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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은 없었다'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든 기자 중에서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고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 '각본은 없었다'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든 기자 중에서 질문자를 지명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전에 질문과 질문자를 정하지 않고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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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눈 마주치신 거 맞죠 대통령님" (한겨레 기자)

대통령과 눈을 맞추고 질문자로 지명받으려는 기자들의 열기가 뜨거웠던 기자회견이었다. 지난 9년간의 대통령 기자회견과 달리 '기자회견다운' 기자회견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신년사 발표 이후 약 한시간 동안 기자들과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전 대통령 기자회견들과는 다르게 기자들이 손을 들면,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질문자를 지목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기자들의 질문 순서와 내용까지 정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과는 딴판이었다.

기자회견장의 활발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증명하듯 기자들은 질문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부분 손을 높이 들었다. 이목을 끌려고 두 팔을 드는 기자도 있었고 강원도민일보 기자는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을 들어서 질문자로 지목받았다. 또 기자들의 즉흥적인 발언이나 실수도 화제가 됐다.

수호랑 인형 들어 질문 신청하기도... "보라색 옷이 신의 한수"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에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을 든 기자를 바라보고 있다. 이 기자는 결국 질문권을 얻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손에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을 든 기자를 바라보고 있다. 이 기자는 결국 질문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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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기자는 질문자로 지목받자 "보라색을 입고 나온 게 신의 한 수였던 것 같다"며 기뻐했고, 광남일보 기자는 개헌 일정에 관해 질문하는 중 속어인 "빡세(거세) 보인다"는 말을 써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또 옆 기자를 질문자로 지목한 걸 본인으로 착각해서 일어나 질문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자유로운 질의 속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그동안 청와대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 외면받았던 지역 신문 기자들이 질문할 기회를 많이 얻었다는 점이다. 이날 질문한 17곳의 매체 중 5곳(디트뉴스24, 광남일보, 대전일보, 울산매일신문, 강원도민일보)이 지역 기반 매체였다. 평등하게 질문이 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주요 방송사와 일간지 중심의 질의응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예상할 수 없는 다양한 질문이 이어지다 보니 누리꾼들이 몇몇 기자 질문에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두 가지 질문을 했다가 "질문을 하나만 선택하라"는 윤영찬 수석의 말에 "대통령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말한 한 기자는 "버릇이 없다"는 누리꾼 비난에 직면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격한 표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라고 물은 기자도 구설에 올랐다.

연극 아닌 '진짜' 기자회견... 외신 기자들 감탄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BBC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BBC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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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 질문한 외신 기자, 그리고 언론 전문가들은 새로운 기자회견 질의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금부터 영어로 질문하겠습니다"라며 한국말로 질문해 웃음을 자아냈던 미국 <워싱턴포스트> 애나 파이필드(Anna Fifield) 기자는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자신의 SNS에 기자회견 방식 변화를 평가했다.

"문재인의 기자 간담회가 얼마나 길게 진행됐는지 놀라울 정도다. 75분 정도 경과했다. 주목할 만큼 다양한 범위의 미디어가 질문을 했다. 조선이나 동아, KBS 같은 거대한 올드 미디어가 아니라 여러 작은 지역의 언론들이 말이다. 또한, 문재인의 이번 기자 회견의 발전에 환영한다. 모두에게 열려 있었다. 저널리스트들은 지난 정부의 간담회 때와 달리 질문을 위해 사전에 선택되지 않았다(그리고 백악관과도 다르게)."

 워싱턴포스터 도쿄지국장 애나 파이필드가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끝나고 자신의 SNS에 남긴 평
 워싱턴포스터 도쿄지국장 애나 파이필드가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끝나고 자신의 SNS에 남긴 평
ⓒ 애나 파이필드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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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의 로라 비커(Laura Bicker) 기자 역시 "워싱턴(트럼프 대통령)과 서울(문재인 대통령)은 언론을 대하는 것이 달랐다. 문 대통령은 모든 질문에 제한 없이 한 시간 동안 답변했고, 언론에 자유롭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며 미국과 비교하며 자유로운 기자회견 방식을 호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외신 여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외신 여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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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순서를 정하지 않고 기자들이 자유롭게 질문하는 포맷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주로 한 것이다. 기자회견이 진솔한 대통령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기회인만큼 이런 변화는 바람직하다. 여건이 허락된다면 조금 더 여러 사람이 질문할 수 있도록 시간을 연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교수는 "재미있는 해프닝 등이 발생한 것은 이 기자회견이 꾸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롭게 이뤄졌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격이 떨어진 게 아니라 우리 민주주의가 그만큼 발전했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질문받고 싶은 것만 받으면 그건 기자회견이 아니라 연극"이라며 권위주의를 내세웠던 지난 정부를 비판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번 기자회견은 비정상의 정상화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며 "(이전 대통령은)'짜 맞춘 듯' 기자회견을 해서 질문하고 답변을 들은 후, 또 추가적으로 질문하는 과정이 없어졌는데, 이제 달라졌다. 특히 지역 의제에 대해서 질문할 수 있는 지역 신문 기자들이 질문자로 선정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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