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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아이들은 한국의 또래보다 덜 바쁘고, 덜 조급하고, 덜 경쟁한다. 매일매일 이어지는 '학원 뺑뺑이'의 스트레스도, 성적이나 진로에 대한 압박도 적다. 고민도 하고, 방황도 해보고, 늦장도 부려보고, 여유도 가져보고, 해보고 싶은 것에 도전하며 풍요로운 청소년기를 보낸다.

일례로 독일의 모든 학교는 정규 수업만 끝나면 전교생이 학교를 빠져나간다. 방과후 수업 내지는 밤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를 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또 다른 세계'다. 아니 그런 세계가 있다는 걸 아예 모르고 사는 학생들이 허다하다. 그런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경쟁대열에서 이탈하지 않기 위해 하루하루 긴장감 속에서 살고 있는 한국의 청소년들이 가엽기만 하다.

취미 위주의 방과 후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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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의 아이들은 한국의 또래보다 덜 바쁘고, 덜 조급하고, 덜 경쟁한다. 매일매일 이어지는 '학원 뺑뺑이'의 스트레스도, 성적이나 진로에 대한 압박도 적다. 고민도 하고, 방황도 해보고, 늦장도 부려보고, 여유도 가져보고, 해보고 싶은 것에 도전하며 풍요로운 청소년기를 보낸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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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초·중·고교의 1교시 수업은 8시에 시작된다. 초등학생이 이 수업시간에 맞춰 집을 나서는 건 결코 만만치 않은 일. 특히 겨울철엔 동틀 기미조차 안 보이는 시간대다. 거기다 아침나절부터 내리치는 비바람은 왜 이리 잦은지…. 처음에는 학교의 이른 시작에 적응하기 어려웠고, 도대체 초등학교 수업을 왜 이렇게 일찍 시작하는지 이해도 잘 안 됐다.

하루를 일찍 시작해야 하니, 아이들을 제때 재우는 것도 만만치 않다. 독일 아이들은 늦어도 저녁 8시면 잠자리에 든다. 중·고등학생이 되어도 오후 9~10시면 자는 시간으로 여긴다. 그래서 이곳에선 저녁 8시 이후에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보기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모들은 자녀의 충분한 수면시간 확보를 위해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런데 문제는 여름철이다. 독일의 한여름은 밤 10시까지도 해가 환하기 때문에 밤낮 구분이 안 된다. 환상적인 여름날, 어른들도 놀며 버티고 싶은데, 아이들이라고 예외일 일은 없다. 아이들도 들떠(?) 좀처럼 자려 하지 않고,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을 재우려고 야단이다. 이 '취침 전쟁'을 끝내려면, 독일에서 가장 환상적인 계절인 여름이 빨리 가길 바라야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그렇게 시작한 학교 수업은 초등학교 1~2학년은 오전 11시 반에, 3~4학년은 보통 낮 12시 반이면 모두 끝난다. 누구 말 맞다나, 아이 학교 보내고 설거지 끝내 놓고 뒤돌아 보면 아이가 벌써 집에 와있단다.

이런 조기 하교가 초등학교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 가끔은 문제가 되기도 한다.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을 딱히 맡길 곳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이런 조기 귀가가 기초학력의 저하를 가져온다는 주장이 슬그머니 화두로 올라오면서, 방과 후 활동이 보편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강제사항은 아니다. 원하는 가정에 한해서 학교에서 방과 후 활동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오후 4시까지 참여시키고 돌봐준다.

우리 아이들이 다니던 초등학교의 경우, 방과 후 활동 참여자격은 3학년부터 주어졌다. 프로그램의 내용은 숙제지도, 기타, 축구, 댄스, 컴퓨터, 수예, 과학실험, 요리, 서양장기 등이었다. 인력은 시에서 전문강사로 참여하고자 하는 자들의 신청을 받은 뒤 배정한다. 반의 구성은 무학년제이며, 비용은 하루에 활동한 건당 1200원 정도를 지불하면 된다.

방과후 수업이 없는 중·고등학교, 보충수업이 없는 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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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중학생의 경우는 오후 1시에서 2시면 수업이 끝나고, 고등학생의 경우는 오후 4시면 모든 수업이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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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지지 않겠냐고? 그렇지 않다. 독일 중학생의 경우는 오후 1시에서 2시면 수업이 끝나고, 고등학생의 경우는 오후 4시면 모든 수업이 종료된다. 그 이후에 학교에서 이뤄지는 일체의 방과 후 수업은 없다. 인문 계열인 김나지움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방과 후 시간은 개인 몫이다. 인문계열의 학교는 숙제가 많은 편이라 주어진 숙제 해결을 위해 관련 책도 읽어야 하고, 조별과제가 많기 때문에 그룹끼리 자주 만날 필요도 있다. 그것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시간은 아주 여유 있게 보낸다. 읽고 싶은 책도 실컷 읽고, 체육, 음악, 미술 등 자기 관심분야의 취미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방학엔 어떨까? 학교에서 '페리인-패스(Ferien-pass,방학티켓)'를 발행해 주는데, 이 티켓을 소지한 학생은 방학동안 시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진다. 프로그램은 주로 취미 위주의 내용들로, 농장에서 1박하며 승마 배우기, 놀이동산에 단체로 놀러가기, 해변에서 조개 줍기, 빵과 케익 만들기, 산속에서 별자리 관찰하기 등의 체험학습과 하이킹, 요트, 퀼트, 힙합 댄스, 서양장기, 태권도, 테니스, 안전교육 등의 취미활동이 대부분이다.

시에서 제공한 프로그램을 놓고, 부모와 자녀는 원하는 내용을 골라 신청하면 된다. 인원이 초과된 경우는 추첨을 통해, 그 외에는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 참여 여부를 통보해준다. 참여가능 통보를 받으면 그에 맞는 액수를 지불하고 정해진 기간에 행사에 참여하면 된다.

단 하루 만에 끝나는 것부터 주1회씩, 한 달간 이어지는 것도 있고, 승마 같은 프로그램은 일주일 내내 숙박을 하며 진행되기도 한다. 비용도 다양하다. 무료부터, 한 달에 20만 원이 넘는 것까지. 이렇게 (여름방학) 6주 내내 한 지역 안에서 초등학생~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여러 프로그램이 돌아가기 때문에, 아이들은 특별히 어디를 가지 않아도 방학기간을 지루하지 않고 유익하게 보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1. 이 글은 더퍼스트미디어에 연재된 글의 일부를 기초로 하였습니다.
2. 기자명을 시골교사로 넣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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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독일에서 두 아이를 키우며 키일(Kiel) 크리스티안 알브레히츠 대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지금은 시골 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며 아이들에게 꿈과 도전의 의미를 불어넣고 있다.