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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위치한 47년 된 대중식당
 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위치한 47년 된 대중식당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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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위치한 대중식당은 지난 47년 전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식당이다. 이곳에 메뉴는 된장찌개 단 한가지다. 찌개 하나만 주문해도 반찬이 15~16여 가지에 이를 정도로 푸짐하다. 더 놀라운 것은 가격이 6000원으로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다. 가추월 대표는 "이익을 얻을 생각이라면 식당 운영을 못한다"고 말했다.

된장찌개 하나에도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간다. 통통한 우렁이와 두부를 가득 넣고 매콤하면서도 구수하게 끓여 낸 찌개만 있어도 밥 한 공기가 금세 없어진다. 게다가 숟가락을 놓기 아까울 정도로 다양하고 푸짐한 반찬이 제공된다. 반찬은 계란찜과 연근조림, 멸치볶음, 버섯볶음, 생선조림 등 대표가 매일 장 보는 재료들로 만들기 때문에 신선하고 날마다 반찬이 조금씩 달라진다. 파김치를 담그면 파김치가, 애호박이 제철이면 애호박볶음이 상에 오른다.

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위치한 47년 된 대중식당
 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위치한 47년 된 대중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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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중식당은 가정집을 개조한 곳으로, 실제로 가추월 대표가 거주하는 곳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시골 할머니 집에서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상들은 모두 앉은상으로 제각각 다르다. 상 옆에는 가 대표의 살림살이들이 곳곳에 있다. 그의 가족사진은 물론 얼마 전 해병대를 제대한 손자와 찍은 사진도 놓여 있다. 가 대표가 요리하는 주방은 더더욱 옛 부엌과 같다. 곳곳에 47년 세월의 흔적이 담겨 있다.

"대중식당이 생길 때 이 일대가 전부 논이었지. 그 당시 식당이 한 군데도 없었어. 유림회관이 지어질 때 공사하던 사람들이 우리 집에서 밥 먹고 가곤 했는데… 참 오래된 일이지."

대중식당은 점심시간에만 운영한다. 메뉴도 단 한가지다. 전에만 해도 삼계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단다. 하지만 인근에 점차 식당이 생기고, 가 대표도 연로해지며 지금은 메뉴 한 가지로 점심에만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래도 종종 단골들이 저녁 식사를 예약할 때는 정성스럽게 음식을 내놓곤 한다고.

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위치한 47년 된 대중식당
 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위치한 47년 된 대중식당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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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동 출신으로 당진초와 당진중을 졸업한 그는 유복한 집에서 태어났다. 23살의 나이에 결혼해 세 아들을 낳고 키우며 대중식당을 운영하다보니 지금이 됐단다. 가 대표는 "요즘엔 전과 달리 건강이 좋지 않다"며 "자식들도 걱정해 이젠 대중식당을 그만두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위치한 47년 된 대중식당
 충남 당진시 읍내동에 위치한 47년 된 대중식당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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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그는 대중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79세인 가 대표는 지금도 여전히 자전거를 타고 매일 같이 장을 본다. 그는 "아침 8시부터 하루 장사를 준비한다"며 "늙은 할머니의 음식인데도 손님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볼 때면 참 뿌듯하다"고 말했다.

"불자 산악회를 통해 매달 한 번 씩 산에 가여. 나머지 시간은 모두 대중식당에 있죠. 그래도 매일 바빠요. 자식들은 제 걱정에 식당을 그만하라고 하지만 저는 너무 즐거워요. 항상 대중식당을 찾아주시는 손님들에게 고맙습니다."



태그:#충남, #당진, #충남맛집, #당진맛집,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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