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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 미사일 경보 오발령 사태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하와이 미사일 경보 오발령 사태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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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와이가 잘못된 탄도미사일 위협 경보로 '공포의 섬'으로 돌변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에서 탄도미사일이 날아오고 있다는 경보가 울려 주민과 관광객들이 공황 상태에 빠졌으나 실수로 발령한 경보로 뒤늦게 밝혀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하와이주 비상관리국(HEMA)은 이날 오전 8시경 "하와이를 향해 탄도미사일이 날아오고 있다. 즉각 대피소를 찾아 대피하라. 이것은 훈련 상황이 아니다"라는 경보 문자를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발송했다.

북한 탄도미사일 사정거리에 드는 데다가 지난달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핵 공격 대피훈련까지 실시한 하와이는 순식간에 전시 상태로 돌변했다. 현지 언론은 "천국의 섬이 패닉에 빠졌다"라며 "일부 사람들은 공포감에 눈물까지 흘렸다"라고 전했다.

경보를 접한 주민들은 즉각 집으로 향했고, 일부는 도로에서 차를 버리고 터널로 피하면서 극심한 교통체증이 벌어졌다. 또한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와 문자 발송이 넘쳐났고, 일부 관광객은 대피할 곳을 찾지 못해 더욱 큰 공포에 시달렸다.

한 관광객은 "호텔 방에서 샤워를 하다가 경보 문자를 보고 곧바로 뛰쳐나왔다"라며 "해변 구경을 나간 가족과 연락이 되지 않고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도 몰라 너무 혼란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레슬링 대회가 열리고 있던 한 고등학교도 사람들을 체육관으로 대피시켰고, 하와이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 출전 선수들도 경기를 중단하고 즉각 몸을 숨겨야 했다.

하와이주 "직원 실수" 공식 사과... 백악관 "진상 조사할 것"

하와이주가 잘못 발송한 탄도미사일 경보 문자 갈무리.
 하와이주가 잘못 발송한 탄도미사일 경보 문자 갈무리.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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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경보는 잘못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와이 당국은 약 10분 만에 공식 트위터를 통해 "미사일 공격은 없다"라고 정정했다. 그러나 주민과 관광객들은 정정 문자가 도착할 때까지 약 40분 동안 공포가 이어졌다.

미국 국방부와 태평양 사령부도 성명을 통해 "하와이에 어떠한 탄도미사일 위협이 있다는 사실도 감지되지 않았다"라며 "미사일 위협은 없으며, 잘못된 경보가 발령된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이게 미국 하와이 주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통과 혼란을 일으켜 너무 죄송하다"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경보 시스템을 검토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경보 담당자들이 근무를 교대하며 시스템을 점검하다가 잘못된 버튼(wrong button)을 눌렀다"라고 설명했다. 번 미야기 비상관리국 국장도 "우리의 실수"라며 "누군가 잘못된 버튼을 눌렀다"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와이 비상경보 실수 사태에 대해 즉각 보고를 받았으며, 미국 연방 통신위원회(FCC)가 이번 사태를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하와이, #탄도미사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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