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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13일 오후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13일 오후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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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 창원공장이 '노노 갈등'을 빚고 있다.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부분파업하고 있는 비정규직들은 "회사가 '노노갈등'을 부추긴다"고 하고, 정규직들은 "창원공장을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으로 만들지 말라"고 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에는 7개 도급업체가 있고, 비정규직 중 450여 명은 장기(1년 이상, 무기계약직) 계약이고 250여 명은 단기(3, 6, 9개월)계약이다. 정규직과 관리직은 2300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단기계약직 가운데는 그동안 3개월 내지 6개월, 9개월 단위로 도급업체와 계약을 맺어 일해 왔지만, 계약갱신 등으로 총 계약기간이 2년이 넘는 비정규직도 많다.

비정규직 150여 명이 가입해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창원비정규직지회는 지난 10월 말부터 '총고용 보장', '노조할 권리', '업체 폐업시 고용·노동조건·근속의 3승계 보장' 등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비정규직지회는 단기계약까지 포함하는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규직인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창원지회는 파업하지 않는 대신에 장기계약의 고용 보장을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11월 9일부터 관리직을 도급업체 비정규직의 파업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간혹 비정규직과 관리직이 마찰을 빚기도 하고, 같은 작업 공정에서 혼재되어 작업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13일 오후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는 13일 오후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총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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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비정규직 잘리면 다음은 정규직, 관리직 이어져"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비정규직지회는 13일 오후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총고용을 보장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정규직지회 김희근 지회장은 "우리는 정규직, 관리직까지 하나되어 총고용 보장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함께 싸우자는 것"이라며 "단기계약직을 자르고 나면 그 다음은 무기계약직이고, 그 다음에는 정규직과 관리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한국지엠은 이미 두 차례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결이 났고, 원칙대로 법을 지키면 된다. 그리고 회사는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파업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며 "비정규직이 무너지면 정규직이 무너지고, 결국에는 사무직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우리가 앞장서서 그것을 막아내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회견문을 통해 "한국지엠 자본은 노노 갈등 조장 말고 직접 대화에 나서라. 비정규직 노동자 총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한국지엠 자본은 대법원 판결을 이행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해 불법을 시정할 생각은커녕, '정규직-비정규직 갈등'까지 조장하려 한다"며 "이번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인소싱 진행 형태가 바로 그것"이라 했다.

이들은 "원청이 비정규직 파업 현장에 직접 투입하려는 것은 그 자체로 불법파견임을 자임하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한국지엠 자본은 노노갈등 조장 말고,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많은 간접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해 왔다"며 "이번에도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지회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할 것"이라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문진 금속노조 경남지부 부지부장과 석영철 민중당 경남도당 위원장, 안혜린 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 양영아 창원여성회 회장 등이 함께 했다.

기자회견 뒤 조합원들은 천막 물품을 들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관리직들이 막아 마찰을 빚기도 했다. 비정규직들은 한국지엠 창원공장 식당 앞에 천막을 설치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가 13일 오후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천막 물품을 공장 안으로 가져가려고 하자 관리직들이 나와 막으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가 13일 오후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천막 물품을 공장 안으로 가져가려고 하자 관리직들이 나와 막으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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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가 13일 오후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천막 물품을 공장 안으로 가져가려고 하자 관리직들이 나와 막으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가 13일 오후 한국지엠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천막 물품을 공장 안으로 가져가려고 하자 관리직들이 나와 막으면서 마찰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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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비정규직 투쟁 사업장 전락은 안 돼"

정규직인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창원지회는 비정규직지회에 사태의 책임을 물었다. 이들은 이날 낸 성명을 통해 "더 이상 비정규직 투쟁 때문에 창원공장이 투쟁 사업장으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라 했다.

이들은 "창원비정규직 파업은 3주체(금속노조 경남지부, 정규직지회, 비정규직지회) 합의로 진행되어야 하고, 비정규직 독자파업 강행은 정규직 노조 지원을 거부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들은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150명이 창원공장을 멈추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확장시키는데, 1700여 명의 조합원들은 동의할 수 없을 것이고, 오히려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의 투쟁이 고립되고 단절되는 길을 걷게 될 것"이라 했다.

또 이들은 "비정규직지회의 독자 파업이 매년 되풀이되고 장기화되면 사측의 인소싱 추진을 막아낼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라며 "장기간에 걸친 파업으로 생산물량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원청의 인소싱 추진은 당연한 절차라고 예상된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6일 비정규직지회와 간담회에서 '장기직원에 대해 사내 도급업체 변경시 고용, 근속, 노동조건을 승계한다'는 내용의 고용승계합의서에 창원지회장(정규직)이 서명까지 하겠다는 제안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비정규직지회 진환 사무장은 "고용승계합의서(안)는 원청업체의 참여가 없는 것이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비정규직-원청 관리직과 혼재 근무

한편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10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차체부 인스톨직에서 관리직이 대체인력으로 투입되어 '혼재근무'했다고 밝혔다. 원청 관리직과 비정규직들이 섞여 일하는 혼재작업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지난 2013년(형사사건)과 2016년(민사소송) 두 차례에 걸쳐 대법원에서 '불법파견' 판결이 내려졌다. 당시 회사는 '혼재근무 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혼재근무에 대해, 비정규직지회는 "그동안 한국지엠은 혼재작업이 아니면 불법파견이 아니라고 우겨 왔다"며 "그런데 원하청의 혼재작업이 이루어졌다. 한국지엠 스스로 비창원공장 비정규직은 불법적으로 파견근로한 것임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회사에서는 비정규직이 파업 중일 때 관리직을 투입해 대체작업하는 것은 가능하기에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1월 13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내 차체부 인스톨직에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직과 원청업체 관리직이 혼재되어 근무하고 있다.
 11월 13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내 차체부 인스톨직에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직과 원청업체 관리직이 혼재되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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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내 차체부 인스톨직에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직과 원청업체 관리직이 혼재되어 근무하고 있다.
 11월 13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내 차체부 인스톨직에 도급업체 소속 비정규직과 원청업체 관리직이 혼재되어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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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불법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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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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