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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 <영원히 살것처럼> 포스터. / 우 : 무국적아트스페이스 전시장
 좌 : <영원히 살것처럼> 포스터. / 우 : 무국적아트스페이스 전시장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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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아트스페이스(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서 안만욱 목판화전 <영원히 살 것처럼>이 오는 30일까지 전시된다.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런데도 인간은 "영원히 살 것처럼" 욕망을 부풀린다. 어떤 사람은 부(富)를 모으고, 어떤 사람은 일에 매달리고, 또 다른 사람들은 각자가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욕망에 매달려 사느라 "영원히 살 것처럼" 순간을 살고 있다.

"나무 사이를 헤매기도 하고, 붉은 열매를 응시하기도 하면서, 그때마다 나무도 사람을 닮아, 산업화 되고, 뽑혀나가고... 혼자말을 하며 켜켜이 쌓여가는 시간이 오래 되었다. 그런 점에서 나무는 흔히 회자되는 노스탤지어(nostalgia)가 아닌, 현대를 살아가는 모질고 상처난 인간의 마음을 형상화 하는데 좋은 회화적 은유가 되는 것이다." - 팸플릿 중에서

마을의 풍경 속 깨진 가로등과 표지판을 눈여겨 새긴 '바람의 퇴적층(천천히)', 세월호 희생자 아버지들이 어떻게 해야할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의 '횃불', 마음을 더듬어 본질적으로 부패정부의 문제라는 결론 속에 새겨진 '광화문'에 이르기까지 세상을 바라보는 안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다.

붉은 열매를 가진적이 있다. 안만욱. 120 X150
 붉은 열매를 가진적이 있다. 안만욱. 120 X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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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나무2. 안만욱. 120X80
 붉은 나무2. 안만욱. 120X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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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열매가 그림에 나타나 있지는 않지만 '붉은 열매를 가진 적이 있다'는 제목처럼 우리는 모두 지금의 모습이 아닌 붉은 열매를 가졌던 적이 있었기에 다시 붉은 열매를 매어 달고 싶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유한하기에 한 번만 더 삶의 절정을 누리고 싶은 욕망의 다른 얼굴인지도 모른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불꽃을 튕기는 나무를 형상화했습니다. 태양이 불이니 나무는 살아가는 게 불꽃 튕기는 일인 거죠. 수천 개의 잎사귀들이 공기중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세요. 그게 바로 불꽃을 튕기는 일이고, 그건 정말로 신나는 일이죠. 우울해 질 때면 이 나무를 바라 보면서 삶의 불꽃이 튕기길 바래어봅니다." - 안만욱 작가 페이스북 내용 참고

안 작가의 작품 설명을 듣다보니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는지"를 묻는 안도현 시인의 시가 생각이 난다. 그러나 오늘은 나에게 묻고 싶다. 나는 나에게 얼마나 뜨거운 사람이었는지를.

전시장 밖에는 칼바람이 불고 있다. 전시장 안의 칼바람은 내 마음속의 온도가 뜨거운지, 얼마나 뜨거워질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보라고 한다.

횃불. 안만욱. 40X85
 횃불. 안만욱. 40X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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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안만욱. 120X70
 광화문. 안만욱. 120X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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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안 프로이드. 안만욱. 38X50
 루시안 프로이드. 안만욱. 38X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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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퇴적층. 안만욱. 120X80
 바람의 퇴적층. 안만욱. 120X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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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안만욱, #영원히 살것처럼, #무국적아트스페이스, #목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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