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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유럽 철수에 따른 수출 감소에 내수부진 마저 겹쳐 한국지엠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고 지엠 철수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지엠 내에서 지엠(GM) 자본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 산업은행의 비토권(=주주총회 특별의결 거부권) 유효기간 만료 시점(10월 16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의당 인천시당(김응호 위원장)은 12일 성명을 내고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글로벌지엠과 산업은행(정부) 주주 간 협약이 16일 만료 된다."며, 정부와 산업은행에 "지분매각 반대와 새로운 협약체결"을 촉구하고, 지엠 측엔 신차 개발 등 "회사발전 전망 제시"를 촉구했다.

산업은행은 한국지엠의 2대 주주다. 산업은행은 지엠과 주주 간 협약으로 '회사 총자산 20% 초과 자산을 처분하거나 양도'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에 대한 거부권을 확보했다. 하지만 16일이면 산업은행의 이 비토권이 해제될 전망이다.

지엠 철수 설 등 지엠의 '먹튀(먹고 튀어=자본 철수)' 논란이 있을 때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와 정치권은 산업은행의 비토권을 토대로 지엠을 견제했는데, 이게 사라지는 것이다.

비토권 만료시점이 16일로 다가 왔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인천의 정치권과 인천 경제계, 심지어 한국지엠 내부에서조차 관련 정보를 전혀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다 정부가 지엠과 합의서가 비공개 사항이라고 하며 한국지엠 노동자들을 더욱 한숨짓게 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때 한국지엠 지분을 28%까지 소유했다. 하지만 지엠이 2009년 10월에 주식 4219억원어치를 인수(=유상증자)하면서 지분율이 17%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의 비토권이 사라지게 되자 정치권과 노동계에 지엠이 철수할 것이라는 '먹튀'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지엠은 산업은행과 '한국지엠 장기 발전을 위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해 비토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율을 15%로 낮추고, 산업은행의 비토권을 종전대로 2017년 10월 16일까지 유지키로 했다. 

앞서 지난 2001년 지엠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때, 산업은행의 비토권 지분을 28%로 하고, 산업은행은 '2017년까지 지분 매각 시 지엠에 우선 매각'하기로 했다. 그 뒤 산업은행 지분 매각 논란은 지속됐다.

2012년 지엠은 산업은행의 지분(17.02%)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에도 정치권과 노동계의 반발로 무산됐다. 그 뒤 2015년 11월 금융감독원이 산업은행이 보유한 비(非) 금융회사 지분을 매각한다고 발표하면서, 또 한 번 논란이 일었다.

그리고 올해 3월 6.02%를 보유한 상하이기차가 산업은행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재현됐다. 상하이기차는 지엠과 합작해 상하이지엠을 설립한 업체다.

상하이기차가 산업은행의 한국지엠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아시아시장에서 상하이기차와 지엠이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됐고, 한국지엠의 생산 하청기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이처럼 산업은행의 지분 유지와 비토권 유지는 정치권과 노동계가 늘 주목하는 핵심 사안이다. 비토권 만료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노동자와 협력업체는 알 길이 없다. 여기다 최근 한국지엠의 경영난이 가중 되면서 불안은 더욱 가중되는 형국이다.

이에 정의당 인천시당은 성명을 내고 "산업은행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 지분매각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사태에서 발생한 먹튀 논란을 없애는 방안은 우선 산업은행 지분 매각을 안 하는 것이며, 나아가 산업은행이 지엠과 새로운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며, 정부가 지분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또 정부와 민주당에 책임 있는 자세와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정의당은 "정부와 국회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은 인천시민들에게 산업은행과 지엠이 맺은 합의서를 비롯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과거 대우자동차 해외매각 당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책임 있게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아울러 지엠 측에 미래발전 전망 제시와 성실한 교섭을 촉구했다. 인천시당은 "한국지엠이 세금감면과 제도적 지원, 지자체의 직간접 지원을 인정한다면 미래발전전망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고 한 뒤 "한국지엠 임금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국지엠의 미래발전전망은 노사의 협력 속에 나온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지엠, #지엠, #지엠 철수설, #산업은행, #비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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