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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 [편집자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1.17
▲ 발언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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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힘들게 전 국민적 열망을 모아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것 아니겠나. 그러면 (한반도기가 아닌) 우리나라 상징을 반드시 보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인공기를 들고 입장하는 데엔 절대 반대한다." - 16일 안철수 대표,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 강연 뒤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기 반대 입장 관련해) 그게 왜 논란이 됐죠? 저는 북측이 아주 과한 요구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몇 말씀드린 거다. 북측이 모든 경기에서 한반도기를 써야 한다고 요구하면 어떻게 되겠나. 그런 요구 있어선 안 된단 측면서 얘기한 것" - 17일, 최고위원회의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한반도기 발언이 논란이다. 앞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대한민국이 "우리나라 상징"인 태극기를 들고 입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던 안 대표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모든 경기에서 다 한반도기를 써야 한다고 요구할 경우에는 어떻게 되느냐"라면서 한반도기 사용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안 대표는 "북한이 아주 과한 요구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드린 말씀"이라면서 "북한이 한반도기를 써야 한다고 요구하면, 우리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땄을 때 태극기 게양 못 하고 애국가를 연주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외교적 결정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 시각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안 대표의 한반도기 반대 발언이 논란이 됐는데 취지를 설명해달라'는 기자 질문에 웃으면서 "왜 논란이 됐죠"라고 되묻기도 했다.

한반도기, 노태우 때 시작... 그리고 박지원의 돌직구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당시 남북단일팀 탁구 선수들이 탁구채를 함께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슴에 한반도기가 새겨져 있다.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 대회 당시 남북단일팀 탁구 선수들이 탁구채를 함께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슴에 한반도기가 새겨져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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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반도기는 보수정권인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재임 1988~1993년),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남북단일팀 구성을 위해 열린 체육회담의 결과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4월, 일본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남북탁구단일팀이 한반도기를 왼쪽 가슴에 달고 입장하는 등 실제 국제대회에서 사용한 전례도 있다.

안 대표의 발언이 이슈가 되자 박지원 국민의당 전 비대위원장(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17일 "평창올림픽 입장식에서 한반도기를 사용하는 것은 백번 옳은 일이다. 한반도기로 입장을 하더라도 메달 수여식에는 남북의 국기가 각자 게양되고 각자의 국가가 연주된다"라면서 "'홍(준표)·안(철수)·유(승민)'는 사실관계도 모르는 무식한 트집으로 평화올림픽을 방해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그의 설명을 좀 더 들어보자.

"세쌍둥이 3당 대표는 평창올림픽에서 (한국의) 한반도기 사용을 반대하고 태극기 사용을 주장했다. 안철수 대표는 인공기도 사용치 말라는 무식한 발언을 쏟아낸다. 특히 안 대표는 청년 강연에서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이 통일을 앞당긴다고 하는데, '한반도기 반대, 태극기 찬성, 인공기 절대 반대'라면 올림픽 규범·정신도 모르는 무식한 반통일론자가 될 뿐."

같은 당 정동영 의원도 안 대표 비판에 힘을 보탰다. 지난 16일 오후 YTN 라디오에서 정 의원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남북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했고 이에 세계 시민들은 기립박수로 환호했다"라면서 "그런 역사를 지닌 한반도기를 들어서는 안 된다는 홍준표, 유승민 부류의 제안에 안 대표가 맞장구를 친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보수정치인으로서의 본질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며 "개혁진보를 버리고 보수진영으로 넘어가겠다는 결심"이라고 날을 세웠다.

안철수의 '가정법'... 안 측, 이틀 전엔 "정치와 역사엔 가정이 없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한반도기 관련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후 열리는 당무위원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는 안 대표 모습(왼쪽).
▲ 당무위 회의장 향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한반도기 관련 발언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후 열리는 당무위원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는 안 대표 모습(왼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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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철수 대표의 한반도기 반대 발언은 최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대처를 자제하자던 자신의 기존 발언과 배치된다. 안 대표 측은 지난 15일 비공개로 당무위를 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의장의 직무 관련 안건을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로 '무리한 가정'을 든 적이 있다. 대표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정치와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전제로 규정을 만들 수 없다." - 김철근 대변인
"당내에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미리 대처할 상황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안철수 대표

그러나 겨우 이틀 뒤인 17일 "(한반도기·인공기 사용 반대는) 북한의 과한 요구가 있을까 우려되 언급한 것" "인공기 (반대를) 말한 것도 그런 가정 하에 말한 것"이라는 안 대표 발언 또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우려다. 명확히 동일한 사안은 아니지만 안 대표 스스로 본인의 말에 배치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태그:#안철수, #국민의당, #바른정당, #한반도기, #평창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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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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