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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미 저 <마을이 숨쉰다> 책표지
 이영미 저 <마을이 숨쉰다> 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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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미씨는 희망제작소에서 함께 일을 했던 직장동료입니다. 싱크탱크 희망제작소에서 전국의 '마을만들기'나 '지역재생'과 관련한 교육을 진행하는 연구원이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2010년 서울에서 전라북도 완주로 터전을 옮겼습니다. 바로 전국 최초의 중간지원조직인 완주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로 가게 된 것입니다.

자신의 터전을 옮기는 것은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막상 서울을 벗어나 완주로 간다는 것을 마음으로는 할 수 있겠지만,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 어려운 결정을 이영미는 한 것입니다.

그 후 한동안 그의 소식을 잘 듣지 못했습니다. 저도 직장을 새로 옮기고 정신없이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갑게도 이영미씨의 책이 나왔습니다. 책 이름은 <마을이 숨쉰다>.

현재 제가 마을만들기나 도시재생 관련 일은 하지 않고 있지만 관심은 계속 가지고 있는 분야입니다. 또한 그가 그동안 완주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얼른 책을 사서 보았습니다. 처음에 기대했던 내용은 '이영미의 활약상'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그러한 기대는 일찍 접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러한 기대를 한 건 제 잘못입니다.

앞서 이영미씨는 중간지원조직인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 센터로 갔다고 했습니다. 중간지원조직이란 무엇이고, 커뮤니티비즈니스는 무엇일까요? '중간'이란 관(행정기관, 완주군청)과 민(민간인, 완주군민)의 '사이'란 의미입니다. 즉, 중간지원조직은 관(官)과 민(民)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기위해 만든 조직입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지역 내 자원을 가지고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해결 방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수익모델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정리한다면, 완주 지역의 문제를 군민과 완주군청 사이에서 수익을 만들면서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완주지역 공동체 교육 현장 저자 이영미가 스크린 오른쪽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 완두콩 협동조합
▲ 완주지역 공동체 교육 현장 저자 이영미가 스크린 오른쪽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 완두콩 협동조합
ⓒ 이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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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전문가의 컨설팅을 진행하는 경우는 많았습니다. 이러한 컨설팅을 희망제작소에서 많이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2010년 이영미의 완주행은 컨설팅을 벗어난 지역주민으로 정착하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군민의 마음을 읽고 문제의 해결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직접 겪은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에는 폼나는 활약보다는 주민들과 함께하는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영미씨가 완주커뮤니티 비즈니스 센터 사무국장으로 있으면서 느끼고 개선해야 할 부분을 많이 엿볼 수 있습니다. 요즘 화두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농촌에도 있는데 이에 대한 우려도 책에는 담겨 있습니다. 사무국장일을 하면서 행정기관처럼 변해가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도 솔직담백하게 풀어냈습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모사업에 대한 의견도 있습니다.

완주커뮤니티 비즈니스센터에 있던 이영미씨는 2015년도부터 이 일을 그만 두었습니다. 그렇다고 완주를 떠난 것이 아닙니다. 아마 완주를 떠났다면 이 책을 쓰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지역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공동육아 공동체를 주민들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이 책에는 공동체를 만드는 과정, 기존에 공모사업에서 심사자의 역할이었는데 공모지원자로의 바뀌면서 느꼈던 소회도 나와 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이영미씨가 센터 안에 머무르지 않고 좀 더 근본적으로 지역주민으로 들어간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도 공동체를 꾸려나가며 지역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장 인상깊은 글로 마지막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느린걸음, 긴호흡을 통해 배운다
'사업'이 아니라 '사람'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돈'보다 '사람'이,
'사업'보다 '함께 이야기 할 장'이
우선해야 한다는 것을.

완주지역 공동체들이 함께 송년회를 가졌다 출처: 완두콩협동조합
▲ 완주지역 공동체들이 함께 송년회를 가졌다 출처: 완두콩협동조합
ⓒ 이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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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전국에 농촌과 도시의 구도심에 많은 ‘이영미’가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조언만 주고 관계가 흐지부지 되는 전문가보다 지역주민의 진실된 목소리를 경청하는 많은 지역기관 실무자분들을 마음속으로 응원합니다. 또한 이 책은 지방의원들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참에 하나의 의견을 만들기 위해 많은 지역주민과 함께 소통하는 전국의 ‘이영미’의 손을 잡아주시는 것은 어떨까요?



마을이 숨쉰다

이영미 지음, 상상(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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