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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태권도연맹 발대식에서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이 시범을 보이고 있다.
 2017년 9월 1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태권도연맹 발대식에서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이 시범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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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219개국에 진출해서 1억 명이 넘는 외국인이 한국말로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축구, 배구, 배드민턴 등은 외국에서 수입된 스포츠지만, 태권도만이 유일하게 세계로 수출하는 세계화된 무도 스포츠이자 한류 원조다. 이소룡과 무하마드 알리를 가르쳤던 태권도의 살아있는 전설을 만났고..."

응? 태권도 이야기라니. 처음에는 다소 낯설었다. 하지만 그 주장을 들으면 들을수록 이른바 '색깔론 공방'보다는 훨씬 생산적인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비례)이 7일 대정부질문에서 꺼낸 '태권도 위기론'이 그러했다. 이 의원은 "태권도가 위기에 봉착돼 있다"며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던진 첫 질문은 이런 것이었다.

이동섭 : "전 세계 일본 가라데 인구가 몇 명인지 아나?"
이낙연 : "잘 모르겠다."

그러자 이 의원은 "한 1억 명으로 태권도와 똑같은데 IOC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가라데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했는데, 그 후 태권도와 가라데 중 하나가 퇴출되는데, 태권도가 될 것 같다"며 이 총리에게 대책을 물었다. 이에 이 총리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는 태권도가 들어가 있다"며 "물론 이걸로 안심할 수는 없다.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작고 이후 위기 의식이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을 이 의원은 "비상 사태"라고 표현했다. 이 의원은 "결국 IOC 총회에서 결정이 되는데 지금 우리나라는 IOC에 선수위원 한 명밖에 없지 않느냐. 일본은 2명"이라거나, "IOC 부위원장 역시 현재로는 태권도가 가라데에 밀린다고 했다. 한국 IOC 위원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면서 이 총리에게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했다.

이에 이 총리는 "평창 올림픽 기간 중 IOC 위원 추가 위촉을 끌어내는 것은 적절치 않고 물밑에서 일정한 시기가 되면 본격 추진하겠다"고 답했지만, 이 의원은 그쯤에서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아베 총리는 체육청 신설하고 체육 예산을 4배나 올리며 가라데를 격려하고 있는데, 우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태권도 담당자가 사무관 한 명"이라며 "이래서 태권도를 지킬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이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의원님의 열의에 대해 거듭 감사드린다. 의원님께서 이렇게 절박하게 말씀하시니, 아직 백 일 안 된 손자 녀석 꼭 태권도 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의원 얼굴에서 처음으로 웃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이 의원은 딱딱한 얼굴로 "네팔은 태권도를 국기로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망신당하기 전에 태권도를 국기로 지정해달라"고 총리에게 요구했다. 이에 이 총리는 "혹시 법률이 필요하다면 의원님 계신 동안 꼭 만들어달라"면서도 "구체적으로 논의해보겠다"고 답변했다.

국기원 공인 태권도 9단의 이 의원은 국회 태권도 연맹 총재를 맡고 있는 등 태권도와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서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부회장, 국민생활체육 서울특별시태권도연합회 회장, 생활체육 세계태권도연맹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 9월에는 국회에서 대리석 열 다섯 장을 격파하는 시범을 보여 참석자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었다.

[관련기사] 이얍! 이동섭 의원, 어떻게 '국회 격파왕' 됐나


태그:#이동섭, #태권도, #가라데, #이낙연, #I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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