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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산업을 평화적으로 전환해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내용의 평화행진이 미국 메인주에서 열립니다
▲ 2017 미국 메인평화행진을 알리는 현수막 군수산업을 평화적으로 전환해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지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내용의 평화행진이 미국 메인주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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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에서 반전·평화의 목소리를 내는 시민들이 없을까 궁금했습니다. 마침 미국의 동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메인(Maine)주에서 10월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 간 메인 평화행진(Maine Peace Walk)이 열렸습니다. 올해 행진은 전투함을 생산하는 배쓰철강조선공장 일대에서 펼쳐졌습니다.

필자는 이곳에서 많은 미국 평화활동가들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모두 제주 해군기지와 사드 배치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이 중국을 억제하고 지역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해 벌이는 군사 활동을 주의 깊게 지켜보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분들입니다. 이들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군이 주둔하며 저질러온 수많은 범죄와 파괴 행위에 대해 반성하며 한국의 평화 운동을 응원합니다. 특히 트럼프 정권의 출범 이후 심화된 위기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메인 평화행진에 참여한 사람들은 30여 명 정도입니다. 중간중간에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현재 미국의 평화운동이 많이 힘을 잃었다고 안타까워 합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의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침공 이후 폭발적으로 전개됐던 반전평화운동이 철군을 내걸고 당선한 오바마 정권 등장 이후 거의 죽어버렸다는 게 이들의 진단입니다.

"전쟁 끝, 지속가능한 미래 만들자"

전투함을 제조하는 무기공장에서 전쟁 대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전쟁 말고 신재생에너지를 만들자 전투함을 제조하는 무기공장에서 전쟁 대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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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무인폭격기 사용으로 수많은 민간인들을 살상한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미국인들은 제대로 된 반전평화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씁쓸해합니다. 중국을 겨냥해 미해군 전력의 60%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보내며 군사지배 강화 전략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바로 오바마 정권입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려 대결 국면으로 몰아가면서 군사비 지출을 강화하고 있는데, 이것이 모두 오바마 시절 이뤄졌다는 설명입니다.

건조 비용만 약 5조 원 이상이 들어가는 최첨단 이지스구축함인 줌왈트급 전함 세 척을 건조하기로 결정한 것도 오바마였습니다. 미국의 군수기업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운영하는 메인주 배쓰철강조선공장에서는 2008년부터 줌왈트호(DDG-1000)를 건조하기 시작해 해군에 취역시켰습니다.

현재 샌디에이고 해군기지에 정박 중인 이 미군함은 제주해군기지에 배치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태평양사령관이 줌왈트를 제주에 보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두 번째 줌왈트급 이지스함인 마이클 몬수르(DDG-1001) 역시 배쓰철강조선공장에서 만들어져 2016년 6월 진수식을 가졌고, 요즘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입니다. 그리고 공장 한 켠에서는 노동자들이 세 번째 줌왈트급 이지스함 린든존슨(일명 LBJ, DDG-1002)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다른 전함도 꾸준히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7일에 미구축함 피츠제럴드호가 일본 시즈오카현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해 7명이 숨졌고, 8월 21일에는 구축함 매케인호가 싱가포르 해상에서 유조선과 충돌해 10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 두 구축함 모두 배쓰철강공장에서 생산돼 아시아 지역에 파견됐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반 선박 하나 제대로 피하지 못해 연이어 충돌 사고를 일으키고, 병사들을 죽이는 이지스전투함에 엄청난 국방 예산을 쏟아붓다니, 이곳 주민들도 정말 어이 없어 합니다. 그러나 배쓰공장에서는 이런 일엔 괘념치 않는다는 듯 무기 건조가 한창입니다. 현재 총 4척의 전함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군함 때문에 죽어가는 돌고래, 망가지는 바다

미해군의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태평양 해상에서 군사훈련으로 매년 25만 마리의 고래류가 죽거나 손상을 입는다고 합니다.
▲ 군사훈련으로 죽어가는 고래들을 살리자 미해군의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태평양 해상에서 군사훈련으로 매년 25만 마리의 고래류가 죽거나 손상을 입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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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메인 평화행진의 상징은 돌고래 '마카'입니다. 돌고래 '마카'는 메인주 평화활동가이자 미술가인 러셀 레이의 작품입니다. 유리섬유로 만든 이 돌고래 형상을 트럭 위에 싣고, 배너를 걸어 시내를 누비면 자연히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해군 전투함과 돌고래 사이에 무슨 연관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하기도 하는데, 사실 전투함의 해상활동 때문에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것은 고래류로 알려져 있습니다.

평화행진이 한창이던 10월 14일 하와이 카우아이섬 해안에서는 귀에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들쇠고래 무리가 발견됐습니다. 해변에 떠밀려온 30~40마리의 고래 가운데 죽은 채 발견된 들쇠고래는 모두 다섯 마리입니다.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 사고 소식을 전해온 하와이 현지 활동가에 따르면, 카우아이섬 인근의 미사일폭격장에서 매일 이뤄지는 새로운 무기 폭격훈련과 해군의 해상훈련이 고래의 좌초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미 해군은 태평양 전역의 해상군사훈련으로 청각에 일시적으로 손상을 입거나 영구손상을 입어 폐사하는 고래류가 연간 최소 25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돌고래 마카를 메인평화행진 마스코트로 내세운 것은 군함 때문에 이렇게 많은 고래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걸 드러내기 위해서 입니다.

오염물질 배출과 강력한 소나의 사용으로 해군은 바다의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 해군의 전함이 해양생태계를 파괴합니다 오염물질 배출과 강력한 소나의 사용으로 해군은 바다의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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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함 제조업이 입히는 피해는 해양생물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배쓰시 옆 케네벡 강이 있습니다. 미 환경청(EPA)이 배쓰철강조선공장에 2016년 6월 허가한 문건(ME0001732, Draft Permit)이 정보공개 청구에 의해 뒤늦게 공개되었는데, 이에 의하면 이 공장에서 매일 배출이 허가된 오염수의 양이 무려 300만 리터(80만 갤런)에 달합니다(원문).

배출허가량이 이 정도인데, 실제로 이 공장에서 하루에 쏟아내는 오염수의 양이 얼마나 될지는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어 아무도 모릅니다. 허가량에 미달할 수도, 또는 허가량을 넘길 수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기름찌꺼기가 섞인 엄청난 양의 오염수가 매일 케네벡 강으로 흘러가 메인만 바다로 갈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메인주가 자랑하는 랍스터 어업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무기산업의 실체가 이렇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평화활동가들은 비폭력 직접행동으로 무기산업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2016년 6월 열린 줌왈트호의 진수식에서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반대집회에 참여했고, 이중 12명이 불복종 행동으로 연행되었습니다. 2017년 4월 1일 열린 토마스허드너 구축함 진수식에서는 9명이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었습니다.

이들은 앞으로도 전쟁 위협을 가중시키는 미국 전투함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배치되는 것에 반대하며 지속적인 비폭력 불복종 시위를 벌일 것을 결의하고 있습니다. 다시 전함의 진수식이 열린다면 40명 이상이 연행을 각오하며 평화적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자발적으로 결의를 밝힌 상태입니다.

전함을 생산하는 배쓰철강조선공장 앞에서 미국의 저명한 평화운동가 리즈 맥캘리스터 씨가 전쟁 중단을 호소합니다.
▲ 미국의 저명한 평화운동가 리즈 맥캘리스터 전함을 생산하는 배쓰철강조선공장 앞에서 미국의 저명한 평화운동가 리즈 맥캘리스터 씨가 전쟁 중단을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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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에도 걸리지 않는 모양새와 초음속 레일건 등 최첨단 무기로 중무장한 전투함들이 척척 만들어지고 있는 바로 그 현장에 평화활동가들이 서서 '전쟁은 안 된다'고 외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 국방성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최대 요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고 있습니다. 메인주에서는 지역 특산물이 랍스터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으로 예전보다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습니다. 어업인들은 이러다 랍스터 씨가 마르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합니다.

평화활동가들은 미국이 직면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전투함이 아니라, 현재의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구온난화를 줄여나갈 수 있는 풍력발전기, 태양광 시설, 고속열차 등이 배쓰철강공장에서 생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미 군수산업이야말로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주범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무기 산업 때문에 미국 메인주의 주요 수입원인 랍스터 어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음을 이들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친구? 친구는 전함을 타고 오지 않는다

2017 메인평화행동에 참가한 평화운동가이자 예술가 러셀 레이 씨.
▲ 고래를 죽음으로 내모는 해군 소나 반대한다 2017 메인평화행동에 참가한 평화운동가이자 예술가 러셀 레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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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사추세츠대학 애머스트 분교 경제학과에서 조사한 발표에 의하면, 같은 금액을 투입할 때 군수산업보다 고속열차 제조 등 '평화산업으로의 전환'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낸다고 합니다. 같은 예산을 무기생산이 아니라 사회보장과 의료 그리고 교육에 투입할 때 일자리가 훨씬 더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결국 지금의 군비경쟁 체제를 유지하며 줌왈트호를 계속 만들면 오히려 전쟁의 가능성만 높여 평화를 더욱 위협하게 됩니다. 또 지구온난화를 가속시켜 주민의 생업에 큰 지장을 초래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함은 아시아 해역에서 사고나 일으키는 말썽꾸러기로 전락한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실제로 지역 주민들은 이런 호소를 귀담아 듣습니다.

지금 현재 미국의 수출 1위 품목은 단연 압도적으로 무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무기판매로 수입을 이어가는 미국 경제는 언제든 전쟁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지만 최근 미국이 폭격한 나라만 해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시리아, 리비아, 파키스탄, 예멘 등 일곱 개 국가에 이릅니다.

미국은 여전히 전쟁을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 아시아태평양에서 전쟁 체제를 이어갈 요량으로 열심히 전함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전함을 타고 오지 않습니다. 무기산업에만 골몰하는 미국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지구가 처한 근본적인 위협에 대비해야 합니다. 올해 여섯 번째로 열린 메인 평화행동이 배쓰철강조선공장을 무기생산시설이 아니라 지구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평화산업으로 전환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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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고래류 등 멸종위기 해양생태계 보호와 동아시아 평화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더불이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돌고래들이 행복한 세상이 되면 인간들도 행복할 것입니다. 핫핑크돌핀스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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