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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 오후 4시 15분께 울산 동구 동북동쪽 54km 해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5.61도, 동경 129.99도며 발생 깊이는 23km다.
 12월 9일 오후 4시 15분께 울산 동구 동북동쪽 54km 해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5.61도, 동경 129.99도며 발생 깊이는 23km다.
ⓒ 기상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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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오늘 울산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데요. 이번에는 재난 문자 메시지가 안 오네요."

토요일인 지난 9일 저녁 인터넷을 서핑하던 고교생 아들이 내게 말했다.

기상청발표에 따르면, 12월 9일 오후 4시 15분께 울산 동구 동북동쪽 54km 해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5.61도, 동경 129.99도며 발생 깊이는 23km다. 기상청은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에 대해 "규모 2.3은 지진계가 감지할 수 있는 정도이나 사람은 느끼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진과 관련해서는 안전당국으로부터 지진 알림 메시지도 없었거니와 주말인지라 언론의 추가 취재도 없었다. 환경단체 또한 휴일을 쉬면서 이번 지진에 대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지진은 세간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 14기의 원전이 둘러싸인 울산에서 올해 들어 이번을 포함해 6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번 규모 2.3지진은 그냥 묵과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지난해 5.0규모 지진 경험한 울산 시민, 경주 5.8, 포항 5.4지진에 충격 받아

지난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포함시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인근도시 울산에서도 시청 건물이 흔들려 공무원들이 마당으로 대피하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특히 지난달 포항지진은 대통령 공약사항인 신규 원전(울산 울주군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두고 공론화를 벌인 결과, '건설 계속'으로 결론난 직후의 일이라 논란은 거셌다. 이를 반영하듯 탈핵의원모임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국민 인식조사를 한 결과, 국민 44.3%가 '지진 직접피해'보다 '원전 2차피해'를 더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피해의식은 지난해 울산시민들이 처음으로 5.0이상의 지진을 경험하면서 심화됐다. 2016년 7월 5일 저녁 8시 33분 울산 동구 동쪽 52km 해역에서 5.0 지진이 발생했다. 울산 전 지역에서 실내 집기 흔들림 등이 감지됐으나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처음으로 5.0 이상의 지진을 경험하면서 불안감을 느꼈다.

이어 두달 뒤인 지난해 9월 12일 오후 7시 44분과 8시 32분께 경북 경주 남서쪽에서 규모 5.0, 5.8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 경주에 큰 피해가 났고 인접도시 울산에서도 일부 학교 강당의 천장 조명 등이 부서지고 본관 건물과 강당 벽면에 균열이 생기는 등 84개 학교 및 4개 교육기관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등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안겼다.

문제는 올해 들어서도 울산에서 지속적으로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은 지진 후 큰 지진이 이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가까이로는 지난 10월 4일 오전 2시 11분 울산 동구 동쪽 42km 해역에서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했다. 앞서 5월 28일 오후 3시 47분 울산 북구 동북동쪽 20km 해역에서 규모 2.7 지진이 발생했다.

그 전에는 4월 4일 오후 11시 25분 울산 동구 동북동쪽 56km 해역에서 규모 2.2 지진이, 2월 10일과 12일에는 울산 북구 동북동쪽 20km~28km 해역부근에서 2.2와 2.8 지진이 발생하는 등 6차례 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 김형근 집행위원장은 11일 "지난 2011년 인구 20여만 명이 살고 산지로 둘러싸인 일본 후쿠시마핵발전소 4기가 단 한차례의 지진으로 전국토를 재앙의 땅으로 몰고 간 사례는 먼 나라의 일이나 먼 훗날의 일이 아니다"면서 "지진은 예측이 없다. 재앙은 이미 실증되었다"고 상기했다.

이어 "부울경 주변지역 382만 명이 살고 있고 대단위 국가산업단지가 밀집해있는 고리, 신고리핵발전소 14기는 단 한차례의 지진에도 후쿠시마보다 훨씬 가혹한 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면서 "이미 활동성단층임이 분명한 양산단층대를 비롯한 활성단층들에 대한 최대지진평가를 조속히 실시하고, 그 기간 중 동남권 모든 핵발전소의 운전을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그:#지진, #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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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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