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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사람들'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전해철 의원이 8일 경기지사 출마를 사실상 선언하고,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직을 사퇴했습니다. 전 의원과의 인터뷰를 주요 내용을 요약한 '스트레이트 형태'와 좀 더 그의 면모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생생 인터뷰' 형태로 나눠서 게재합니다. 이 기사는 생생 인터뷰 첫번째입니다. [편집자말]
경기도지사 출마를 밝힌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지방 분권을 실현, 경기도만의 정책 실현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집무실 한편에 부인이 직접 만들어 준 사진액자에 ‘내 삶에 힘이 되는 사람’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전 의원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삶에 힘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밝힌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지방 분권을 실현, 경기도만의 정책 실현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집무실 한편에 부인이 직접 만들어 준 사진액자에 ‘내 삶에 힘이 되는 사람’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전 의원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삶에 힘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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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 출마를 사실상 선언한 전해철 의원(더불어민주당)과 마주앉게 된 것은 그의 강력한 '경쟁자' 이재명 성남시장 인터뷰 때문이었다. (관련 기사 : 이재명 "박근혜는 나의 강력한 우군... 버스 준공영제 경기도 파산")

지난 12월 경기도의회는 버스준공영제 조례를 통과시켰고,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이었던 전 의원은 "민주당 당론인 버스 준공영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이 시장은 "경기도당 당론을 누가 정했는지 모르겠다"며 사실상 전 의원을 저격했다. "절대적 공천권을 가지고 있는 그분(전해철 의원)이 얘기하니까, 버스준공영제를 두고 입장이 달랐던 시장들이 그때부터 말을 못했다"고 했다. 전 의원이 경기도당 당론을 정했다는 뜻을 담고 있는 발언이었다.

이에 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재명 시장께서 버스준공영제 시행을 위한 당의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하신 것은 아쉬운 일"이라며 "버스준공영제는 20대 총선 공약집에 포함돼 있고, 경기도와 도의회 연정합의문에 나와 있으며, 남경필 지사의 졸속 추진에 대한 치열한 논의와 공론화를 거쳐 투표로 동의안이 처리됐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런 한 방도 남겼다.

"당연히 반대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당을 기반으로 정치나 행정을 하는 입장이라면 큰 틀에서 당의 정책 방향과 어긋나지 않도록 하면서 정책에서 부족한 부분을 수정, 보완해 가려는 노력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그의 입장을 듣고 싶었다. 아니, 이 상황을 핑계삼아 왜 힘겨운 싸움에 나서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었다. 무엇보다 이재명 시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50%를 넘나드는 지지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하면 전 의원의 존재감은 아직 한 자릿수다. 앞서 전 의원의 행보와 비교해도 다소 의외다. 그는 김진표 의원이 평했듯 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제 역할을 하는" 정치인으로 보였다.

그러니, 분명, 뭔가 있다. 더구나 양정철 전 비서관, 이호철 전 수석과 함께 이른바 '삼철'로 불리는 그인 만큼, 패배가 확실한 싸움에 뛰어들 때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하다. 그의 승부수가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8일, 그리고 앞서 지난 2017년 12월 21일 두 차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명 시장의 입장이 무엇이냐?"

경기도지사 출마를 밝힌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경기도지사 출마를 밝힌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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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재명 시장 인터뷰를 도마 위에 올렸다. 이 시장 발언 중 사실이 아닌 대목이 무엇이냐는 첫 질문에 그는 4분 50초 동안 끼어들 틈을 주지 않았다. 우선 "2016년 총선 공약집은 사실상 당의 약속이자 방침인데, 그걸 부인하거나 부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남경필 지사의 졸속 추진에 바로 동의해준 것이 아니라, 보완을 위해 토론회나 간담회 등 수 차례 논의를 거친 후 동의한 것"이라고 했다. "경기도와 도의회가 연정 합의했던 것을 부정하면 곤란하다"는 말도 나왔다.

"이런 과정을 그냥, 일거에, '이게 무슨 당의 입장이냐'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전혀 적절하지 않죠. 사실 관계를 정확히 알아보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제가 알기로 그동안 이 시장의 입장은 완전공영제였습니다. 지금의 문제 제기가 원래 입장을 수정한 건지, 아니면 준공영제로 바뀐 건지, 불분명하다는 거죠. 적어도 정치인, 또 여러 이야기를 하는 위치에 있는 분이라면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 시장의 발언을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고 지금 말씀하고 계시지만, 절대적 공천권을 갖고 있는 의원님이 논의의 흐름을 사실상 주도한 것 아니냐는.
"정말, 그건, 너무 사리에 맞지 않고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총선 공약집에 있는 겁니다. 연정합의문은 도 의원분들이 남 지사와 한 거예요. 그런데 제가 뭘 하겠습니까. 제가 뭐라고 얘기한다고 해서 그게 뭐 되겠습니까. 그건 우리 도 의원님들을 굉장히 무시하는 얘기죠. 더군다나 이런 정책적인 것을.

확실히 본인 소신과 틀리면, 틀리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은. 다만,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는 거죠. 지금도 공영제인지, 아니면 공영제에서 준공영제로 입장을 수정한 건지, 비판이나 문제 제기가 수정된 입장에 의한 건지 등등을 분명히 하고 이야기를 해야지, 그렇지 않고 얘기하는 건 맞지 않고, 나아가 총선 공약이나 연정 합의문에 있는 걸 부인한다면, 더더군다나 그에 대한 논거와 이유를 충분히 댈 필요가 있다."

- 경기지사 후보로 나서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셨어도 페이스북에 그런 글을 올렸을까요?
"사실, 같은 당에 있는 분들과 이런 논쟁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할 필요가 꼭 있을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사실 이 시장과 잘 알아요. 그러니까 '이런 거 아니냐?'고 했으면 저도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는데, 공개적으로 인터뷰가 그렇게 나오니까. 그럼 저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그렇잖아요? 마치, 제가, 부당하게 지위를 남용하는 것처럼, 그렇게 보이잖아요. 그렇게 안 보입니까? 그렇게 보인다면, 제가 분명하게 거기에 대해 말씀드릴 필요가 있다."

인터뷰를 복기하다 보니 그에게는 두 가지 버릇이 있었다. 하나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그는 이 말을 아주 자주 썼다. 앞서 자신이 했던 말을 거의 매번 답변 말미 종합하는 버릇도 있었다. 논리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 원칙주의자란 해석도 가능하다. 자신이 한 말에 스스로 납득이 돼야 함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경기지사 도전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납득했는지 밝힐 차례가 왔다.

갑작스런 '깔때기'에 웃음... "안정감과 정책 실현 능력은 제가 낫지 않아요?"

경기도지사 출마를 밝힌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경기지사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올해 지방선거 승리가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지방선거에서 국민적 지지를 확실하게 받지 못하면, 정부의 국정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밝힌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경기지사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올해 지방선거 승리가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지방선거에서 국민적 지지를 확실하게 받지 못하면, 정부의 국정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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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선 세 가지 이유를 댔다. 첫째,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올해 지방선거 승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적 지지를 확실하게 받지 못하면, 정부의 국정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했다. 두 번째 이유도 문 대통령과 연결됐다. 그는 "문 대통령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분권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지방선거에서 진다면 국정 주요 철학이자 이념인 분권을 실현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물론, 그의 말대로 "경기도는 가장 큰 지자체"다. 세 번째 이유는 대선으로 연결됐다.

"대선 때 60개 지역위원회, 61개 선거구를 거의 빠지지 않고 유세를 다녔습니다. 많은 분들을 만났고, 그러면서 경기도 8대 대선 공약도 만들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느낀 것이 경기도만의 정책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작년에 최고위원, 경기도당위원장이 되고 나서 경기도 곳곳을 다니면서 역시 그런 정책이 굉장히 부족한 것을 보고, 경기도에 대해 책임지고, 도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구체적인 정책을 집행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했습니다."

- 그런 이유라면 이재명 시장도 해당하지 않을까요? 지자체장으로서 충분한 경험을 갖고 계신 분이기도 하고요.
"충분하게 경쟁을 해서 가장 적합한 후보를 찾는 게 중요하죠. 필요한 후보는 경쟁에서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경기지사, 20년 전 저희(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이후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경쟁력 있는 후보를 찾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건데, 적합한 후보를 찾아야 하는데, (살짝 웃으며) 저에 대해 물어본다면, 안정감과 정책 실현 능력은 제가 좀 낫지 않습니까?(기자가 크게 웃자) 너무 크게 웃어버리시니까...(웃음)."

- 대놓고 갑자기 이렇게...
"아니, 그런 경우에는 그냥 맞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지 않아요?(웃음)"

- 다소 억울하실 수 있겠지만, 의원님이 방금 말씀하신 안정감이나 정책 실현 능력 등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자신감을 갖고 계시지만, 그 부분에 선뜻 공감하기 어렵지 않나 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직 시민분들이 지방선거를 현실감 있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지도가 바로 지지도로 연결되는 거 같은데, 구체적으로 도정을 책임질 사람이 누구냐? 또는 더불어민주당을 대표할 사람이 누구냐?, 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판단하게 되면, 현실감 있게 생각하게 되면, 이제 보게 되는 거죠. 후보의 정치 역정, 정책적 발언들, 당에 대한 기여, 국회 활동, 행정가로서 했던 것 등을 판단한다면, 저는 그런 면에서 자신감이 있다, 저도 그런 부분에서 경쟁력이 있다 생각하는 겁니다."

- 이 시장보다 내가 앞선다, 그렇게 들리기도 하는데요.
"모든 후보들이 다들 자기가 이긴다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웃음)."

* [클릭] 전해철 의원 '생생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태그:#전해철, #이재명, #경기지사, #버스준공영제, #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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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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