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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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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이 정말."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당시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다. 그것에 대해서 책임을 못 느끼시나"라는 질문에 한 대답이다. 이 방송 이후 여 의원은 28일 오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 1위를 달리면서 비판 여론에 직면하고 있다.

문제가 된 1심 판결은 간첩조작 사건. 1980년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현 국가정보원)가 당시 서울시경 정보과에서 근무하던 석달윤씨를 잔혹한 고문수사를 통해 간첩으로 조작한 사건이다. 여 의원은 당시 1심 판결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석씨는 1998년 가석방됐고, 2014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석씨 등이 방송에서 증언한 당국의 고문 내용은 잔혹했다. 석씨의 아들 권호씨는 "(압지가) 성기에 볼펜 심지를 끼우는 고문이나 양쪽 종아리 무릎 뒤에 각목을 끼워 매달아 놓는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아버지는) 검사 앞에 얘기하면 되겠지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검사가 공소사실을 내리치면서 다시 데려가서 해오라고 했다더라"고도 밝혔다.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던 석씨 본인 역시 "47일 간 고문을 받고 18년 동안 형을 살았다"면서 고문을 받았던 과거를 명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석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던 여 의원의 태도는 당당했다. 그는 "간첩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던 석씨를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재판을 한두 번 하는 것도 아니고, 매주 한 열건 정도씩 하니 1년 이상 된 것은 기억할 수 없다"고 답했다.

석씨가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는 말에는 "재심 제도가 있는 이상 무죄를 받을 수도 있겠지"라고 답했다. "47일간 불법 구금도 당했고 고문도 당했다"는 지적에도 "글쎄 고문을 당했는지 어쨌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 그런 걸 물어서 뭐합니까"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여 의원은 결국 "책임을 못 느끼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웃기고 앉아있네"라고 역정을 내며 전화를 끊었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 등 과거 고문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여 의원은 지난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1981년 석달윤씨 간첩조작 사건 1심 판사로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로 방송됐다. 그는 책임을 묻는 제작진의 질문에 "웃기고 앉아있네"라고 역정을 내며 전화를 끊었다.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 등 과거 고문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고 있다. 여 의원은 지난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1981년 석달윤씨 간첩조작 사건 1심 판사로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로 방송됐다. 그는 책임을 묻는 제작진의 질문에 "웃기고 앉아있네"라고 역정을 내며 전화를 끊었다.
ⓒ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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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내용이 방송되자, 여 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급등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그의 페이스북에 "웃기고 앉아있네. 나쁜 인간아",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냐", "악마 보러 왔다" 등의 댓글을 실시간으로 남기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여 의원을 포함해 과거 고문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들이 다수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 내용을 링크하면서 "여 의원은 현재 자유한국당 '정치보복 특별위원회' 자문위원! 무고한 사람에게 간첩이라는 누명을 씌워 사형까지 당하게 만든 세력이 또 전쟁을 막고 신경제성장의 기회인 '평화올림픽'에도 추악한 색깔론의 누명을 씌워 폭망시키려 합니다! 절대 불가!"라고 비판했다.


태그:#여상규, #고문조작사건, #그것이 알고싶다, #재심,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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