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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덕곡천 합류 지점의 배수문. 보 개방 이전에는 물에 잠겨 있었는데 수위가 낮아지면서 밖으로 드러나 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덕곡천 합류 지점의 배수문. 보 개방 이전에는 물에 잠겨 있었는데 수위가 낮아지면서 밖으로 드러나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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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은 '처참'했다. 그러나 보 수문 개방으로 '재자연화'를 위한 어떤 변화의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보 수문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곳곳에서 '처참한 장면'들이 드러나고 있으며, 또 물이 흘러 유속이 생기면서 변화 조짐도 보이고 있었다.

이는 25일 <오마이뉴스>가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아래 마창진환경연합), 창녕환경운동연합과 함께 벌인 낙동강 합천창녕보 일대 답사에서 알 수 있었다. 이번 답사에는 마창진환경연합 배종혁 전 의장과 정은아 사무국장, 임희자 환경연구소 위원, 한은정 창원시의원과 정해관 회원, 성기욱 창녕환경연합 사무국장이 동행했다.

국토교통부는 낙동강 8개 보 가운데, 지난 6월 1일에 이어 11월 13일부터  하류 쪽에 있는 합천창녕보(합천보)와 창녕함안보(함안보)의 수문을 개방했다.

합천보는 관리수위가 10.5m인데, 지난 6월 9.5m로 낮추었고 이번에는 2.3m로 낮추기로 하고 물을 빼고 있다. 합천보는 지난 6월보다 수위를 8.2m 낮추기로 한 것이다. 이날 합천보는 수위 7.8m의 높이를 보였다.

또 함안보는 관리수위 5m에서 4.8m로 낮추었다가 13일부터 2.2m로 낮추기 위해 물을 빼고 있다. 물은 한꺼번에 빼지 않고 수문을 열었다가 닫았다 하면서 서서히 수위를 낮추고 있다.

목표수위 도달시기는 합천보가 12월 9일이고 함안보는 내년 1월 20일이며, 이 높이의 개방수위는 합천보가 내년 3월 13일까지, 함안보는 3월 4일까지 유지하게 된다.

정부는 이번에 보 개방 수준에 따른 실제 물 흐름 변화와 수질·수생태계 영향, 보 구조물 상태 등을 모니터링하게 된다.

수위 낮아지면서 드러난 '녹조저감시설'

수위가 낮아지면서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조를 줄이려고 물 속에 설치해 놓았던 시설물이 밖으로 드러났다. 바로 '녹조 저감 시설'이다.

이 시설은 합천보 상류와 율지교 하류에 있다. 4대강사업 이후 녹조가 심해지자 설치해놓았지만 여전히 녹조가 발생했던 것이다.

임희자 위원은 "이곳에 녹조저감시설을 해놓았다는 사실을 이전에는 몰랐다. 이번에 수위가 낮아지면서 드러난 것"이라 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이면서 율지교 아래 쪽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조 저감시설을 해놓았는데, 보 수문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이면서 율지교 아래 쪽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조 저감시설을 해놓았는데, 보 수문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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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이면서 율지교 아래 쪽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조 저감시설을 해놓았는데, 보 수문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이면서 율지교 아래 쪽이다. 한국수자원공사가 녹조 저감시설을 해놓았는데, 보 수문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면서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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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닥 파니 펄층 나와, 심한 악취

합천보 상류는 보 수문 개방으로 수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관리수위 10.5m일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물 밖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강바닥 밑은 썩어 있었다. 낮아진 수위로 일부 드러난 바닥을 파 보았다. 겉면은 모래로 덮여 있었지만, 삽으로 한번 발로 눌러 떠 올렸더니 시커먼 펄층이 나왔다.

삽으로 계속 파도 같은 펄층뿐이었다. 시커먼 펄층의 냄새를 맡아보니 악취가 났다. 겨울인데도 심한 냄새가 났던 것이다.

정은아 사무국장은 "지금은 겨울인데 냄새가 진동한다"며 "여름이면 얼마나 심하겠느냐. 강바닥이 썩어 있다는 증거"라 말했다.

물이 서서히 빠지면서 가장자리는 층이 생겨 있었다. 맨 위는 모래였지만 바로 그 아래는 시커먼 흙이었다.

이는 낙동강 지천인 합천 회천의 강바닥과 비교되었다. 회천 쪽 강 바닥을 삽으로 팠더니, 아무리 깊이 파도 같은 고운 모래만 나왔다.

배종혁 의장은 "강은 원래 이렇게 되어 있어야 한다. 강바닥에 고운 모래가 있어야 한다. 앞으로 낙동강도 이런 모래로 뒤덮도록 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환경연구소 위원이 11월 26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서 삽으로 모래를 파자, 그 안에서는 시커먼 펄이 나왔다. 이 펄은 겨울인데도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임희자 마창진환경연합 환경연구소 위원이 11월 26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서 삽으로 모래를 파자, 그 안에서는 시커먼 펄이 나왔다. 이 펄은 겨울인데도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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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지류인 회천 쪽에 삽으로 파보았더니 고문 모래가 나왔다. 낙동강은 파면 바로 시커먼 펄층이 나오는데, 이곳과 대조를 보였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 있는 지류인 회천 쪽에 삽으로 파보았더니 고문 모래가 나왔다. 낙동강은 파면 바로 시커먼 펄층이 나오는데, 이곳과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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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겉면의 모래 바로 아래 퇴적층에는 시커면 펄이 나왔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겉면의 모래 바로 아래 퇴적층에는 시커면 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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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작업 때 나온 벌목 나무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4대강사업 준설 흔적도 드러났다. 합천보 상류 쪽에는 준설작업 때 베어냈던 나무를 다 수거하지도 않고 그대로 놓아두었다.

잘린 나무들은 썩어 가고 있었다. 이는 낙동강 물을 더럽히는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수위가 낮아지면서 폐비닐 등도 강바닥에 드러났다.

정해관 회원은 "물이 조금 빠졌는데 이 정도 그러났는데, 수위가 더 낮아지면 이런 흔적들이 더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4대강사업 때 준설하면서 베어낸 나무들을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잠겨 있다가 물이 빠지면서 드러났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4대강사업 때 준설하면서 베어낸 나무들을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잠겨 있다가 물이 빠지면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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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4대강사업 때 준설하면서 베어낸 나무들을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잠겨 있다가 물이 빠지면서 드러났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4대강사업 때 준설하면서 베어낸 나무들을 수거하지 않고 그대로 잠겨 있다가 물이 빠지면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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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폐비닐이 물이 빠지면서 드러났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폐비닐이 물이 빠지면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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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4대강사업 준설 때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폐자재가 물이 빠지면서 드러났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4대강사업 준설 때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폐자재가 물이 빠지면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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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조개류 발견 ... "강바닥 썩어 있으니"

죽은 조개도 많이 보였다. 4대강사업 뒤 합천보 상류 쪽에서 귀이빨대칭이가 집단 폐사하기도 했다. 이날 답사에서는 죽은 조개류가 낮아진 수위 탓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창진환경연합 회원인 한은정 창원시의원은 "조개류가 죽은지 오래돼 보인다. 4대강사업으로 '귀이빨대칭이'가 집단 폐사했듯이, 많은 조개류도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다"며 "강바닥이 썩어 있으니 조개도 살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답사에는 대가리만 남은 잉어가 물 속에서 발견되었다. 성기욱 사무국장은 "외래종인 베스 등 큰 물고기가 먹다가 남겨 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은정 창원시의원이 11월 26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서 죽은 조개를 발견해 살펴보고 있다.
 한은정 창원시의원이 11월 26일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서 죽은 조개를 발견해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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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최근 보 수문 개방으로 죽은 조개가 여러마리 발견되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최근 보 수문 개방으로 죽은 조개가 여러마리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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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6일 성기욱 창녕환경연합 사무국장이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서 죽은 물고기 대가리를 건져 올려 보여주고 있다.
 11월 26일 성기욱 창녕환경연합 사무국장이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에서 죽은 물고기 대가리를 건져 올려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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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했던 지역에 재퇴적 심해

4대강사업으로 준설했던 곳은 재퇴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합천보 약 1km 하류에 있는 합천 '회삼학1배수문' 아래 쪽이 그랬다.

이곳은 4대강사업을 하기 전에는 고운 모래톱이 넓게 형성되었던 지역이다. 4대강사업 때 준설하면서 모래를 다 파냈다.

그런데 이곳에 다시 모래가 쌓이는 재퇴적이 되고 있었다. 모래톱은 이미 강 중간 지점까지 넓게 쌓여 있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하류에 있는 외삼학1배수문 쪽으로, 4대강사업 때 준설했던 지역이 지금은 다시 퇴적이 진행되어 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하류에 있는 외삼학1배수문 쪽으로, 4대강사업 때 준설했던 지역이 지금은 다시 퇴적이 진행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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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합천창녕보 하류. 이곳은 4대강사업 때 준설했던 지역으로 지금은 다시 퇴적되어 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하류. 이곳은 4대강사업 때 준설했던 지역으로 지금은 다시 퇴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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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 합류 지점, 유속 빨라지면서 고운 모래 흘러들어

재자연화의 기대를 갖게 하는 현장도 있었다. 특히 낙동강과 지류인 황강 합류 지점이 그랬다. 황강뿐만 아니라 낙동강에도 물이 흘러 일정한 유속이 발생하고 있었다.

황강의 맑은 물과 고운 모래가 본류 쪽으로 빠르게 흘러들고 있었다.

임희자 위원은 "보 수문을 여니 유속이 생기고, 지천의 맑은 물과 모래가 본류로 흘러들고 있다"며 "유속이 없으면 생겨나지 않는다. 모래가 떠내려가면서 하상이 복원되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임희자 위원은 "정부가 보를 일부 개방했지만 수위를 낮추는 게 너무 느리다. 유속을 더 빠르게 해야 하고, 모니터링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며 "보 수문을 완전 개방해서 빨리 낙동강이 본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 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하류에 있는 황강 합류지점. 보 개방으로 물이 흐르면서 황강 쪽에서 내려온 맑은 물과 모래가 빠르게 본류로 흘러 들고 있다.
 낙동강 합천창녕보 하류에 있는 황강 합류지점. 보 개방으로 물이 흐르면서 황강 쪽에서 내려온 맑은 물과 모래가 빠르게 본류로 흘러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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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과 황강 합류 지점.
 낙동강과 황강 합류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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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과 황강의 합류지점. 물이 흐르고 있었고, 황강 쪽 모래 빛깔이 곱다.
 낙동강과 황강의 합류지점. 물이 흐르고 있었고, 황강 쪽 모래 빛깔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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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낙동강, #합천창녕보, #마창진환경연합, #창녕환경연합, #황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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