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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낙지비빔밥 탕탕이는 산낙지와 토하젓에 비벼야 참맛이 오롯하다.
 산낙지비빔밥 탕탕이는 산낙지와 토하젓에 비벼야 참맛이 오롯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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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들려오는 탕탕탕 도마소리가 정겹다. 찾아간 곳은 산낙지비빔밥 탕탕탕으로 동네방네 소문난 순천의 순광식당이다. 이집의 대표음식인 산낙지비빔밥의 맛은 명불허전이다. 순천에 가거들랑 꼭 한번 맛봐야 할 남도의 음식으로 손꼽힌다.

오늘의 메뉴는 역시 산낙지비빔밥 탕탕탕이다. 살아있는 낙지를 도마 위에서 탕탕탕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잘라내 참기름 등의 양념에 맛깔나게 버무린다. 송송 썬 쪽파와 참깨로 고명을 올려낸다. 순천의 산낙지탕탕이다.

산낙지비빔밥에 다양한 반찬을 골고루 맛봐야 먹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산낙지비빔밥에 다양한 반찬을 골고루 맛봐야 먹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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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목포의 산낙지탕탕이는 소고기 육회가 들어간다. 쫄깃쫄깃한 산낙지 탕탕이에 소고기 육회가 한데 어우러진 소고기산낙지탕탕이다. 비주얼 면에서는 순천의 그것보다 한수 위이나 맛에서는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린다.

낙지는 갯벌에서 나는 산삼이다. 가을을 대표하는 음식이지만 사계절 내내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는다. 살아생전에 낙지를 좋아했다는 다산 정약용 선생은 <탐진어가〉시에서 "어촌에서는 모두가 낙지로 국을 끓여 먹을 뿐, 붉은 새우와 맛조개는 맛있다고 여기지도 않는다"라고 노래했다.

순천의 산낙지 맛을 음미해보자. 접시 한가득 담긴 산낙지탕탕이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은근 몸에 기운이 뻗치는 느낌도 든다. 하기야 산낙지 서너 마리면 기력이 없어 넘어진 소도 벌떡 일어난다고 하지 않던가. 아무튼 낙지요리는 원기회복에 최고의 음식이다.

이집의 맛은 친정어머니에 이어 맏딸이 대를 이어가고 있다. 주인 아저씨(71, 배영일)는 토하젓에 비벼먹으라고 권했다.

"목포는 소고기를 넣어 줍니다. 우리는 산낙지만 넉넉하게 줘요. 이거 토하젓인데 낙지와 함께 넣어서 비벼 드세요."

산낙지를 도마 위에서 탕탕탕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잘라내 참기름 등의 양념에 맛깔나게 버무려 쪽파 송송 참깨 고명으로 마무리한다.
 산낙지를 도마 위에서 탕탕탕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잘라내 참기름 등의 양념에 맛깔나게 버무려 쪽파 송송 참깨 고명으로 마무리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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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공기를 흔들어 대접에 쏟아 붓고 산낙지 탕탕이와 토하젓에 쓱쓱 비벼낸다.
 밥공기를 흔들어 대접에 쏟아 붓고 산낙지 탕탕이와 토하젓에 쓱쓱 비벼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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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형언할 수 없는 이 기막힌 맛에 우리 모두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잔잔하게 번져간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이 기막힌 맛에 우리 모두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잔잔하게 번져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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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공기를 흔들어 대접에 쏟아 붓고 산낙지탕탕이와 토하젓에 쓱쓱 비벼낸다. 한술 떠먹으면 이내 말문이 막힌다. 차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이 기막힌 맛에 우리 모두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잔잔하게 번져간다.

산낙지비빔밥 한술에 굴무침이나 연근조림이 더해지면 또 다른 새로운 미각의 신세계가 열린다. 고추장과 김가루가 준비되어 있으나 비빔밥에 넣지 말고 이렇듯 토하젓만으로 삼삼하게 비벼내 다양한 반찬을 골고루 맛봐야 먹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참나물과 오이나물 피꼬막 무침 등의 반찬 하나하나가 다 나름의 맛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바지락으로 끓여낸 바지락탕도 탄성을 자아낸다. 바지락탕의 시원한 국물은 속풀이에 좋다. 오래전 쌓였던 피로까지 말끔하게 씻어준다. 산낙지와 토하젓 비빔밥에 바지락탕은 정말 멋진 하모니다. 

"와~ 바지락 국물 끝내주네요."

이렇듯 음식을 먹으면서 연신 탄성을 자아내기는 힘들다. 이집의 산낙지비빔밥 탕탕이는 진정한 남도의 참맛을 자연스레 보여준다. 먹는 내내 음식에 대한 찬사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미식가들의 입맛 사로잡는 다양한 메뉴들이다.
 미식가들의 입맛 사로잡는 다양한 메뉴들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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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산낙지비빔밥 탕탕탕, #탕탕이, #토하젓, #맛돌이, #순광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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