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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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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 3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한 편에 섰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놓고 정치권의 구도가 명확히 갈렸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끝내 부결돼 국민께 참으로 송구스럽다, 힘이 모자랐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여소야대 체제 앞에 부족함을 드러내고 말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원내대표는 "끝내 민심을 따르는 국회는 없었고, 부결 순간 본회의장에 울려 퍼진 자유한국당의 환호와 국회 주도권을 쥐었다고 흡족해 하는 국민의당 그것이 현실"이라며 "적폐세력인 자유한국당의 환호에 함께한 국민의당을 보며 깊은 자괴감을 갖는다"라고 꼬집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 역시 "국민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평생 노력해 온 김이수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이 국민의당의 정체성인지 묻고싶다"라며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당이 20대 국회에서 결정권을 가진 정당이라고 평가하는데 참 오만하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을 향해서도 "국회 보이콧 하더니 처음 한 일이 헌법재판소를 마비시킨 것"이라며 "무책임한 제 1야당 행태가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힐난했다.

자유한국당은 물론이고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국민의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구제할 길 없는 자유한국당은 그렇다 치고 어제 부결 직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보여준 모습과 발언은 도저히 납득될 수 없는 것"이라며 "존재감을 보여주어야 할 사안이 따로 있지 평생을 소수자와 약자를 위해 헌신해 온 인사를 자당의 존재감을 위해 희생시키는 게 가탕키나 한 일입니까,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수습' 나선 국민의당, '우리 편' 하자는 자유한국당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김이수 부결 입장 밝히는 김동철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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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결 책임론의 화살이 국민의당을 향해 쏟아지자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수습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김이수 후보자는 평생 올곧은 법조인의 길을 걸어오신 분이며 그에겐 어떤 잘못도 없다"라며 김 후보자를 두둔했다. 지난 4일 김 후보자에 대해 "동성애 처벌 조항에 불합리한 의견을 갖는 데 대해 기독교계에서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어 현실정치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라며 임명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것에 고민되는 지점이 있다고 밝힌 것과는 사뭇 다른 발언이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의 평소 성향, 원내 자체분석 근거로 임명동의안이 무난히 통과될 걸로 생각했지만 결과는 달랐다"라며 "민주당에서도 반대표가 나왔을 것이고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에서도 소신투표를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문제의 발단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라며 '국민의당 책임론'을 강하게 부정했다.

부결 사태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국민의당과 달리 자유한국당은 "야 3당은 정치연대를 해야 한다"라며 국민의당에 손을 뻗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어제) 부결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의 독주, 협치 실종에 대해 야 3당이 강력히 견제할 수 있는 기조를 만들었다고 확신한다"라며 "야 3당이 강력한 공조를 통해 정기국회에 임할 시 좌파 포퓰리즘의 독주를 멈출 수 있고 오만한 여당이 독주를 멈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정 원내대표는 "정책 연대를 넘어 정치적 연대까지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김이수 부결'을 기점으로 야 3당이 공조해 문재인 정부 견제에 나서자는 러브콜이다.

한편, 바른정당은 청와대를 향해 각을 세웠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김이수 후보자 부결은 국회 표결의 결과인데 청와대가 입법부 표결을 원색적으로 비난할 사안이냐"라며 "문재인 청와대는 '박근혜 청와대'의 시즌2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청와대 본색'이 너무 빨리 개봉됐다"라고 비판했다.


태그:#김이수, #부결, #국민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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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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