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 꼭대기엔 화재 발생에 대비한 비상대피소가 있다. 안방 2개만 한 크기의 비상대피소는 화재로부터 방어막 역할을 하고, 옥상으로 나갈 수도 있는 중요한 곳이다.
얼마 전 발생한 제천시 화재사건이 남 일 같지 않던 중, 내가 사는 아파트 꼭대기에 있는 비상대피소가 늘 잠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파트 관리소에 비상대피소 상시 개방을 요청한 후 알게 된 더 놀라운 사실, 비상대피소 안에 각종 건축자재가 가득 쌓여 있었다. 화재 발생 시 아파트 고층에 사는 주민들이 대피해야 할 이곳을 창고로 사용하고 있었다.
뉴스에 흔히 나오는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란 말은, 사실 '생명 불감증'이 아닐까 싶다. 아파트 고층에 산다면 비상대피소 확인이 꼭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