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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5일 여수 MBC 사장실에서 이루어진 5.18단체와의 면담에서 유가족 등 피해자들이 심 사장의 발언에 항의를 하고 있다.
▲ 심 사장에게 항의하는 5.18 피해자들 9월 25일 여수 MBC 사장실에서 이루어진 5.18단체와의 면담에서 유가족 등 피해자들이 심 사장의 발언에 항의를 하고 있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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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택 여수 MBC 사장이 지난 2012년 <시사매거진 2580> 시사제작2부장 시절,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남영동 1985>가 선거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취재 아이템에서 삭제하도록 지시했다고 직접 밝혔다.

25일 여수 MBC 사장실에서는 5·18 관련 심 사장의 발언에 대해 5·18 단체의 항의방문이 있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여수 MBC지부는 심 사장이 직원들에게 "전두환 회고록 재밌게 읽었다", "전두환도 피해자라 생각", "5·18 북한군 개입설은 팩트", "전두환 멋진 사람인데 제대로 평가를 못 받아" 등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항의방문에는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옛 전남도청 복원을 위한 범시도민대책위, KBS·MBC 공영방송 정상화 광주행동, 언론노조 여수MBC지부 등이 참석했다. 5.18 단체는 심 사장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5.18 단체와 만난 심 사장은 "전두환 회고록을 재밌게 읽었다"라는 것만 인정을 하고, 다른 발언에 대해서는 전혀 말한 바가 없다고 대답했다. 심 사장은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사장에서 사퇴하겠다, 증언을 가져오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5.18과 관련하여 왜곡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여수 MBC 심원택 사장과의 면담을 앞두고, 25일 사옥 로비에서 대표자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5.18과 관련하여 왜곡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여수 MBC 심원택 사장과의 면담을 앞두고, 25일 사옥 로비에서 대표자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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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언론부역자라는 지적을 받자 심 사장은 "여기 와서 한 번도 보도 내용에 대해 개입해 본 적 없다. 언론부역자라는 말씀은 듣기 거북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광수 언론노조 여수 MBC지부장이 심 사장이 2012년 <시사매거진 2580> 부장 재직 당시 인혁당 사건 피해자 유족 인터뷰 등의 삭제를 지시한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심 사장은 "2580 부장을 2012년 8월부터 12월까지 했는데, 그중에서 삭제한 아이템은 딱 하나"라고 말했다. 심 사장은 "기자가 1985 남영동이라는 아이템을 들고 왔다. 이건 안 된다"라 했다며, "1985 남영동이 그해 부산국제영화제에 개봉했던 영화"이며,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70년대 고문당했던 것을 영화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정지영 감독이 기자회견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영화로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2580 부장으로서 영화감독이 공공연하게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고 싶다는 영화를 어떻게 아이템으로 만들 수 있나"라고 이유도 밝혔다.

이 발언에 참석자들이 거부 반응을 보이자, "남영동 사건이 사실이건 아니건, 영화감독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싶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한 것을 선거 40일 남았는데 할 수 있겠나"라고 거듭 설명한 후, "그 아이템 하나만 삭제했고, 나머지는 기자들이 요구한 거 다 받아줬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참석자들이 "이것도 사실로 확인되면 사퇴할 것이냐?"라 묻자, 심 사장은 "사퇴안합니다. 왜 자꾸 그래요?"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면담 마지막에는 대표로 참석하지 못한 유가족 등이 심 사장의 얼굴이라도 보겠다며 사장실로 찾아왔다. 이에 참석자들이 심 사장의 답변을 전하자 격분한 어르신들께서 생수병으로 탁자를 치거나 큰 목소리로 따졌다. 당시 어르신들의 항의가 거세어서, 충돌을 우려하여 심 사장 사퇴를 요구하는 박광수 지부장까지 나서서 중재를 했다.

한편, 26일 '여수MBC 직원들의 증언록'이 등장한 이후에도 심 사장은 발언 내용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며 사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태그:#심원택 여수MBC 사장, #5.18 왜곡 발언, #5.18 단체 면담, #방송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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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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