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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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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차명계좌와 관련해 금융감독원과 협의해 이 계좌에 대한 인출, 해지, 실명전환 과정을 다시 점검하겠다."

30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말이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처리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이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수사결과, 국세청 조사결과, 금융감독원의 검사결과 차명계좌임이 확인되는 경우 이를 금융실명제법 5조에서 말하는 비실명재산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계좌의 이자 및 배당소득에 대해 원천징수 비율을 100분의 90으로 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최 위원장은 "동의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조준웅 삼성 특별검사팀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된 통장에 이건희 회장의 돈이 4조5000억 원 있다고 밝혀낸 바 있다. 이날 박 의원이 이런 차명계좌에 붙은 이자 대부분을 세금으로 거둘 수 있느냐 묻자, 금융당국이 이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것이다. 앞서 지난 16일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 때 최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었는데 2주 만에 이를 뒤집게 됐다. 

이건희 4조5천억이 차명계좌 아니라던 금융당국, 2주 만에 과세 가능성 인정

당시 최 위원장은 이 회장의 차명계좌가 실존인물의 계좌이므로 실명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하면서 박 의원과 설전을 벌였었다. 최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세금, 과징금 부과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 자체가 차명계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과세 등을 부정했었다. 하지만 이날 금융당국은 이 회장의 계좌가 차명계좌임을 인정하면서 백기를 든 것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삼성 차명계좌와 관련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삼성 차명계좌와 관련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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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 의원은 "2008년 금융위가 발간한 금융실명제종합편람에 '타인 명의로 신규 예치된 비실명계좌에 대해선 90% 세율로 과세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동의하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최 위원장은 "편람에 그런 내용이 있다"고 했다. 해당 편람은 금융위가 금융회사를 지도할 때 참고하겠다는 취지로 만들고 외부에 배포했던 자료인데, 여기에도 유사한 내용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박 의원은 "용기 있고, 의미 있는 답변이라고 평가한다"며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는 일이 금융적폐 청산이라는 점에서 오늘의 변화가 '금융적폐 청산 1호'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은 질의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실명제법 시행 24년 만에 대한민국 경제를 멍들게 한 금융적폐를 뿌리 뽑을 길이 열렸다"고 했다.

이어 그는 "차명계좌로 검찰, 국세청,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은 기업은 10여 곳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또 박 의원은 "다스의 비자금이 차명계좌임이 확인되면, 최순실씨가 차명계좌를 이용해 재산을 숨겨놓은 것이 확인되면 과세가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금감원은 이건희 차명재산이 상속재산이 맞는지, 비자금은 아닌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이건희 차명계좌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어렵다면 제2의 삼성 특검을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 차명계좌 증여세 소멸시효 올해 말까지..."적극 조사해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삼성 차명계좌와 관련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삼성 차명계좌와 관련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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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이날 국감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에 증여세도 부과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박찬대 더민주 의원은 "차명계좌에 대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과세당국이 할 일'이라며 소멸시효가 끝날 때까지 방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상증세법에서는 주식 등 실제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경우 명의자가 그 재산을 증여 받은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내도록 하고 있는데 세금을 거둘 수 있는 기한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강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국세청과 탈세의혹, 세금부과 등에 대해 서로 협조하지 않습니까. 차명주식 증여 의혹에 대한 소멸시효(기간) 알고 계시죠? 부정한 방법에 의한 증여는 15년까지 소멸시효가 확대됩니다. 이렇게 따지게 되면 증여의제로 간주되는 시점의 다음해, 다음날부터 증여 받은 것으로 봅니다. 15년으로 적용된다면 2001년 이후 증여의제에 해당하는 것은 올해 말에 소멸시효가 끝납니다. 구체적으로 이것과 관련해 '언제까지 이 부분에 대한 조치를 하겠다'하는 분명한 일정을 제시해야 합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부위원장이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부위원장이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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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최 금융위원장은 "개별계좌에 대해 세금부과를 어떻게 할 것이다 하는 것은 금융위, 금감원이 (아닌) 과세당국이 할 일"이라며 미지근하게 답했다. 이어 그는 "(국세청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면 저희에게 과세대상이냐 하는 질의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 의원은 "과세당국이 증여세를 부과하려고 해도 각 주식의 개설연도와 명의자에 대해 알아야 하고 (금융당국이) 실명전환 여부 등 구체적인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금융당국)가 과세당국이 아니라고 수수방관하면 안 된다"며 "적극적으로 공세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최 위원장은 "관련 질의가 오면 잘 대처하겠다"고 조용한 목소리로 답했다.

한편 이날 박찬대 의원은 최 위원장에 "2008년 이 회장 계좌 1021개에 대해 실명법 위반으로 제재조치를 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금감원에서 (제재) 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좌들 중 53개는 우리은행, 756개는 삼성증권에 있었다. 이 회장 차명계좌 대부분이 이 두 금융회사에 집중해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이건희 회장 차명 재산 중 삼성생명 차명주식과 삼성전자 차명주식은 삼성증권 내의 어떤 증권 계좌에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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