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3일 오전 왼쪽 옷깃에 수인번호 '503번'을 달고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첫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3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지 53일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 첫 재판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3일 오전 왼쪽 옷깃에 수인번호 '503번'을 달고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첫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31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지 53일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 예산을 뇌물로 상납받아 대포폰 요금, 기치료 비용 등 사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검찰 조사로 드러났다.

나아가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 총선을 앞두고 불법 여론조사를 벌인 일에도 개입했는지 살펴보는 중이다. 만약 여기에도 관여했다면 박 전 대통령의 죄목은 더 늘어난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4일 박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국정원장 3명으로부터 이 기관 특수활동비 36억5천만 원을 뇌물로 상납 받아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국정농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국고손실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관련기사: 박근혜, 청와대 금고에 국정원 돈 쌓아놓고 썼다).

박 전 대통령이 먼저 상납 요구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먼저 요구해 불법 상납이 시작됐으며, 이 돈은 소위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인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집무실 개인 금고에 보관했다. 은밀히 보관된 이 돈은 임기 내내 박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사저관리비, 기치료와 운동치료 비용, 의상 제작 비용으로 쓰였다. '비선실세' 최순실씨 등과 연락을 주고받는 데 사용된 대포폰 51대의 기기값과 요금으로도 사용됐다.

지난해 10월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을 긴급체포하면서 본격 수사에 나선 검찰은 이후 전직 국정원장 3명과 '친박 실세'였던 김재원·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소환해 자금 흐름과 용처를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대통령이 사적으로 유용한 부분은 이날 중간 수사 결과 발표로 대부분 확인됐다.

이 외에도 검찰은 지난 정권 청와대가 지난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불법 여론 조사를 벌이고, 여기에 든 비용 5억 원을 국정원 특수활동비로 처리한 배경도 수사 중이다. 당시 청와대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핵심 지역구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친박 후보들의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한 이른바 '진박 감별' 여론조사를 비밀리에 진행했다. 새누리당이 비박 인사를 배제하고 친박 인사들로 공천을 하려던 시기였다.

이 여론조사가 진행된 시점엔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재직했으며 후에 비용을 정산할 때는 김재원 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정무수석으로 일했다. 검찰은 두 명의 전직 정무수석을 지난 11월 21일과 11월 27일에 불러 조사했다. 15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김 의원은 이날 검찰 청사를 나서며 "성실하게 조사 받았다"라고만 밝혔다.

검찰은 불법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비용을 국정원 예산으로 충당하는 일에 박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를 밝혀 여죄를 추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이 소환을 통보했으나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 이유로 불응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서울구치소까지 찾아가 방문 조사를 시도했지만 박 전 대통령이 진술을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총선 개입 여론조사 비용 계속 수사중"

검찰관계자는 국정원 특활비 상납 관련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청와대 총선 개입 여론조사 비용 부분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지시했거나 보고를 받았다는 조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라면서 "이 부분은 계속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공무원은 특정 정당 또는 후보자의 지지도를 조사할 수 없다. 만약 이런 불법 정치 활동에도 관여했다면,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더욱 늘어난다. 그는 앞서 국정농단 때 뇌물수수 등 13가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태그:#박근혜, #총선, #진박감별, #여론조사, #특활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