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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이 15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가운데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왼쪽 첫번째)이 북측대표단으로 참석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실무접촉이 15일 오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가운데 현송월 관현악단 단장(왼쪽 첫번째)이 북측대표단으로 참석하고 있다.
ⓒ 통일부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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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방한할 삼지연 관현악단이 '세계명곡묶음'과 '세계만화영화묶음'으로 북한에서 불리는 곡들을 연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곡을 가사 없이 음악으로만 연주할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가 나왔다.

앞서 15일 남과 북은 판문점 통일각에서 접촉을 갖고 140여 명으로 구성된 '삼지연 관현악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이 악단은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갖기로 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 겸 부산하나센터장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측이 민요풍의 노래를 요청했다고 하는데 삼지연악단이나 모란봉악단 공연의 민요풍 노래는 다 정치적 내용이 들어 있고 김정은을 직접 찬양하는 곡들도 많다"며 이와 같이 예측했다. 

이어 강 교수는 "그만큼 사전에 조율돼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라며 "(연주 중) 무대 배경에 나오는 화면에 대한 부분도 사전에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북한의 대중문화와 북한 내부에 전파된 한류의 영향을 연구해온 연구자다.

어떤 음악 연주하게 될까?

그는 또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 분위기를 담은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 <통일 6·15> 등 통일과 화합을 주제로 한 곡도 연주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곡들은 북한에서 모란봉악단이 연주해 유명해졌다.

북한에서도 모란봉악단을 비롯해 여타 악단들이 만화영화 주제가나 클래식 음악을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강 교수는 <미인과 야수> <인어공주> <사자왕(라이언킹)> <백설공주와 일곱명의 난장이> <미키 마우스> 등이 흔히 연주된다고 설명했다. 이 곡들이 연주될 때 무대 스크린엔 실제 만화영화 장면이 나온다.

세계명곡묶음이라는 제목으론 <백조의 호수> <가극 극장의 유령>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1악장> <까뿌리섬> <카르멘 서곡> <스케트 타는 사람들의 왈쯔> <오 쏠레미오> <라테츠키 행진곡> <오 나의 해님> 등이 주요 레퍼토리다. 강릉과 서울에서도 삼지연 관현악단이 해당 곡들을 연주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무난하고 남한은 물론 전 세계인에게도 익숙한 곡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파견하기로 합의된 삼지연 관현악단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이름의 악단이다. 북한엔 2009년 1월 창단된 만수대 예술단 소속의 삼지연악단이 존재한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최고 수준의 예술가들을 모아 창단됐으나 삼지연악단이 그보다 급이 낮지는 않다고 알려졌다. 단원들은 북한의 명문인 평양음악무용대학 출신들이다.(김일성종합대학엔 음대가 없다)   

강동완 교수는 "주목할 점은 왜 기존의 삼지연 악단이라는 정식 명칭 대신 삼지연 관현악단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느냐 여부다"라며 "현송월은 모란봉악단 단장인데 왜 '관현악단장'으로 표기되었냐는 것도 마찬가지다. 삼지연 관현악단이라는 명칭은 이번 평창을 위해 만들어진 이름으로 볼 수밖에 없고, 이는 모란봉악단 전체는 아니라도 최소한 단원 중 일부와 현송월이 대표단으로 오기 위한 포석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모란봉악단은 북한에서 위상은 있지만 공연단 규모가 최대 20여명이기 때문에 규모면에서는 매우 적은 숫자라고 한다. 모란봉악단은 단원이 현직군인 신분이며 체제찬양곡을 부르는 가수를 제외하면 남한이 수용할 수 있는 공연 레퍼토리는 20~30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모란봉악단이 전자기타, 전자 바이올린 등 전자악기 중심 편곡에 노래가 핵심이라면, 삼지연악단은 관현악, 기악, 타악, 노래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악단이다.

강 교수는 삼지연악단에 대해 "무대에 약 30여 명의 단원이 한 번에 등장하지만 1시간 공연에 140여 명의 단원이 출연하진 않는다"며 "삼지연 관현악단이라는 이름으로 꾸리고 여기에 다른 악단 단원들이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삼지연을 주축으로 여러 악단이 포함된 대규모 예술단이 꾸려진다는 것이다.

모란봉악단의 공연 모습이나 레퍼토리가 남한 사람을 비롯해 외부 세계 사람들에겐 다소 낯설고 촌스러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고전적인 오케스트레이션 구성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앞서 밝혔듯 선곡에 있어서도 전문가들은 가급적 정치색을 배제하고 널리 알려진 명곡을 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없음.



태그:#삼지연, #모란봉악단, #북한판 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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