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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기 전 하얀 장미를 들고 성추행 피해를 폭로한 서지현 검사를 응원하고 있다.
▲ 우원식 원내대표와 하얀 장미 그리고 서지현 검사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기 전 하얀 장미를 들고 성추행 피해를 폭로한 서지현 검사를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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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오전 회의에서 양 지도부는 공통으로 모두 '미투(MeToo)'를 언급했다. 지난 1월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성추행 가해를 폭로한 뒤, '나도 당했다'는 뜻으로 이어진 성폭력 고발 운동 움직임에 관해 발언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지도부의 분위기와 태도는 정반대였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왼쪽 가슴에 흰 장미를 달며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저부터 솔선수범하겠다"(우원식 원내대표)고 한 반면, 김성태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권은 '미투 정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의 티끌만 보지 말고 대통령 주변이나 봐라"라고 비꼬며 "문 정권 이제라도 (잘못했다고) 커밍아웃해라"라고 역공에 나섰기 때문이다. 다음은 각각 양 당 원내대표가 회의에서 한 발언들이다.

"자유한국당은 서지현 검사, 안미현 검사가 검찰조직 내 여성으로서 겪는 차별을 뛰어넘으려는 용기는 어떤 경우든 높게 평가하지만, 이들의 의혹 제기 종착역을 최교일, 권성동 등 우리 당 의원들을 때려잡는 수단으로 몰고 가는 작태에 대해선... 또 법사위 걷어찬 만행에 대해선 민주당의 책임 있는 사과와 조치가 없으면 자유한국당은 2월 국회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늘은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고백 뒤 확산되는 미투 운동 성원을 위해 성 평등 정책회의로 진행한다. 원내지도부가 가슴에 다 같이 흰 장미를 달았는데, 이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용기 있는 고발을 지지한다는 뜻). 특히 당내 젠더폭력TF 간담회를 통해 성폭력 근절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올해부터 성 평등 명절이 되도록, 남성인 저도 솔선수범해 반드시 성 평등을 실천하겠다고 약속드린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발언하는 김성태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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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당 지도부는 "이건 엄중한 상황", "비장한 각오"라며 '미투' 운동을 구실로 문재인 정부를 역공격했다. 전날(7일) 청와대가 기자들에 2017년 9월 문 대통령의 미국 뉴욕 순방 중 일어난 성희롱 발언 징계·문책에 대해 뒤늦게 밝힌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서 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까진 좋았다"면서도 "(그걸 구실로) 우리 당 의원들 정치적 흠집 내기에 몰두하지 말고 시나리오 작법이나 더 공부하고 오라"고 비꼬았다.

여성가족위 간사임에도, 정춘숙·신용현 등 다른 간사와 달리 서 검사 폭로 뒤 성명서 한 번 내지 않던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비례대표)도 공격에 나섰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 여성 인턴 성희롱 사건'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며 "청와대가 이를 방지하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고 책임자로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당은 앞서 신보라 대변인이 "미투, 갑질 성범죄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성명을 낸 것 외에는 성추행 폭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이날 정부의 '뉴욕 성추행' 사건을 언급하며 "입에 담기 민망할 정도의 성 추문이다. 이건 국가적 망신이자 대통령 위신이 추락됐다"며 맹공했다. 그러나 한국당도 '성희롱'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엮어있는 등 논란에서 자유롭진 못한 상황이다.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홍준표 당대표를 상대로 "전당대회 때 손을 주무르는 등 성추행, '성희롱할 만한 사람한테 해야지'라는 등 모욕 발언을 했다"라며 5일 고소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이날 '상임위 전면 보이콧' 책임이 민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말 후안무치한 작태"라며 "법사위를 나간 민주당 의원들에 책임이 있고, 정상화할 책임도 민주당에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우리 당이 고발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640만 불 수수 의혹을 검찰이 수사하지 않고 있다"며 "문무일 검찰총장, 윤석열 중앙지검장을 특수직무유기 행위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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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서지현, #자유한국당, #문재인, #성희롱,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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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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