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6일 저녁. 일본 히로시마 사람들만 먹는 다는 생선회를 맛보았습니다. 일본에서 먹을 수 있는 생선회는 수십 가지입니다. 그 가운데서 히로시마 사람들만 먹는 생선회가 있다고 해서 맛보았습니다.

          상어회와 생선회 모듬 접시입니다.
 상어회와 생선회 모듬 접시입니다.
ⓒ 박현국

관련사진보기


그것은 다름 아닌 상어회입니다. 일본 다른 지역에서는 상어회를 거의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히로시마 사람들은 왜 상어회를 먹었을까요?

히로시마 지역 가운데서도 북동쪽 산간 지방은 비호쿠(備北)라고 합니다. 이곳은 바닷가와 떨어진 산간지방이라 냉장고나 냉동 기술이 없었던 때에는 싱싱한 생선회를 먹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바다 생선 가운데 상어회는 2주 정도는 냉동이나 냉장 기술 없이도 상하거나 맛이 바뀌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히로시마 비호쿠 지방에서는 생선회로 상어 고기를 즐겨서 먹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식습관 때문에 지금도 히로시마에서는 상어회를 즐겨 먹는다고 합니다.

히로시마에서 상어회는 와니라고 합니다. 이 이름 역시 예로부터 전해진 와니(和邇)라는 말을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일본어에서 와니(ワニ)는 악어를 말합니다. 일본말로 상어는 사메(鮫,さめ)입니다. 처음 식당에서 와니회라고 해서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다가 나중에 의문이 풀렸습니다.

상어회가 냉장고에 넣지 않고도 금세 상하지 않는 까닭이 있습니다. 상어 고기에는 트리메틸아민-N-옥사이드(trimethylamine N-oxide, TMAO) 및 기타 요소가 다른 물고기에 비해서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히스타민의 생성을 억제하고, 산화에 의한 지방의 부패를 어렵게한다고 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산간지방에서도 상어회를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상어회가 쉽게 부패하지는 않지만 강한 냄새는 참고 먹어야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목포 부근의 홍어와 비슷합니다.

이제 서서히 따뜻한 봄바람이 불지만, 겨울철 바닷가 히로시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굴입니다. 굴은 굽거나 익히거나 튀기거나 여러 가지 요리로 먹을 수 있습니다.

먹거리는 풍토나 기후에 따라서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사람의 취향에 따라서 먹거리 재료나 요리법이 다르기도 합니다. 일본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바뀝니다. 비록 상어회 한 가지 였지만 일본에서 지역차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참고 문헌 : 山崎妙子「ワニ料理」、『日本調理科学会誌』第29巻第2号、日本調理科学会、1996年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상어요리, #상어회, #히로시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