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무일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문무일 검찰총장은 최근 국가정보원 댓글공작 등 사건 수사가 진행되면서 수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 수사 가능성을 열어놨다. 관련 사건 수사팀을 증원, 집중수사해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두달 만에 다시 열린 정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이명박 대통령은 수사대상인가'라는 질문을 받은 문 검찰총장은 "수사 대상을 정해놓고 하는 게 아니고 하다 보면 어떤 내용이 추가로 나올지는 수사검사도 예측 못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문 검찰총장은 "수사대상을 한정하는 것도 아니고, 정해놓고 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부연하면서 "조사를 진행하면서 다른 자료들이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진술증거를 확보하는 데에 의존하는 게 크기 때문에 어떤 자료가 수집될지는 단정하기 어렵고, 수집된 증거를 외면하긴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정지어두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단서가 있으면 수사한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도 볼 수 있지만, 이 전 대통령도 수사대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발언이다. 관련 사건을 조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와 공공형사수사부 등 전담수사팀 수사인력을 증원하겠다는 방침도 밝혀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공권력의 불법행위 수사에 대한 수사의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문 검찰청장은 "수사를 길게 끄는 게 국민들의 피로감을 증대시키지 않을까 해서 수사팀을 증원하는 걸 추진중"이라며 "(국정원 개혁위 등에서) 넘겨받는 사건이 늘어나고 있고 기존의 사건이 다 처리되지 않아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진행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불법행위 수사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표적 수사'라고 비난하고 있는 데 대해 문 검찰총장은 "표적수사요?"라고 반문했다. 그는 "제가 (검찰총장으로) 들어온 뒤 표적 삼아 한 건 없다. 기존에 진행돼 온 것들, 새로 고발이 들어온 것들이고, 수사하다가 우연히 튀어나온 것이고 (어디를 겨냥해서 수사하겠다고) 특별히 보고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유가족을 뇌물수수 혐의로 고발한 사건과 관련, 문 검찰총장은 "일단 배당은 해놓고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미 비슷한 내용의 고발이 들어와 지난 9월 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각하해 종결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또 고발이 들어와 형사6부에 배당해 판단을 기다려보겠다는 것이다

사건처리 논의과정, 이의제기 기록시스템 도입

이날 문 검찰총장은 추진 중인 '검찰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화 방안'을 이해시키는 데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이 방안은 일선 검찰청 결재과정에서 상급자가 지시한 내용은 물론, 대검찰청이 지휘한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둬서 사건 처리 최종 결정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당초 특별수사에서 도입하겠다는 것을 검찰 처리 사건 전체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다.

문 검찰총장은 "지금은 사건을 처리하면 주임검사 도장만 들어가게 돼 있어 의사결정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사건처리 검사가 결과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일면 부당한 면도 있었다"며 "사건처리를 논의한 과정을 가급적 기록하는 게 투명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적인 감정을 갖고 업무처리하는 걸 차단하는 것은 숨은 목표"라며 "이게 진행되면 검사 개개인과 사건 결재권자, 결재라인에 있는 분들도 좀 더 신중하게, 사심없이 공명정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사결정 과정 투명화'는 구체적으로는 사건 처리에 어떤 의견이 오갔는지 조회할 수 있는 전산기록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재권자의 결정에 대해 검사가 이의제기한 내용도 이 시스템에 기록된다. 올해 안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년 시행을 목표로 한다는 게 문 검찰총장의 설명이다.  

문 검찰총장은 또 검찰이 자체 추진하고 있는 개혁방안의 진정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검찰총장으로 내정되기 전 부산고검장 시절에 검찰개혁 방안을 글로 정리했던 일도 소개했다.

그는 "10포인트 크기로 아래아 한글 양식 열 몇장으로 썼다. 이걸 쓰면서 새로 총장 되실 분에게 드리고 나는 자유인이 되겠거니 생각하면서 정리했는데, 남한테 주려고 할 때는 그렇게 잘 써지던 글이 내정자 된 이후로는 잘 써지지 않는다"면서 "그 때 쓴 글 내용을 검찰 개혁위원회에 상정하고 자체적으로 바꾸고 하는 데 쓰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문무일, #검찰총장, #기자간담회, #이명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