 발생한 후 정부의 무능력함에 분노했던 조석원(36)씨는 '세월호참사대구시민대책위'에서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활동을 했다. 이번에 민중당 소속으로 대구시의원(달서구 본리동·송현동·본동)에 출마하게 됐다.

지난 2014년에도 대구시의원 후보로 출마했던 조씨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후 서울 광화문 농성장에서 진상규명 운동에 참여하기도 했고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 수요서명모임' 활동도 했다.

조씨는 특히 지난 2016년 조원진(대한애국당 대표)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달서구병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는 "조원진 의원이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막말을 해 진심어린 사과를 받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조씨는 500만 원 선거비용 공약을 내걸고 조원진의원 사무실 인근에서 천막사무소를 운영하며 세월호 막말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조원진 의원은 조씨의 얼굴을 보고도 아무런 말도 없이 피했다.

이번에 다시 출마하는 이유에 대해 조씨는 "대구에서도 적폐청산이 필요하다"며 "국민주권 시대에 우리가 직접 정책을 만들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나서 적폐를 청산하고 살기 좋은 대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그:#지방선거, #이색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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