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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김여정과 밝은표정으로 대화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한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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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건부 수용의사 밝혔다고 해석해도 될까.
"그러기에는 너무…, 그렇게 표현하시면, 뭐랄까. 좀 강퍅해 보인 달까. 그런 건 아니고요. 대통령께서도 적극적 의지를 갖고 있다."

- 수락이라고 볼 수 있나.
"네, 수락이라고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특사로 파견한 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통해 '3차 남북정상회담'을 공식 제안하자,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고 답했다.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수용'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확한 의미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수락이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왜 '여건'을 말했을까. 문 대통령이 김여정 특사에게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간의 조기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 데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결국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미관계 전문가인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부 교수(청와대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조건부 수용'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긍정적 검토' 성격이 강하다"면서 "남북관계 개선이 대북 제재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미국 등의 우려를 완화시킬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이를 위해 북이 미국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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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김여정 부부장과 악수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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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자회견에서도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도, 남북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묻는 질문에 "여건이 갖춰지고 전망이 선다면 언제든지 정상회담에 응할 생각이 있다"며, 김여정 특사에게 답한 것과 똑같이 '여건'을 말했었다.

그는 "회담을 위한 회담이 목표일 수는 없다",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 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남북 관계가 개선돼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관계만 잘 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북미관계가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김 교수는 문 대통령이 김여정 특사에게 '북미대화'를 강조했음을 청와대가 공개한 것에 주목하면서 "이는 북한뿐 아니라 미국에게도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하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의 '여건' 발언을 "미국을 감안해 정상회담에 대해 '조건부 수락'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특히 '김정은 친서'에 대해 "청와대가 친서 내용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방북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달했다'고 한 것은, 친서에 한미간에 조율할 게 많은, 복잡한 내용이 들어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과 대외적인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파견한다고 할 때부터 예상된 것처럼, 북은 남북정상회담 제안을 해왔고 김 부부장은 단순 대표단이 아닌 특사였다. 하지만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때 청와대 비서실장으로서 그 준비를 총괄했던 문 대통령이 직답을 하지 않은 데서 드러나듯 이후 상황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일단 평창 동계올림픽을 남북관계 개선의 장으로 만들고 이를 북미대화로 연결시켜, 북한핵문제의 돌파구를 만들어내겠다는 3단계 구상에서 1단계를 지나고 있는 상황이다.

몇 시간 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앞서 청와대 관계자의 '정상회담 수락' 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의 정확한 워딩은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라고 이야기 하셨고, 있는 그대로 해석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