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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대학입시와 중고교 교육현장에서 '평가혁명'에 착수했다. ①대학입학 공통시험(일본 수능)의 일부 문제를 논술형으로 출제하고 ②공교육에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③대입 논술 문제를 좀 더 수준 높게 출제하라고 각 대학에 지침을 내렸다.

반면에 한국은 ①대입수학능력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하고 ②대입전형에서 일부 대학은 논술고사를 전면 폐지하거나 축소했으며 ③질 낮은 암기식 내신 문제로 소모적인 경쟁을 부추기고 공정성마저 상실한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했다.

한국과 일본의 교육은 마치 정반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 교육을 이대로 방치하면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고까지 걱정한다.

한국 교육의 혁신을 위해 '일본교육혁명, 그 현장을 찾아서'를 주제로 기획 취재를 시작한다. 일본의 일선 학교들과 교육 전문가들을 취재하여 일본교육 평가혁명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그 첫 단계로 홋카이도에 있는 '시립 삿포로(札幌) 가이세이(開成) 중등교육학교'를 현장 탐방했다. 이 학교는 삿포로시에서 운영하는 공립학교로 IB 논술형 교육과정을 4년째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제학교'가 아니라 '공립학교'에서 IB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한국 공교육이 본보기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 공교육에도 IB 교육과정을 적용하는 게 좋겠는지, 문재인 정부의 국가교육회의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진지하게 토론해 보면 좋겠다. - 기자 말

"5:30, 5:29, 5:28, 5:27..."

지난해 12월 11일 오전, 일본 삿포로에 있는 가이세이 중등교육학교<6년 과정, 교장:아이자와(相沢) 코쿠메이(克明)>의 중학교 3학년 교실.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 논술형 교육과정의 중학 단계인 MYP(Middle Year Program)로 수학 수업을 하고 있었다.

칠판 왼쪽의 텔레비전 수상기 대형 화면엔 초 단위로 숫자가 줄어들고 있었다. 3~4명씩 6~7개 조로 배치된 학생들이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수업 활동 종류에 따라, 책걸상은 칠판을 향해서 나란하게 놓기도 하고, 책걸상을 움직여 조별로 배치하기도 했다). 문제지에는 '삼각형과 비(三角刑と比) 문제'가 적혀 있고 '메넬라오스의 정리'도 소개돼 있었다.

"오늘은 삼각형 중심내각을 공부합니다. 이 이론으로 팽이를 만들어 봅시다. 어느 부분을 중심으로 해서 못을 박으면 팽이가 잘 돌지 생각해 보면 됩니다."

일본 삿포로 가이세이중등학교에서 IB 교육과정으로 수학을 지도하는 토마스 베르쇼 교사가 힉생들에게 질문을 한 뒤 답변해 보라면서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누가 답변해 볼까요?" 일본 삿포로 가이세이중등학교에서 IB 교육과정으로 수학을 지도하는 토마스 베르쇼 교사가 힉생들에게 질문을 한 뒤 답변해 보라면서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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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3~4명' 조별 토론하면서 수학 문제 풀이방법 토론

교사는 이날 수업 도입부에 삼각형 중심내각 이론을 응용하여 팽이를 만들어 보자고 했다. 문제 풀이 시간으로 20분을 주었다. 교사는 해법을 찾으려면 어떤 공식을 어떻게 응용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었다.

학생들은 답안지에 문제풀이를 적느라 바빴다. 객관식 선택형 문항이 아니라 사실상 '수리논술' 형식이었다. 서로 토론도 하면서 해법을 찾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생각을 교환하면서 문제에 접근한 것이다. 공학 계산기를 활용해 해법을 찾아보는 학생도 있었다.

교사 두 명은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조별로 문제풀이 상황을 점검했다. 방향을 잡지 못하면 교사가 조언을 해 주었다. 한 명은 정교사고, 또 한 명은 부(副)교사였다. 이들은 학생들이 뭐라고 토론하는지 귀기울여 들었다.

조별로 자리배치한 학생들이 수학 문제를 서로 토론해 가면서 풀고 있다.
▲ "어떻게 풀어볼까 토론해 봅시다" 조별로 자리배치한 학생들이 수학 문제를 서로 토론해 가면서 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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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이 너무 빗나가면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교사 개입

교사의 개입이 일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한 조에서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 상황이 포착됐다. 교사가 작은 목소리로 도움말을 들려줬다. 토론이 너무 빗나가면 교사가 개입하여 '이렇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식으로 유도했다. 

"지금 시도한 방법도 참 좋아. 그런데 반대로 접근해 보면 어떨까? 그러면 문제가 좀 더 쉽게 풀릴 거야."

하지만 교사는 거기에서 그쳤다. 어디까지나 조력자일 뿐이었다. 정답을 가르쳐 주지는 않았다.

가이세이중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수학 시간에 시간을 재가면서 문제를 풀고 있다. 칠판 왼쪽 텔레비젼 화면에 3분 46초가 남았다고 표시돼 있다.
▲ "시간 내에 풀어보세요" 가이세이중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수학 시간에 시간을 재가면서 문제를 풀고 있다. 칠판 왼쪽 텔레비젼 화면에 3분 46초가 남았다고 표시돼 있다.
ⓒ 신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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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5. 4, 3, 2, 1, 0(초)"

드디어 문제 풀이 시간이 끝났다. 중간 단계까지는 어느 정도 풀었지만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학생들도 있었다.

"문제를 다 푼 학생들은 손을 들어보셔요."

교사의 말에 일부가 손을 번쩍 들었다. 호명을 받은 한 학생이 칠판 앞에서 어떻게 문제를 풀었는지 설명했다. 문제를 다 해결하지 못한 학생들은 그의 풀이 방법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교사도 판서해 가면서 보충 설명을 해 주었다. 학생들은 그 해법을 이해하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토마스 베르쇼 교사가 IB 교육과정으로  수학 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 "정답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토마스 베르쇼 교사가 IB 교육과정으로 수학 수업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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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정답 요구하는 대신 풀이과정 서술하는 '수리논술' 교육

수업이 끝났다. 학생 5~6명이 공책을 들고 교사에게 달려갔다.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교사는 칠판에 문제 풀이 방법을 적어 가면서 설명을 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들도 있었다. 한 학생은 그래도 이해가 안 가는지 계속 질문을 했다. 교사는 학생들을 이해시키려고 애를 쓰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 수업에서는 문제의 정답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각자 답을 내기까지 거친 과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어떻게 글로 전달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교육했다.

"학생들을 몇 개 조로 편성하여 스스로 협력해 가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합니다. 단순히 교사가 설명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학생들끼리 문제를 다루게 하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이 수업의 부교사인 영국인 토마스 베르쇼 씨는 "조별 수업 방식은 한편으로는 모험"이라면서 "그러나 학생들이 여러 번 실패를 겪으며, 서로서로 계속 새로운 풀이방법을 제시하다 보면, 결국 어느 순간 다 함께 '아 이런 것이구나!'하고 깨닫는 순간이 온다"고 말했다. 그는 "배움에서 이와 같은 순간은 아주 큰 중요성을 지닌다"고 덧붙였다.

가이세이중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공부한 수학 문제.
▲ 수학 문제지 가이세이중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공부한 수학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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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서도 정답 대신 '정답까지 가는 과정'을 중시해야"

그는 영국에서 IB의 고등부 과정인 DP로 2년간 공부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서 수학과 일본어를 전공했으며 일본 북해도대학에서 3학년 때부터 교환 유학생으로 있었다.

"수학에서는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IB 교육과정에서는 수학조차도 정답을 찾으라고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정답까지 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걸 중시합니다. 사회생활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고력 갖게 해 주는 게 IB 수학 교육의 장점입니다."

토마스 베르쇼 교사는 "입시 위주의 수학 공부는 국제화 시대에 알맞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학생을 교육할 때 사회 생활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하는 것이 참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IB 교육과정을 도입한다면 이것이 학생 중심의 교육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겁니다. 교사와 입시와 교재가 중심인 수업이 아니라 학생이 중심이 되는 미래 지향적 교육입니다."

"세계가 급변…한국에서도 IB 논술형 교육과정 도입 필요"

토마스 베르쇼 교사는 "한국에서도 IB 논술형 교육을 해야 한다"면서 "그 이유는 세계가 급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 입시 중심의 교과서는 변화가 없습니다. 기존의 시험 방법은 좋지 않습니다. 고등부 교육과정인 IBDP는 수업 방법이 게속 변화 발전합니다. 변화가 없으면 안 됩니다. 국제화에 걸맞는 교육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토마스 베르쇼 교사는 1, 2학년까지는 일본어로 수업을 한다. 3학년부터는 영어와 일본어 수업 중 학생들이 선택한다. 다음은 토마스 베르쇼 교사와 나눈 일문일답 인터뷰.

수학 수업을 마친 뒤 학생들이 칠판 앞에 있던 교사에게 가서 질문하는 장면.
▲ "질문 있어요" 수학 수업을 마친 뒤 학생들이 칠판 앞에 있던 교사에게 가서 질문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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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면서 만나는 문제를 해결할 지혜를 수학 공부에서 찾아"

- IB 교육의 장점을 수학과 관련하여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IB 수학에서는 정답을 맞추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와 씨름하는 과정을 매우 중시합니다. 자신이 찾은 정답이 맞는지 틀렸는지가 중심이 아니라, 수학 지식을 도구로 사용하여 사회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문제와 씨름하는 데에 몰두하도록 합니다. 이를 조금 더 확장한다면, 인생에 적용 가능한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실제로 많은 문제를 겪으며 하루하루 그런 문제들과 씨름하기 때문입니다."

- 구체적으로 수업에서 배운 내용과 관련하여 조금 더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예를 들어, 오늘 수업에서는 삼각형의 오심을 배웠습니다. 외심, 내심, 무게 중심 같은 것이죠. 특히 오늘은 어떻게 컴퍼스를 사용하면 좋을까 하는 부분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어느 점에 컴퍼스의 중심을 찍어서 원을 그려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주로 다뤘지요."

영국 출신으로 가이세이중등학교에서 수학을 지도하는 토마스 베르쇼 교사.
 영국 출신으로 가이세이중등학교에서 수학을 지도하는 토마스 베르쇼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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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풀이방법 토론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

- 그 다음에 어떻게 했나요?
"4인 1조로 편성된 학생들에게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게 했습니다. 처음부터 학생들이 정확한 지점을 찾아서 올바르게 원을 그리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점점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식으로 토론 분위기가 올라갔습니다. 다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고력과 창의력이 향상되겠지요."

- 수업에서 유난히 뛰어난 학생들도 있나요?
"한 반에 25~30명이 있는데, 실제로 1~2명은 문제를 내자마자 정답을 알아낼 정도로 뛰어납니다. 이 학생들에게는 한 단계 더 수준 높은 문제를 제시하여 좀 더 생각할 기회를 줍니다."

- 수학 원리를 응용하여 팽이를 만드는 수업이 인상적입니다. 비슷한 사례가 더 없을까요?
"삼각형을 종이에 그린 뒤 접든지 어떻게 하든지 아무튼 가위로 한번에 잘라서 삼각형을 만들어 보게 했습니다. 어제도 이런 수업을 했습니다. 빈 종이에 삼각형을 그리고 접은 뒤 한번에 자르는 방식으로 삼각형을 만들어 보는 겁니다."

- 학생들이 잘 하던가요?
"한 반에서 1~2명이 정답을 찾았습니다. 나머지 학생들도 20분에 거의 다 풀긴 합니다. 빨리 찾는 학생이 1~2명인 거지요. 다음 문제는 더 어려운 걸 줍니다. 답을 찾는 방법을 친구의 풀이를 보고 따라하는 사례도 있는데 모방도 공부가 됩니다."

삿포로 가이세이중등교육학교 1층 게시판.
▲ '게시판 풍경' 삿포로 가이세이중등교육학교 1층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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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하는 것만 목표로 설정하지는 않아"

- 예전의 주입식 일본 교육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그에 비해 현재의 IB 수업은 어떤  장점이 있나요?

"일본에서는 대학입시가 중요하기 때문에, 교사가 모든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을 선호하였습니다. 이 방식이 좋은 입시 성적을 내는 데 기여하였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학생들은 국제적인 환경 혹은  업계에서 살아나가야 합니다. 학업을 마친 뒤의 삶은 대학 입시와는 전혀 다릅니다. 교사는 바로 이 부분을 생각하여야 합니다. 다시 말해 단순히 학생이 입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할 일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서 곧 성인이 될 학생들의 삶, 다시 말해 한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나가게 하는 능력을 배양하는 일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사회 진출 뒤에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야"

- 학생들에게 키워 주려는 능력이 단순한 지식 주입이 아니군요.

"학업을 마치고 나면 더 이상 선생님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면, 일을 가르쳐 주는 회사 상사는 있어도 공부를 가르쳐 주는 선생님은 더 이상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더 이상 공부를 할 필요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취직을 한 이후에도 공부를 하지 않으면 점점 도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이 없기 때문에 결국 사회인은 어느 정도 스스로 공부를 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능력은 하루 아침에 기를 수가 없습니다. 오랜 시간 연습하여 몸에 배는 것입니다. 저는 학생들이 그런 능력을 기르도록 돕고 있습니다."

"수학을 일상생활 문제해결 도구로 활용하도록 장려"

<IB 교육과정 중학 단계 MYP의 '수학 과정'>



IB의 중학 수학 교육과정인 'MYP(Middle Years Programme) 수학'은 만 11세에서 만 16세 학생을 대상으로 만든 교육과정이다.

◆ 'MYP 수학'의 구체적인 교육 목표는 ①지식 습득과 이해, ②유형 탐구, ③소통, ④실제 삶에 적용하기에 있다.

①'지식의 습득과 이해'는 수학을 공부하며 개념을 탐구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데 가장 근본적인 기초다. 학생들은 수(number), 대수학(algebra), 기하학과 삼각법(geometry and trigonometry), 통계와 확률(statistics and probability)의 개념과 기술을 이해하고 그 지식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②'패턴 탐구'는 수학적 발견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학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탐구 능력은 매우 중요하며 평생학습에 기여하므로 모든 학생이 탐구를 할 수 있도록 교사는 충분히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③'대화'는 수학에서 강력하고 보편적인 언어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적절한 수학적 언어와  서로 다른 발표 형식을 이용하여 수학적 개념과 추론, 발견을 서로 소통할 수 있게 이끈다.

④'실제 삶에 적용'한다. 학생들이 수학을 실제 삶의 맥락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학생들은 수학 이론 지식을 실제 상황에 맞게 전환하며 문제해결에 필요한 전략으로 적용한다.

'MYP 수학'에서는 ▲학생들이 수학을 즐기고 호기심을 키우며 수학의 아름다움과 그 힘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며 ▲수학의 본질과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한다. ▲다양한 맥락 속에서 명확하고 자신 있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하며 ▲논리적,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데에도 초점을 맞춘다. ▲수학적 사고와 문제해결을 스스로, 인내심을 갖고, 자신있게 할 수 있도록 하며 ▲일반화, 추상화하는 힘을 키워준다.

탐구 학습=탐구는 더 깊이있는 이해 수준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MYP 수학은 전 지구적 맥락(global contexts)의 개념적 이해(conceptual understanding)를 개발하여 수학의 탐구를 지속하도록 이끈다. 교사와 학생은 탐구 서술(statement of inquiry) 및 탐구 질문(inquiry question)을 활용하여 주제를 분석한다. 탐구를 하면서 학생들은 배움에 다가가는(approaches to learning, ATL) 방법을 개발한다.

MYP에서는 미리 제시된 주요 개념과 관련 개념들로 개념적 이해의 틀을 잡는다. 교사는 반드시 제시된 개념들을 이용하여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 MYP에서 제시하는 주요 개념 중 수학에서 사용하는 개념은 형태(Form), 논리(Logic), 관계(Relationships)다.

MYP 수학에서 '형태'는 한 독립체의 근본적인 모양과 구조의 이해를 말하며, 이 모양과 구조는 그것의 성질에 따라 구별된다. 논리란 추론의 한 방법이자 논거를 만들고 결론에 다다르는 법칙 체계다.

◆ IB 수학에서 '인체 측정 모델링' 수업의 예시를 살펴보자.

①1학년 때는 직교좌표평면, 좌표기입, 변수 연계, 데이터 수집, 관측된 추세의 형식적·비형식적 묘사를 배운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의 발 길이 대비 신장을 비교하는 간단한 모델을 구상할 수 있다.

②3학년에는 추세 예측, 눈대중 모델링, 독립변수 대 종속변수, 변수의 적절한 값 상정하기를 배운다. 이를 바탕으로 모델링 데이터를 확장한다. 이를 테면 측정 데이터를 남자 대 여자로 두고 비교할 수 있다.

③5학년에는 정의역과 범주, 선형회귀분석, 정확도와 상관관계, 예측, 기술 활용을 배운다. 이를 바탕으로 모델링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확장하며 더 나아가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사람의 발 길이 대비 신장을 비교한 데이터를 남자의 것과 여자의 것으로 분리한다. 이를 활용해 범죄 현장에 남겨진 발자국을 보고 용의자의 신장을 계산한다.

④DP 1~2학년에는 모델 설정, 비교, 계수간 상관관계, 더 복잡한 모델의 사용, 학생들이 정한 모델과 데이터의 한계를 주제로 토론한다. 모델링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능을 만들어내어 인류학(화석인류학)에 활용한다. 선대 인류나 공룡 뼈의 크기를 이용해 그들의 신장을 계산한다.

◆ IB 수학에서 '부피와 넓이'를 어떻게 수업하는지 살펴보자.

①1학년 때는 학생들이 서로 다른 원통형 용기의 부피를 직접 측정하고 이를 계산된 값과 비교한다. 학생들은 왜 자신들이 직접 측정한 결과와 계산된 값에 차이가 발생하는지 가설을 세워본다. 왜 특정 모양의 용기가 특정 상품에 활용되는지를 보고서로 작성한다.

②3학년 때는 원통형 용기의 치수(원 반지름과 높이)를 바꿔가며 그 영향을 조사한다.  어떤 치수를 변화시키는 것이 면적이나 부피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지 서술하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③5학년 때는 일정 부피(330ml)의 이온음료 캔의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치들을 학생들이 정한다. 이때 그래픽 표시 계산기(Graphic Display Calculator, GDC)를 이용한다.

④DP(고교과정) 1~2학년 때는 제시된 부피(330ml)의 이온음료 캔의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치들을 학생들이 정한다. 미적분학을 활용하여 정해 보고 여기서 정한 수치를, 다른 방법으로 정한 것과 비교한다.<출처=IBO Mathematics guide>

덧붙이는 글 | 임문택(삿포로 무지개한국어학원 대표)가 통역을 지원했습니다.



태그:#IB, #바칼로레아, #MYP, #교육혁명, #논술형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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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출신 글쓰기 전문가. 스포츠조선에서 체육부 기자 역임.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등에 글을 씀. 경희대, 경인교대, 한성대, 서울시립대, 인덕대 등서 강의.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 받은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 연구'가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게재.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저술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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