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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연 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연 부총리,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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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발표된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를 보면서 드는 의문입니다.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낮추어 나가겠다는 말은 신규 대출을 억제하겠다는 것인지, 1400조로 늘어난 기존의 가계대출을 줄일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것인지 모호합니다.

신규 대출을 억제하고 각종 규제를 강화한다면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는 줄어들겠지요. 그러나 또 다른 의문이 생깁니다. 버는 것보다 쓸 돈이 많은 서민들은 어찌할까요. 오르는 전·월세·가계수입으로 부족한 생활비. 수백만 원의 대학 등록금은 빚 안 내고 어떤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돈을 풀어서 경기부양을 했던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는 방증이겠지요. 그러나 미국의 일이라 마냥 구경꾼일 수 없는 것이 우리 처지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곧 우리에게 태풍으로 다가올 것이니까요. 미국 경제회복의 날갯짓이 우리나라 서민의 밥상을 엎은 태풍이 되는 역설.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잘못된 경기 부양책의 후과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파티는 끝났다, 계산서는 국민들의 몫(?)
 
경제학자들은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고 합니다. 돈을 풀어 국가 경제도 위기를 넘겼고 기업도 살았으니 이제 계산을 할 차례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그 파티에 끼여 본 적도 없습니다. 수출기업이 임의적인 고환율 정책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이윤을 거두었던 건 이명박 정권의 일입니다. 박근혜 정권의 친기업 정책으로 대기업은 연말이면 수천만 원의 성과급 잔치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치솟기만 하는 물가의 고통을 지고, '노동 유연화'를 핑계로 값싼 노동과 쉬운 해고로 내몰렸습니다. 
 
국민들의 생활고 호소에 대통령은 시계를 벗어주며 대출을 권했습니다. 골목 상권을 침해받는 재래시장 자영업자들에게도 대출을, 폭등하는 전·월세 난민들에게도 전·월세 대출을, 수백만 원의 등록금을 해결할 길 없는 대학생들에게도 학자금 대출을 권했습니다. 집값이 조금이라도 떨어질 기미가 보이면 지금이 집 살 기회라며 대출을 권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가계부채 1400조입니다. 생각하면 참으로 나쁜 정권이었습니다. 

가계부채 1400조는 국민들이 '게으르고 무능해서' 생겨난 빚이 아닙니다. 기업을 이익을 위해 저임금 구조를 만들고 재래상인·자영업자 생존권을 유통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시킨 때문입니다. 수출 기업을 위해 고환율로 뛰는 물가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인 해결 의지는 없이 매번 대출로 국민들의 입막음을 했던 정권. 그 정권 아래서 값싼 이자로 조건 없는 대출을 권했던 은행들. 친기업 정책 덕에 매년 사상 최대 흑자를 이어갔던 기업들. 가계부채는 많은 부분은 이들의 '질펀한 파티 비용'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입니다. 

 정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가계부채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더욱 강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번 신(新) DTI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으로 내년 이후 은행에서 빚을 내 부동산을 구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5%대까지 오른 상태에서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중이고, 내년 4월부터는 양도소득세 중과 등 추가 규제도 시행될 예정이어서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송파구 일대 아파트.
 정부가 지난 24일 발표한 가계부채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을 더욱 강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번 신(新) DTI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으로 내년 이후 은행에서 빚을 내 부동산을 구입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고 5%대까지 오른 상태에서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검토중이고, 내년 4월부터는 양도소득세 중과 등 추가 규제도 시행될 예정이어서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은 이날 송파구 일대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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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에 몇 번이나 반복되었던 가계부채 대책을 마주할 때면 파티비용은 왜 매번 국민들에게만 청구하는지 억울함도 없지 않습니다. 빚 권했던 정권. 부화뇌동한 은행들. 가장 많은 이익을 거머쥔 기업. 그들도 1400조 가계부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2007년 미국을 파산으로 몰아넣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주범이 금융당국과 국가정책으로 지목되는 건 지금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입니다.

지난 24일 발표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이전 정권의 대책들과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빚내서 집 사는 시대를 끝내겠다는 것. 대출 심사를 강화해 가계 부채를 더 늘리지 않겠다는 것. 바른 방향입니다. 더구나 미국을 위시한 많은 나라들이 금리 인상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경제의 뇌관과도 같은 가계 부채를 마냥 키울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오히려 OECD 등 많은 국내외 경제 연구 기관들의 경고에 비하면 늦은 감마저 없지 않습니다.

경제부총리, 빚 갚을 방법을 알려 달라

 정부가 지난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한 마디로 '전방위적 돈줄 죄기'로 요약된다. 내년부터 新총부채상환비율(DTI)을 도입해 다주택자의 추가대출을 막고,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함으로써 자영업자 및 2금융권 대출, 집단대출을 억제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 자릿수인 8% 이내에서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붙어있는 주택담보대출 관련 광고문.
 정부가 지난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한 마디로 '전방위적 돈줄 죄기'로 요약된다. 내년부터 新총부채상환비율(DTI)을 도입해 다주택자의 추가대출을 막고,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함으로써 자영업자 및 2금융권 대출, 집단대출을 억제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한 자릿수인 8% 이내에서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 앞에 붙어있는 주택담보대출 관련 광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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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연한 가계부채 대책에 마냥 박수칠 수 없는 것이 1400조의 빚을 진 국민들입니다. 빚이 싫지만 빚내서 급한 불을 꺼야 할 국민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에게 가계부채 대책은 '벌어서 갚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은행의 문턱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런 대책은 여전히 빠져 있습니다. 대출을 규제하고 금리는 올리면 가계 부채 규모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고통은 더 터질 것이고 대출은 더 음습하고 위험한 곳을 찾게 될 것입니다.

1400조 가계 대출은 대출을 조이고 금리를 올리는 방법만으로 해결이 불가능합니다. 국민들만 닦달하는 가계부채 대책도 지겹습니다. 국가와 은행·기업 등 파티를 즐겼던 모두가 나눠서 져야 할 몫입니다.

기업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국가는 노동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도 숱하게 쏟아냈던 가계부채 대책. 모두 실패하고 빚만 늘려 왔던 건 국민들 발등에 떨어진 불이 은행이나 국가 경제로 옮겨붙지 않도록 도화선 자르기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묻습니다.

1400조 국민들의 빚은 어떻게 갚을 수 있나요? 매번 손쉬운 대출을 알선해왔던 정권들, 그 누구도 단 한 번도 빚 갚는 방법을 알려준 적이 없습니다. 경제민주화를 주창하는 문재인 정부는 달라야 합니다. 금리 올리고 대출을 규제하는 가계부채 대책. 여전히 빚 갚을 길이 보이지 않는 '반쪽짜리' 가계부채 대책. 이게 전부인가요? 빚 갚고, 빚 안 내고 사는 방법을 경제부총리께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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