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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내남면에 소재한 삼릉숲 전경
▲ 경주 삼릉숲 경주시 내남면에 소재한 삼릉숲 전경
ⓒ 정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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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주가 참 우습게 됐다. 최양식 경주시장의 출마번복 해프닝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나 실언을 할 수도 있고, 더욱이 정치인의 말이란 게 겉으로 번지르레하게 포장됐을 뿐 100% 진실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없지만 그래도 이번 최시장의 출마번복은 너무했다.

경주시
▲ 최양식 시장 경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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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동안의 사례를 통해볼 때 기초단체장 출신들의 행보가 대개 재선을 한 후 경북도지사 등 보다 큰 권력을 탐하는가하면 그대로 3선까지 출마하는 게 통례였으나 지난해 9월 추석을 앞두고 최 시장이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해 TK 정치권에서는 '정말 신선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불출마 선언당시 최 시장은 '3선 불출마는 물론 경북도지사 선거 등에도 나가지 않겠다"고 말하고 "이 같은 결단의 배경에는 정치후진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었다.

그런데 3개월만에 최 시장은 자신이 공언한 '불출마 선언'을 다시 거둬들이고 다시 3선에 출마한다고 번복했다. 그 이유로 자신이 속한 자유한국당의 출마예정자가 무소속 후보보다 지지율이 더 낮고, 출마 후보자들이 자신이 추진해온 경주시정에 대해 비판을 넘어 폄훼를 하고 있어 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돼야 하는데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고, 또 자신이 했던 일에 대해 출마자들이 이러쿵 저러쿵 입을 대니까 기분 나빠 다시 나왔다는 말이다.

재선 경주시장 출신으로 3선을 준비한다는 후보의 출마 사유치고는 참 '졸렬하다'는 게 대다수 사람들의 평가이다. 그렇게 경주시정이 걱정된다면 김유신도 어떻게 눈을 감았겠는가.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역사는 흘러가고, 후배들이나 후대들도 다 능력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잘 할 수밖에 없을 텐데도 참 걱정도 팔자인가 보다.

최 시장 측의 촌극은 또 있다. 지난 9일에는 최시장의 불출마 철회를 촉구하는 경주시민 3백여명이 모여 집회를 여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졌다. 표면적으로야 경주를 걱정하고, 최시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자발적 시위라고 하지만 정치 공학적으로 보면 최 시장 측에서 출마선언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하나의 퍼포먼스가 아니겠는가. 지역 정치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최 시장의 이같은 출마 번복 사태로 그동안 경주시장을 준비해온  박병훈 전 경북도의원, 이동우 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임배근 동국대 교수, 정종복 전 국회의원, 주낙영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최학철 전 경북도의원 등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고 한다.

'다 된 밥에 코 빠뜨리는 것'도 아니고 자신들이 나름 바닥을 다지고 열심히 뛰어다니며 득표활동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챔피언격인 최 시장이 다시 뛰어든다고 하니 운동으로 말하면 게임 자체가 엉망이 돼 버린 것이다.

경주시장 출마카드를 만지작거리던 최병준 경북도의원은 아예 출마포기를 선언했으며, 대한체육회 전충렬 사무총장도 출마카드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공인의 말 한마디, 언행 하나하나의 파급효과가 실로 엄청난 것이다. 최양식 경주시장의 출마번복 사태가 향후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최 시장이 현역 재선시장으로서 상대 후보들보다 많은 프리미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지렛대를 이용해 3선 시장이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출마번복 사태는 최 시장 개인은 물론 경주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북뉴스통신에도 실렸습니다.



태그:#경주시청, #최양식 경주시장, #경상북도,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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