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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문학 3호 표지
 일일문학 3호 표지
ⓒ 일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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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문학회(회장 공영구)가 발간하는 연간지 <일일문학> 3호가 출간됐다. 이번 호에는 특집으로 '일일문학회 초청 강연(김성진 대구대 교수, 공광규 시인)', '일일문학회 문학 기행', '우포 생태숲 체험'을 실었다.

회원들의 신작은 김강석 외 22인의 시 46편, 김용주 외 3인의 시조 7편, 석정희 외 9인의 수필 10편, 권대자 외 3인의 동시 8편, 박신헌의 평론 등을 수록했다.

그 외 권영시의 '문화 탐방(옛 현풍현 부곡과 대암을 가다)', 제 13회 원종린 수필 문학상을 수상한 견일영의 '산수화 뒤에서'와 제 6회 한올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한 송일호의 '학생부군신위'도 게재했다. 견일영과 송일호의 수필과 소설은 수상 작품이다.

경험을 이야기로 꾸며라

공광규 시인은 초청 강연 원고 '시를 읽고 쓰려는 당신에게'를 통해 시를 쓰는 몇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경험을 옮겨라. 글쓰기는 경험을 옮기는 데서 시작한다. 경험한 것이 아니면 쓰지 마라. 주제는 영원하지만 경험만은 각자 다르다.

둘째, 이야기를 꾸며라. 사람의 경험은 많으나 극적이지 않다. 경험만 쓰겠다는 건 평생 몇 편만 쓰겠다는 것이다. 글쓰기 능력은 이야기를 꾸며내는 능력이다.

셋째, 솔직하게 써라. 거짓 없는 마음을 써라. 시는 자기 고백의 양식이다. 진정성 없는 시를 누가 읽겠는가.

넷째, 선배에게 배워라. 문학은 제도이므로 배워야 한다. 스승 없이 공부하면 외도가 된다. 멘토를 잡아라.

다섯째, 재미있게 써라. 재미있어야 읽는다. 재미가 없으면 사람도 버린다. 재미있는 글만 살아남아 고전이 된다.

여섯째, 현재를 써라. 사람은 현재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배고프고, 보고 싶고, 미워하고, 지겨운 것이다. 현재를 관찰하여 새롭게 서정을 드러내자.

일곱째, 쉽게 써라. 어려운 시는 표현 미숙 때문이다. 읽어가면서 내용이 들어와야 한다. 어려운 시는 휴지통에 던져라.

우포늪 생태 체험을 시로 형상화

공영구 회장은 발간사 '낯익은 얼굴들'에서 "지난 가을에 실시한 창녕 우포늪의 1박2일 생태숲 체험은 어느 문학단체에서도 흉내낼 수 없는 독보적인 행사"였다면서 "앞으로 정례화할 에정"이라고 했다. 따라서 <일일문학> 3호에 우포늪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실려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상남도 창녕군 우포늪
 경상남도 창녕군 우포늪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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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 (김종근)

오래 전부터 누가 저 늪에
자연의 양수
가득 담아 두었나.

살아 있는 것들 모두
그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새로운 양수 쉴 새 없이 돌고 돌아
생명의 젖줄 이어가고 있다.

늪의 여인들 제 몸속에
흐르는 양수 맥박 잡아
자운영 가시연꽃 물억새
계절에 맞춰 향기롭게 피워내고 있다.

오늘도 우포늪에는
모든 것들 살아 꿈틀대고 있는데
정오의 시간
빛나는 햇살 가득 안고
생명의 신비 계속되고 있다.

'특집 3 우포 생태숲 체험'에는 김종근의 시 외에도 서정은의 '천연의 숨결', 석정희의 '우포늪', 오정희의 '그믐', 유가형의 '가시연꽃', 이은재의 '가시연꽃', 윤경희의 '그 여름 우포', 이태석의 '우포늪', 정하해의 '다시, 우포늪', 한선향의 '자연사 박물관 우포늪'도 실려 있다.

예천 일원 문학기행 경험도 작품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온 경험도 시가 되었다. 공광규의 시를 쓰려면 '경험을 옮겨라'는 강연 내용이 현실로 반영된 것이다. 이은재의 '삼강나루', 이태석의 '삼강주막', 정하해의 '초간정에 들어', 최춘해의 '무섬 마을', 권영시의 '용문사에서 삼강나루터까지'는 예천 용문사와 삼강나루 일원에 다녀온 문학기행의 산물이다. 그 중 권영시의 신작은 산문이다.

경상북도 예천군 삼강주막
 경상북도 예천군 삼강주막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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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나루 (이은재)

조선 팔도 보부상과 사공들이
제집처럼 드나들던 곳
오막살이집 한 채, 아직 남아 있다
시커멓게 그을린 부엌 벽은
그녀가 쓰다 접어 버린
한 권의 일기장
부지깽이는 한 자루 몽당연필
부엌 벽마다 빼곡히 적어 놓은
저 글자들은
누구를 향한 기다림일까?
글자 하나만 삐끗해도
도미노처럼 쓰러지고 말 것처럼
차려 자세를 풀지 못하는
저 수많은 글자들
부지깽이 주인이 돌아오기 전에는
끝내 판독할 수 없을 텐데
아무리 참기 어려워도
그녀가 기다리던 사람이
다시 나타날 때까지는
자간들을 묵묵히 지켜야 하리
사립문 밖에서 서성대는
저 늙은 회화나무는
그 내력을 다 알고 있을 테지만
입이 워낙 무거워서 말을 못하나 봐

우리 고장 최고의 문학 단체로 우뚝 설 각오

일일문학회는 2014년 12월 20일 처음으로 창립을 논의했다. 창립 총회는 2015년 1월 11일에 가졌고 초대 회장은 문학평론가 박신헌이 맡았다. 그 후 여덟 차례에 걸쳐 문학 세미나를 개최했고, 문학기행 또는 문화유산 답사여행도 8회 실시했다.

공영구 회장은 "일일문학회는 공부하고 노력하는 문학 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이제 옥을 깎는 심정으로 회원들의 정서를 비옥하게 살찌우고 싶다. 나아가 지역 사회 정신문화의 중심적 역할을 다하는 <일일문학>으로 성장하여 명실상부한 우리 고장의 최고 문학 단체로 우뚝 서고자 한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일일문학>, 일일문학회 2017년 12월 7일 펴냄, 236쪽, 1만5천 원.



태그:#일일문학, #공영구, #공광규, #박신헌, #이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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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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