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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 STX조선해양.
 진해 STX조선해양.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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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주를 한 진해 STX조선해양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기간이 임박한데도 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어렵게 해놓은 선박 수주가 계약 취소 위기에 몰리면서 직원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불안하다.

RG발급이 기한 안에 이루어질지 불투명한 가운데, 회사는 외국선사에 기한 연장을 문의해 놓았지만, 아직 회신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외국선사 오션골드와 4척(옵션 2척 포함), 판테온(PANTHEON)과 6척(옵션 2척 포함)을 수주했다. RG발급 기간이 오션골드는 10월 31일까지, 판테온은 11월 24일까지다. 이 기간 안에 RG발급이 되지 않으면 계약 취소될 수 있다.

'선수금반환보증'은 조선업체가 파산할 경우 업체가 미리 받은 선수금을 금융회사가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을 말한다. STX조선해양의 주거래 은행은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에 대해 RG 미발급 이유로 '저가 수주로 인한 부담'과 '실사 필요성'을 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에 '중장기 경영 정상화 방안'과 함께 '선주사 RG 발급 기한 연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STX조선해양과 경상남도 관계자들이 각각 25일과 26일 산업은행을 찾아 RG 발급을 재차 요구하기도 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은행에서 요청하기도 해서, 선주사에 RG 발급 기한 연장이 가능한지 여부를 문의해 놓았고, 아직 회신이 없다"며 "이전에도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RG 발급이 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고 했다.

최근 경남도는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의 친필 사인이 든 건의서를 산업은행에 전달하며 RG 발급을 요청했다.

경남도청 관계자는 "권한대행의 친필 건의문을 산업은행에 전달하기도 했다. RG 발급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산업은행은 중앙정부에서 정책적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 달부터 경남도 차원에서 중앙정부를 비롯해, 국회 등에 RG 발급을 요청해왔다. 경남도에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동향을 지켜보고 있고, 우리 입장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RG 발급 안되면 대규모 상경 투쟁 등 벌여"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STX조선해양의 RG 발급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생존권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는 지난 25일부터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철야 농성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조선업은 국가기간산업이며 고용유발효과와 수출기여도의 중요성이 커 국가예산을 활용한 금융지원(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가))을 통해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공약을 밝히기도 했다.

경남대책위 김정광 집행위원장은 "RG 발급 기한 연장이 될지도 불투명하고, 그것은 일단 시간을 벌어 보자는 차원이다"라며 "대통령 공약도 있고 해서 기대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이 아직 나오지 않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김호규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과 민중당 경남도당 석영철 위원장, 정영주·강영희 창원시의원 등이 26일 오후 각각 경남대책위 농성장을 찾아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금속노조 STX조선지회 조합원들은 아침·점심·저녁마다 창원병원 앞 사거리를 비롯해 곳곳에서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시민 이종대(진해)씨는 "STX조선이 있는 진해는 최근 선박 수주를 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기대가 컸는데, RG 발급이 되지 않으면서 공장이 돌아가지 않아 걱정이다"라며 "STX조선해양은 진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시민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대책위는 STX조선해양에 대한 RG발급이 되지 않으면 오는 31일 대규모 상경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민중당 "중형조선산업 회생과 정상화 방안 마련해야"

민중당 경남도당(위원장 석영철)은 이날 낸 자료를 통해 "문재인 정부는 '중형조선산업 회생과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STX조선해양 RG발급 대책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STX조선해양에 대한 RG 미발급으로 계약이 취소되고 이후 다른 계약에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게 되면  결국 사업장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협력업체의 도산, 대량실업사태, 지역경제 악화라는 최악의 상황이 치닫기 전에 문재인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은 나아가 국가경제 전체의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시급한 사안이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에 대해 민중당 경남도당은 "'중견조선산업 회생과 정상화 방안정책'을 빠른 시일 내에 수립하고, STX조선 선박계약에 대한 산업은행 RG발급이 이루어지도록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태그:#STX조선해양,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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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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