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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발달에도 부룩하고 장애인 인구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16년 현재 5126만 9554명, 등록장애인수는 251만1051명입니다. 총 인구 대비 등록장애인수는 약 4.9% 정도입니다. 이 통계는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장애인의 수입니다. 등록 방법을 모르거나 의도적으로 등록을 회피한 경우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장애인 복지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신 한 활동가는 전 인구의 15%가 장애인이라고 말합니다.

통계의 수치에 연연하지 않더라도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아직 과학이 접근 불가능한 영역의 질병과 수많은 사건사고의 당사자가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이 장애인에 대한 바른 인식과 처우는 한 나라의 복지의 정도뿐만 아니라 국격에 관한 문제이며 내가 당사자인 문제입니다.

헤이리의 주민들은 매월 주민들이 납부하는 주민회비의 일부를 떼어 이웃과의 공존과 인간에 대한 작은 도리의 실천으로 한 장애인 시설에 쌀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월 새롭게 도정한 쌀을 월초에 보내고 있습니다. 적어도 배고픈 일은 없도록 최후의 안심을 드리는 일입니다. 그곳은 스스로가 1급 지체장애인이면서 지적장애인들을 돌보고 계시는 우총평 원장님께서 운영하는 '프란치스코네집'입니다.

1급 지체장애인이면서 지적장애인들을 돌보고 계시는 '프란치스코네집'의 우총평원장님
 1급 지체장애인이면서 지적장애인들을 돌보고 계시는 '프란치스코네집'의 우총평원장님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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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외로움이 더할 세밑의 분위기를 감안해 금일봉을 전하러 그 시설에 방문했습니다. 쌀을 받자마자 매번 감사 전화를 주셨던 원장님께 고마움도 전하고 원생들에게도 사람 냄새를 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낮 시간이 허락되는 안현정·나진영선생님과 함께한 그 방문에서 원생들은 각자의 사정을 나름의 방식으로 어필했습니다. 한 분은 눈의 불편한 부위를 가리키며 아픈 표정을 지었고 어떤 분은 우리 일행의 사정이 궁금해 이것저것 질문을 했습니다.
 
"올해 기관에 제출할 자료가 필요해 장애등급 검사를 했는데 모두 1급 지적장애로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이큐가 30~40 정도 되는 셈인데 아주 어린아이의 지능이라고 보면 됩니다."
 
원생들의 행동에 불편해할지를 염려한 데메뜨리아 사회복지사께서 원생들의 사정을 설명해주셨습니다.

원생들은 스스로는 자신의 나이를 알지 못합니다. 기록에 따르면 77세 어르신에서 40대 초반까지 분들이 함께 계십니다.
 
집 뒤 작은 텃밭에 밭작물을 짓지만 원생들 대신에 대부분은 자원봉사자들이 가꿀 수밖에 없습니다. 원생들은 풀과 작물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래 이 시설을 교통이 편리한 경기도 일산에 지을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시설을 짓는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주변 분들의 민원으로 불가하게 되어 이곳 산골짜기로 들어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땅을 계약할 때도 단서를 달았습니다. 만약 주변의 땅 주인들이 민원을 제기하면 계약을 무효로 한다는..."
 
하지만 농사를 짓거나 축산을 하고 계신 주면의 대여섯 가구 이웃들은 이들을 이웃으로 받아주셨고 지금은 여름의 바비큐파티나 행사 때에 서로 오가는 사이로 어울려 살고 있습니다.

원래 프란치스코네집은 교통이 편리한 도회지에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집단 민원으로 외진 산아래로 오게되었다.
 원래 프란치스코네집은 교통이 편리한 도회지에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집단 민원으로 외진 산아래로 오게되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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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투를 내밀고 일어서려고 할 때 원생들께서 한 명씩 태권도 시범을 보여주었습니다.
 
"2달 전부터 태권도 학원에 다녀요. 몸을 움직여야 해서요. 모두들 즐거워하고 열심히 하고 있답니다."



그동안의 태권도 수련을 보여주고 계신 원생
 그동안의 태권도 수련을 보여주고 계신 원생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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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을 끝내고 떠나려고 하는 우리 일행의 차에 귤 한 박스를 실었습니다.

"마침 그제 제주 '살레시오의집'에서 귤 몇 박스를 보내왔습니다. 나누어 먹고 싶어요."

살레시오의집은 우원장님께서 전국에 세운 다섯 개 시설 중의 하나이다.
 살레시오의집은 우원장님께서 전국에 세운 다섯 개 시설 중의 하나이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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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레시오의집은 우 원장님께서 버림받은 장애인들의 최소한의 생계를 위해 전국에 세운 다섯 개 시설 중의 하나입니다.
 
올해도 주민송년회에서 주민들께 이 프란치스코네집의 천국의 모습을 귤과 함께 전했습니다.

2017 헤이리주민 송년회에서 프란치스코네집에서 본 천국의 모습을 전했습니다. 각 테이블에 놓인 귤이 프란치스코네집에서 주신 것입니다. 나뭄은 또다른 나눔의 불씨가 됩니다.
 2017 헤이리주민 송년회에서 프란치스코네집에서 본 천국의 모습을 전했습니다. 각 테이블에 놓인 귤이 프란치스코네집에서 주신 것입니다. 나뭄은 또다른 나눔의 불씨가 됩니다.
ⓒ 이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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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태그:#프란치스코네집, #헤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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