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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답변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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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결국 청와대와 박성진 후보자에게 넘어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에 '부적격'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산자위는 13일 오후 3시 전체회의에서 ▲ 책임성 부족 ▲ 정직성 및 소신 부족 ▲ 종교적 중립성 ▲ 전문성·행정경험·정무적 감각 부족 등의 이유를 들어 최종 부적격 인사청문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산자위는 애당초 이날 오전 11시에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후보자와 청와대에 자진사퇴 또는 임명철회 결정을 위한 말미를 주기 위해 오후로 회의를 미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보고서가 채택되기 직전 자리를 떠났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부적격 판단에 대한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훈 의원은 "(야당은) 인사청문회 실시 전이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경우와 같이)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이미 입장을 정리해 (당론을) 요청한다"면서 "당에서 이미 '이 사람 안 된다' 입장을 정하고 청문회를 하는 과정을 볼 때, 인사청문회가 제대로 됐는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간사인 손금주 의원은 이에 "박성진 후보자 청문회와 김이수 헌재소장 인준 건을 연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야당 어느 한 곳에서도 박성진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미리 정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여 "보고서 내용, 인격모독" - 야 "업무자질 능력 비판한 것"

민주당 상임위원들은 특히 이날 전체회의에서 보고서 내용을 문제삼았다. 후보자 개인의 인격을 모독했다는 것이다.

김병관 의원은 "청문보고서를 보면 후보자가 살아온 인생을 송두리째 뽑아내는 표현이 있다"면서 "정직성과 소신이 부족하고 종교적 중립성이 의심된다는 표현은 인격 모독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국회가 개인을 이런 식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런 식의 보고서라면 어떤 훌륭한 분이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고 나서겠나"라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 또한 "앞으로 후보자 평가에 있어서 이념이나 사상, 종교적 양심의 문제를 가지고 인사청문회에 적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다른 청문회에서는 (가치 판단이) 활용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실제 보고서에 기재된 종합 의견에는 후보자의 신상과 도덕성에 대한 비판이 포함 돼 있다. 아래는 관련 내용 일부다.

"후보자가 뉴라이트 관련인사의 참석 적절성에 대한 충분한 판단 없이 학내 세미나에 추천하거나 초청한 것은 책임성이 부족한 행위이고, 건국과 경제 성장을 둘러싼 역사관 논란, 신앙과 과학 간 논란 등에 대해 양립할 수 없는 입장을 모두 취하는 모순을 노정하는 등 국무위원으로서 정직성과 소신이 부족하며, 성경적 창조론으로 무장한 신자의 다양한 분야 진출을 주장하는 등 업무 수행에 있어 종교적 중립성에 의문이 제기됨."

야당은 이에 박 후보자의 가치관보다, 업무 자질 부족이 판단의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손금주 의원은 "부적격 결론을 내린 것은 이념이나 종교에 관한 판단이 아니라, 그분의 자질과 능력이 부적격이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윤한홍 한국당 의원 또한 "역사관이나 신앙으로 문제를 삼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후보자의 정직성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자의 부적격 인사청문경과 보고서는 오는 14일 청와대로 송부될 예정이다. 김영수 국회대변인은 "규정상으로는 오는 18일까지 송부할 수 있지만, 채택 이튿날 송부해온 통상 관례에 따라 내일 송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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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성진, #청와대, #문재인, #김이수,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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