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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는 쉼 없이 글쓰기에 도전하는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바로 ‘시민기자’입니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시민기자들이 저마다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자신만의 콘텐츠를 차곡차곡 쌓아갑니다. 먹고 살기도 바쁜 와중에 이들은 어떻게 글을 쓰고 있을까요? 그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오마이뉴스 김용만 시민기자
 오마이뉴스 김용만 시민기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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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못된 교육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공감을 얻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경남 창원에서 활동하는 김용만 시민기자는 중학교 교사로 첫 발령을 받은 2003년부터 당시 유행하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교단일기'를 연재했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다짐한 이상과 학교의 현실 사이에서 갈등할 때마다 고민을 활자로 풀어내며 중심을 잡았다고 한다. '왜 나는 교사가 됐나'라는 목적의식을 잃지 않기 위해서였다.

"지인들 사이에서 교단일기가 억수로 반응이 좋았다"라는 그는 <오마이뉴스>로 무대를 옮겼다. 2013년 정식으로 채택된 첫 기사의 제목은 <난 교사여서 참 행복합니다>. 그는 학교로 찾아온 졸업생과의 대화를 복기하며 다음과 같이 다짐했다.

"아이들은 아무 생각이 없지 않다. 단지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상대를 못 만났을 뿐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말을 할 수 있는 상대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다."

김용만 시민기자는 이렇게 그가 지켜야 할 교육관을 교단일기에 담아 마음에 새겨갔다.

교실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가 몸담고 있던 고등학교의 이색 프로그램이나 색다른 활동에 도전하는 학생을 기사로 소개했다. 그가 쓴 기사 덕분에 학교가 공중파 방송에 진출한 적도 있다. 2013년 6월 교내에서 점심·저녁마다 열리는 스포츠리그를 취재해 기사로 썼는데, 몇 주 후 KBS 1TV <당신이 바꾸는 세상> 제작진이 학교로 직접 취재를 나왔다(관련 기사 : <오마이뉴스> 덕분에 전국 방송 탔어요~).

태어나 처음으로 방송 인터뷰를 해본 아이들은 "기사 많이 써주시예"라고 부탁할 정도로 반겼다고 한다. 이후로도 "반 아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가 기사화되는 것을 즐거워"했고, 직접 "뉴스를 제보하러 오기도" 했다. 그는 "내가 기사를 쓰는 게 일종의 교사와 학생 간의 놀이가 됐다"라고 회상했다. 글쓰기로 매 순간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며 아이들과 정을 쌓아갔다.

교단일기가 바꿔놓은 건 사제지간만이 아니다. 학교생활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 또한 변했다. 일주일에 평균 두세 편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촉수를 세워야 했다. 수업 중 학생이 질문을 던지면 간단히 답하고 넘기는 게 아니라 "이거 기사 되겠네" 하며 어떻게 글을 풀어낼지 생각했다. 새롭고 거대한 사건을 찾아 나서기보다는 익숙해진 하루를 낯설게 바라보며 의미를 찾아내기. 그가 긴 시간 동안 꾸준히 글을 써올 수 있던 비결이다.

전국으로 퍼진 '가방안전덮개'... 기록의 힘

교단일지는 그가 2017년 3월 경남도교육청으로 파견되면서 일시 중단됐다. 대신 '스쿨존 점검일지'를 새롭게 연재했다. 교육청에서 스쿨존 개선 업무를 맡게 된 김용만 시민기자는 경남 지역 500여 초등학교 중 150곳의 현장을 진단한 다음 문제점을 알리고자 기사와 블로그 포스팅으로 기록했다. "세월호 참사처럼 더는 어른들의 방관으로 아이들이 생명을 잃어선 안 된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지역사회가 그의 기사에 관심을 두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TBN경남교통방송에서는 매주 김용만 시민기자를 초대해 스쿨존을 주제로 다뤘고, 지역방송사에서도 기획취재에 나서는 등 해당 문제를 주요하게 짚었다. 가장 피부로 느낀 변화는 학부모들의 반응이었다.

"제가 어느 학교 스쿨존과 관련해 글을 쓰면, 그 학교의 학부모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학부모회의 때 문제를 제기하거나 관할 구청에 민원을 넣는 식으로요. '우리 학교에도 한번 와달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어요. 그럴 때면 제가 학교를 방문해 문제를 짚고 개선방안을 안내해드렸어요. 실제로 개선된 적도 있고요."

 가방안전덮개를 하고 등교하는 아이들
 가방안전덮개를 하고 등교하는 아이들
ⓒ 김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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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생 학부모 사이에서 화제인 '가방안전덮개' 역시 그와 동료들의 작품이다. 김용만 시민기자가 속한 경남도교육청 학생생활과에서는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국내 최초로 가방안전덮개를 개발한 다음 지난해 6월 14일 도내 학교에 시험 배포했다. 해당 프로젝트 담당자인 그는 과정과 취지를 직접 기사로 써서 알렸다(관련 기사 : 이렇게 예쁜 '안전덮개', 누구 아이디어일까요?).

그가 쓴 기사는 조회 수 10만, 페이스북 좋아요 5000개를 넘기며 가방안전덮개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전폭적인 관심을 얻었다. 다른 지역 교육청에서도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광주, 여수, 일산 등에서는 이미 도입해 시행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2017 대한민국 안전기술대상' 장관상을 받았다.

김용만 시민기자는 스쿨존 사례를 계기로 '기록의 힘'을 실감했다고 한다. 그의 개인적인 '행정 업무' 차원에 그쳤을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기사와 블로그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어른들이 함께 고민하게 됐고,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서평, 거금 없이도 활력 얻을 수 있는 취미"

 오마이뉴스 김용만 시민기자
 오마이뉴스 김용만 시민기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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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교단일기와 스쿨존일지 외에도 5년째 서평을 꾸준히 써왔다. 아이 교육 관련 책을 읽고 재미 삼아 서평을 기사로 써봤는데, 이를 읽은 동료 교사가 "김 선생님이 쓴 기사 보니까 이 책이 읽고 싶어진다"며 계속 써보라고 격려해줬다. 자신감을 얻게 된 그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서평단에 지원해 본격적으로 서평쓰기에 도전했다.

그가 쓰는 서평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 책이 필요한 사람에게 가닿는 것, 또 하나는 이 책이 더 많이 팔리는 것. 그래서 그는 "서평 쓰는 책의 경우에는 꼭 두 번 읽는다"라고 강조했다.

서평 쓰는 노하우도 생겼다. 처음에는 인상 깊은 곳을 접어두며 한 번에 완독한다. 따로 메모하거나 초고를 쓰지 않는다. 그 책의 느낌만 기억해둔다. 슬프다거나 감동이라거나 날카롭다거나. 그리고 하루 이틀 후에 접어둔 부분 위주로 정독한 다음 '이런 분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주제를 잡고 서평을 쓴다.

실제로 그의 서평을 읽은 출판사로부터 '덕분에 책이 많이 팔렸다'는 연락을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어느 출판사에서 제게 전화를 걸어왔어요. 제 서평이 기사로 나가고 나서 주문량이 늘었다는 거예요. 그쪽에서는 고맙다면서 책을 한 권 보내준다고 했어요. 그래서 전 '전화 주신 것만으로도 고맙다, 책이 필요하면 사서 볼 테니 안 보내 주셔도 된다'고 했죠. 책을 쓴 저자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받은 적도 있어요. 그런 반응이 올 때마다 신기하고 감사해요."

그는 서평쓰기의 장점으로 '성찰'을 꼽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면 저절로 '나는 떳떳한가'를 묻게 되고, 자신의 교만함과 자만심을 돌아보게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평쓰기를 "거금을 안 들이고도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취미"라고 정의하며 적극 추천했다.

김용만 시민기자는 글 쓰는 삶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남들의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된다"라고 조언했다. '글감이 너무 평범한 건 아닐까', '쓸데없는 이야기 아닐까' 하며 망설일 시간에 우선 써보라는 당부다. 그는 "한 명이라도 봐주고 공감한다면 가치 있는 글이 될 수 있다"라고 믿는다. 은유 작가가 말했듯이 "남을 부러워하지 말고 자기가 발 디딘 삶에 근거해서 한 줄씩 쓰면 된다"라는 뜻이다.

6개월간의 교육청 파견근무를 마친 김용만 시민기자는 올 3월부터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멈췄던 교단일기도 다시 쓸 계획이다. 그는 "이번에는 교내에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고 그것을 기사로 소개하며 아이들과 재밌는 추억을 만들어보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학교생활에서 남는 것은 지식이 아니라 관계다. 아이들은 관계의 힘으로 사회를 살아간다"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에게 글쓰기는 선생님으로서,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좋은 관계를 맺어가기 위한 분투이자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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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여행·문화 담당 기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위해선 이야기의 힘이 필요하다."

오마이뉴스 에디터.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다다와 함께 읽은 그림책'을 연재하며,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