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일 오후 고향을 찾은 서울 평화의 소녀상이 대구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 외롭지 않은 명절을 보내게 됐다.
 2일 오후 고향을 찾은 서울 평화의 소녀상이 대구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 외롭지 않은 명절을 보내게 됐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서울에서 151번 버스를 타고 달리며 시민들을 만났던 '평화의 소녀상'이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아 대구의 소녀상과 함께 외롭지 않은 명절을 보내게 됐다.

2일 오전 11시 서울 일본대사관에서 출발한 평화의 소녀상은 7시간여만인 오후 6시20분께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로 2.28기념공원 앞에 세워진 '대구 소녀의 상' 앞에 도착해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시민들은 '이제는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기억되지 않은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고 쓴 손피켓을 들고 소녀상을 맞은 시민들은 서울에서 대구까지 태우고 온 시민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건넸다.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기위해 소녀상을 태우고 왔다는 여원동(39)씨는 "긴 추석연휴에 함께 고향에 갈 수 있으면 뜻깊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빨리 모시기 위해 휴게소를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여씨는 "함께 차를 타고 오면서 일제가 저질렀던 일들과 어린 소녀들을 끌고 가 몹쓸 짓을 하고 사과와 반성도 하지 않아 아직도 고통을 받고 있는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며 "가족 모두가 안타까워하고 다시 한 번 과거사라든지 한일문제 등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여씨의 딸 윤아 어린이는 "소녀상과 함께 아버지의 고향을 찾게 돼 행복했다"면서 "아직 어려 잘 모르지만 잘못된 역사와 할머니들에 행했던 범죄에 대해 일본이 제대로 사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대구의 소녀상 옆에 평화의 소녀상을 앉히자 여윤아 어린이는 헤어지기가 아쉬운 듯 소녀상을 안고 어루만지며 얼굴에 뽀뽀를 했다.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서울에서 대구에 온 여윤아 어린이가 헤어지기가 아쉬워 소녀상을 안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서울에서 대구에 온 여윤아 어린이가 헤어지기가 아쉬워 소녀상을 안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서울에서 고향을 찾은 평화의 소녀상을 맞은 대구시민들이 대구평화의소녀상 옆에 읹힌 후 노란 나비모형과 손피켓을 들고 함께 기뻐했다.
 서울에서 고향을 찾은 평화의 소녀상을 맞은 대구시민들이 대구평화의소녀상 옆에 읹힌 후 노란 나비모형과 손피켓을 들고 함께 기뻐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서일웅 대구평화의소녀상추진위 공동대표는 "오래전 고향을 떠났던 소녀들이 70년 세월이 흘러 다시 대구에 왔다"면서 "환영하고 감사드린다. 고맙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며 인신 머리를 숙였다.

직접 <꽃피우리>라는 제목의 시를 써온 권효정씨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곱디고와 보기에도 아깝던 어린 싹들, 꽃피워보지 못한 체 무참히 짓밟힌 어린 싹들"이라며 "늦게남 영원히 아름답게 피워야 하리라"라고 노래했다.

환영행사를 마친 시민들은 평화의 소녀상을 안고 중앙로로 이동해 401번 버스에 태워 종착지인 범물동까지 이동하며 승객들과 함께 했다. 승객들은 소녀상이 버스에 타고 있는 모습에 신기한 듯 사진을 찍었다.

승객 이지현(23, 학생)씨는 "처음 버스에 오르면서 소녀상이 앉아 있어 신기했다"면서 "더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향에 돌아오심에 환영하고 소녀상을 통해 다시 한 번 역사를 기억하게 됐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은 손 아무개(60)씨도 "너무 신기하고 깜짝 놀랐다"면서 "평화의 소녀상이 2.28공원에 혼자 앉아 있었는데 이번에 서울에서 온 소녀상과 함께 명절을 보내며 외로움을 달랬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효철 대구평화의소녀상추진위 공동집행위원장이 서울에서 고향을 찾은 소녀상을 안고 401번 버스를 타고 있다.
 신효철 대구평화의소녀상추진위 공동집행위원장이 서울에서 고향을 찾은 소녀상을 안고 401번 버스를 타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서울에서 151번 버스를 타고 시민들을 만났던 평화의 소녀상이 2일 오후 대구에서 401번 버스를 타고 시민들을 만났다.
 서울에서 151번 버스를 타고 시민들을 만났던 평화의 소녀상이 2일 오후 대구에서 401번 버스를 타고 시민들을 만났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버스를 타고 시민들과 함께 대구시내를 달린 평화의 소녀상은 추석 연휴인 3일과 4일 대구2.28기념공원에서 대구의 소녀상과 함께 한가위를 보낸다. 대구시민추진위는 추석 명절 기간 함께 보내는 두 소녀상을 지키며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효철 대구시민추진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번 한가위는 대구 평화의 소녀상이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게 됐다"면서 "꿈에 그리던 고향에 돌아온 평화의 소녀상을 대구시민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소녀상의 귀향은 지난 2011년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김운성 부부가 버스회사의 제안으로 제작해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작구 흑석동까지 버스를 타고 시민들과 만났던 소녀상을 대구와 대전, 수원, 원주, 전주 등 5곳으로 가는 귀향 프로젝트이다.


태그:#평화의 소녀상, #귀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