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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특수활동비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신상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최 의원은 “현 정권의 정치 보복성 편사수사가 도를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며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바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 신상발언 자청한 최경환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바 없다"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신상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최 의원은 “현 정권의 정치 보복성 편사수사가 도를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며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바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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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나를 죽이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런 검찰에 수사를 맡겨서는 안 된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검찰 수사는 여러모로 문제가 있다."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의 말은 어느 때보다 빠르고 길었다. 검찰로부터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에서 특수활동비 1억을 뇌물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 의원은 24일 오전 의원총회 자리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해명 입장을 전달했다. 발언 전에는 준비한 발표문을 다시 꺼내 훑어보는 등 초조함을 숨기지 못했다.

발표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억울하다'는 내용이었다. 오는 28일 검찰 소환에도 불응하겠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검찰의 법무부 특수활동비 유용을 문제 삼으며 특별검사 도입을 주장하는 당론에 기대 "공정하지 못한 수사에는 협조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억울함 강조한 최경환

최 의원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도 반박을 늘어놨다. "웃기는 이야기, 있을 수 없는 일을 검찰이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나는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바 없다"면서 "국정원 특수활동비 편성과 운영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은 이게 얼마나 엉터리 지적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는 기획재정부장관이 관여할 수 없는 구조라는 논리였다. 그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예산을) 기재부 장관이 들여다 볼 권한이 없다"면서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심사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어 "국정원이 특수활동비를 늘려달라고 장관에게 돈까지 줘가며 로비한다?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면서 "국정원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기관으로, 그 기관이 기재부 장관에게 뇌물을 주며 예산을 올려달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라고 맹비난했다.

이병기 전 국정원장과 자신의 오랜 관계를 강조하며 뇌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가 아니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사적으로 만나거나 마주치면 '예산 좀 잘 봐줘' 그런 식이지 사업적 관계로 그랬겠느냐"라면서 "캐도캐도 아무것도 안나오니까, 소위 내가 정권의 실세였으니 뇌물 수수라는 황당무계한 죄를 뒤집어 씌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신상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최 의원은 “현 정권의 정치 보복성 편사수사가 도를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며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바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 신상발언 자청한 최경환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바 없다"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1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신상발언을 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최 의원은 “현 정권의 정치 보복성 편사수사가 도를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며 “국정원 특활비 받은 바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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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은 전날 동료 의원들에게 전달한 직접 보낸 편지에서도 "이 전 원장은 2007년부터 박 전 대통령을 주변에서 함께 도와 온 사이"라면서 "아무리 저를 옭아매어 죽이고 싶다해도 이런 몰상식한 주장을 가지고 현직 야당 중진 국회의원을 엮어 넣으려고 할 수 있느냐"고 분노했다.

그러나 이 같은 최 의원의 설명은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검찰에 제출한 자수서 내용과 정반대된 내용이다. 이 전 원장은 이 자수서에서 당시 이헌수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건의한 '최경환에 특수활동비 1억 전달'을 재가한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의원총회 전 '이 전 원장의 진술이 굉장히 구체적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 관련 진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 채 자리로 들어갔다. 그는 회의 직후에도 "지금은 수사가 매우 편파적이라 불공정하다"는 말만 남긴 채 특수활동비 수수 관련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그는 특히 이날 동료들에게 위기 의식을 공감해달라고 읍소했다.  최 의원은 "저 혼자 감당하기가 어렵다"면서 "억울함도 호소하고 온갖 것을 해봐도 막무가내로 밀어붙인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한 "이런 갑갑함과 어려움을 의원 여러분이 십분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나 혼자만의 문제 아니다" 위기감 고취도

홍준표 자유한국당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홍준표 자유한국당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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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는 위기감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최 의원은 검찰이 자신의 의원 사무실을 국회의장과 상의 없이 진행한 데 불만을 터뜨리며 "앞뒤 가릴 것 없는 무자비한 검찰의 폭주에 우리가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런 문제가 저 혼자의 문제겠느냐"라면서 "야당을 손아귀에 집어넣겠다는 의도로, 야당파괴 공작을 우리 힘으로 막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동료 의원들도 최 의원의 말에 동조하며 검찰 수사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당내 정치보복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은 같은 날 공개발언에서 "정치 보복수단으로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활용되는 데는 반드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면서 "대통령 하명수사처럼 받들어 정치 보복에 앞장서는 검찰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채익 의원은 최 의원의 발언을 '애타는 의견'이라고 강조하면서 "같은 동료 의원으로서 이대로 주저앉아야 되겠느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금 수사를 받아야할 대상인 검찰이 조사를 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이를 보고만 있어야 하나"라면서 "최경환 의원,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에 사정 압박이 다가오는데 '나는 괜찮겠지' 안일한 생각을 가진다면 다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은 홍준표 대표의 의견을 전달하며 "전체 의원 116명의 공동 발의로 특수활동비 관련 특검법을 발의해야한다고 했다"면서 "우리 당에서 일어난 모든 일은 특검법이 시행될 때만 수사 받겠다"고 강조했다. 특검이 아니라면 검찰의 특수활동비 관련 수사 일체에 응하지 않겠다는 으름장이었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특검 추진의 배경을 다시 한 번 피력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를 회피한다는 비판에 대한 항변이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뺀 체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의혹만 언급한 아전인수 식 해석이었다.

그는 여기서 "우리가 특검으로 추진하는 것은 검찰에서 수사중인 국정원 특활비는 제외하고 김대중, 노무현 시절의 국정원 특활비와 청와대 특활비, 현 검찰의 특활비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수사 중인 국정원 특활비를 물타기 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그:#최경환, #홍준표, #국정원, #특수활동비,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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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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