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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활동가 박성수(둥글이)씨가 11일 오전 경북 성주경찰서 앞에서 경찰의 강제진압을 비난하는 퍼포먼스로 개사료를 뿌리고 있다.
 환경활동가 박성수(둥글이)씨가 11일 오전 경북 성주경찰서 앞에서 경찰의 강제진압을 비난하는 퍼포먼스로 개사료를 뿌리고 있다.
ⓒ 박성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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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과 7일 경찰이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반입을 저지하려는 주민들을 물리력으로 끌어내면서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항의하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 주민들 멱살잡은 문재인 정부 경찰 "인권은 없었다")

환경운동가이자 <둥글이의 유랑투쟁기>라는 책을 내기도 했던 박성수(44, 둥글이)씨는 11일 오전 '경찰 CARE(케어)'라고 쓴 조끼를 입고 경북 성주경찰서 앞에서 개사료를 뿌리며 항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박씨가 입은 조끼는 지난 6일 경찰이 종교의식에 쓰이는 도구를 보호하고 종교인들이 다치지 않도록 하겠다며 정복을 입고 '종교CARE팀'이라고 쓴 조끼를 입은 모습을 풍자한 것이다. 당시 주민들은 "종교케어팀이 아니라 종교카레팀"이라며 비난했다.

박씨는 성주경찰서 앞에서 6kg짜리 개사료 한 포대를 뿌리며 "사람을 그렇게 졸도시키느냐"며 "양심의 소리를 들어라"고 고함쳤다. 경찰은 박씨의 모습을 지켜봤지만 별다른 제자를 하지는 않았다.

박씨는 이어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6일과 7일 경찰의 소성리 진압으로 60명이 졸도하고 30명이 앰블런스에 실려가는 등 7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면서 "하루 동안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졸도했던 사건은 전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정부에서 진압을 하달했다고 하더라도 실신자가 속출하는 과정에서 일선 경찰들은 본인의 양심에 따라 진압을 거부했어야 했다"면서 '아픈 경찰에게 케어가 필요할 듯 해서 당시 현장 진압의 책임자인 성주경찰서장이 머무는 성주경찰서에 개사료를 살포했다. 그들의 양심을 깨우는 자극제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단체 "사드 배치 과정에서 또 다시 드러난 경찰의 민낯"

지난 7일 오전 경찰이 사드 반입을 저지하려는 주민들을 무차별적으로 끌어내자 한 여성이 스마트폰에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글을 써 들어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경찰이 사드 반입을 저지하려는 주민들을 무차별적으로 끌어내자 한 여성이 스마트폰에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글을 써 들어보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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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과 다산인권센터, 인권운동사랑방 등으로 구성된 '공권력감시대응팀'과 성주인권침해감시단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사드 추가배치 과정에서 또 다시 드러난 경찰의 민낯"에 대해 "기만으로 가득한 개혁을 외치는 경찰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사드 추가 배치는 문재인정부의 한계를 낱낱이 보여줬다"면서 "사드의 임시배치가 정말 전쟁을 막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은 차치하더라도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설득하거나 양해를 구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채 공권력을 이용하여 폭력적이고 강제적으로 배치해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이 사드 반입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끌어내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경찰이 사드 반입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끌어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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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들은 "이번 일은 '인권 경찰'로 거듭나겠다면서 최근 경찰이 취하고 있는 일련의 개혁조치들이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만천하게 드러냈다"며 "이날의 진압은 해군기지를 반대하던 강정주민, 송전탑을 반대하던 밀양주민을 진압하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이철성 경찰청장은 '시위대의 집회시위를 보장하면서 경찰력이 최대한 인내했고 장구 사용도 자제하면서 인권친화적으로 해산시키려 노력했다'고 밝혔다"면서 "압도적인 경찰력으로 사람들을 좁은 공간으로 밀어넣고 교대로 다가와 한 사람씩 힘으로 잡아 뜯어내는 것이 '인권친화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이어 "남성 경찰들이 여성 시위참여자들의 신체를 마구잡이로 잡아 끌었고 인권침해 감시활동을 하던 인권활동가와 국가인권위원회 직원들까지 무차별적으로 진압했다. 그 과정에서 한 인권활동가가 무릎십자인대가 파열되어 전치 7주의 진단까지 받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일 오전 사드 발사대 추가배치를 앞두고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종교행사를 벌이고 있던 종교인들을 끌어내기 위해 경찰 '종교CARE'팀'이 다가서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사드 발사대 추가배치를 앞두고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종교행사를 벌이고 있던 종교인들을 끌어내기 위해 경찰 '종교CARE'팀'이 다가서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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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또 "'종교CARE(케어)팀'이라는 팀을 투입하여 종교인을 폭력진압의 집중 표적으로 삼았다"면서 "문재인 정부 하 새로운 경찰에 대해 가졌던 일말의 기대가 헛된 기대였음을 여실히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인권단체들은 마지막으로 "역설적이게도 서울에서 경찰이 주민들과 활동가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한 지난 7일, 경찰개혁위원회가 권고한 '집회시위 자유 보장방안 권고안 및 부속방안'을 경찰이 수용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며 "두 개의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인권과 개혁을 외치는 경찰의 의중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사드반대 소성리 상황실은 당시 경찰들과 충돌하면서 부상 당한 인원이 70여 명에 달하고 있다며 경찰에 의해 부상 당하거나 물품피해 등 증거자료를 모아 국가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태그:#사드, #경찰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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